한국 학술지 평가 논란
노르웨이 고등교육 및 역량위원회의 한국 학술지 레벨 0 평가와 경향신문 보도가 제기한 학술지 평가의 쟁점들
지주형 (비판사회학회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 경남대 사회학과).
사건의 발단
경향신문 보도
2025년 7월 27일, 연구재단 등재 학술지 중 노르웨이와 핀란드 평가기관에서 레벨 0을 받은 학술지들(각 58개, 75개)을 근거로 '한국 학술지의 굴욕'이라는 제목의 기사 게재.
평가 기준의 불명확성
정확한 레벨 0 평가 이유는 확인 불가능. 자국 학자의 기고나 인용이 없거나 Open Access가 아닌 학술지로 추측됨.
해당 기관의 평가 목적은 자국 학자의 연구업적 평가를 위한 것으로 보임. 국내 학술지에 대한 평가는 형식적 요소를 따지는데 그칠 수 밖에 없으며 그나마도 정확하기 어려움.
기사의 문제점
교묘한 연결
기껏해야 국제화나 OA 미흡의 문제를 부실학회나 약탈적 학술지 문제로 연결하여 잘못된 인상 제공
취재 부실
이름이 거명된 학회에 대한 문의나 취재 없이 기사 작성
부정적 이미지
거명된 학술지를 직접적으로 부실하다고 쓰지 않았으나 이후 부실 학술지를 언급함으로써 그러한 인상 형성
학술지들의 대응
1
문제 제기
3개 학술지와 관련기관(학회, 연구소)이 기사 삭제 또는 정정/반론 보도 요구
2
언론사 답변
사실 자체에 오류가 없다며 반론 보도만
검토 가능하다고 회신
3
공동 대응
3개 학술지 대표자 회의에서 해당 부분
삭제 요구 결정
4
타협
기자가 학술지명과 관련기관명 삭제 요구 수용
비전문가 보도의 문제
학술장을 모르는 비전문가 기자가 전문적인 문제에 대해 마음대로 기사를 작성.
KISTI의 자문을 받았다고 하나, KISTI는 해당 자료를 레벨 0과 부실 의혹을 연결시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
이러한 비전문적 보도는 흔히 있는 일. 이러한 부실한 기사들이 학술정책에 영향을 줘서는 안됨.
사대주의적 보도 태도
KCI 평가의 정교함
연구재단의 KCI 학술지 평가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정교한 양적, 질적 평가를 수행.
그럼에도 해당 기사는 노르웨이/핀란드 평가를 근거로 KCI 평가에 단순 의혹을 제기.
연구재단의 무대응
잘못된 기사에 대해 연구재단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
외국 평가의 한계
형식적 평가
인문사회과학의 경우 외국 평가기관의 평가는 형식적이며 왜곡되기 쉬움.
맥락의 부재
외부에서는 각국의 고유한 맥락과 문제를 이해하기 어려움.
현실 적합성 저하
연구가 외국 평가에 좌우되면 한국적 맥락의 고유한 문제에 대한 현실 적합성이 떨어지게 됨.
연구 왜곡
외국 학계의 시각에 맞춘 연구들만 양산되는 문제가 발생.
참고: Albert Tseng, “Framing sociology in Taiwan, Hong Kong and Singapore : geopolitics, states and practitioners.”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Warwick, 2012.)
학술지 평가 시스템의 문제점
KCI, SCI, SCOPUS 등의 인덱스와 IF 인용지수에 근거한 연구업적 평가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초래.
가치 평가의 왜곡
국내적 맥락에서 가치가 높지만 해외 학계에서 관심 없는 연구는 구조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음.
한국어 생태계 빈곤화
연구재단에서 SCOPUS 등재 권유. 모학술지는 SCOPUS 등재를 위해 그림, 표, 참고문헌을 영문 표기 의무화하여 독자의 이해를 어렵게 한 사례가 있음.
국내 활용도 저하
국내 학자의 국제 학술지 게재는 국내 연구의 국제화 효과보다 (‘자기 표절’ 기준이 엄격히 적용될 수록) 국내 연구가 국내에서 활용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가 더 큼.
대안의 모색
학계 차원의 통일된 대응
언론의 선정적이지만 부실한 보도에 대해 학계 차원에서 통일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
상징적 보상 체계
국내 학술 논문 중 뛰어난 논문에 대한 SCI급 이상의 상징적 보상 방안이 필요.
번역 사업 확대
한국을 주제로 한 해외 학술지 게재 논문의 국내 번역 사업의 도입과 국내 학술논문의 해외 번역 사업의 확대가 필요.
평가 방식 개선
국내 학술논문을 홀대하는 대학의 연구 업적 평가 방식, 특히 임용 및 승진 요건의 개선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