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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폭력사건의 �법률적 이해

류하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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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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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력 범죄의 성질상 물증, 증인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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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관련 1997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인 판결문 전체 공소사실 406개 중 제3자 목격자 유죄 증거 있는 경우는 1.4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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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이 갖게 되는 유죄의 심증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도 가능한 것이며(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33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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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경우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하나하나의 간접사실 사이에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간접사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190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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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제시하고 있는 �진술의 신빙성 유무의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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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진술 내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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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진술 외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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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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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술 내적 요소�

  • 진술 내용의 합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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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관적 상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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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후의 일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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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도13444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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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술내용의 합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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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내용의 합리성은 진술 내용이 논리칙과 경험칙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5493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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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관적 상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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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내용의 객관적 진술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 내지 객관적인 사정에 저촉되거나 모순되지 않고 부합하는 것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 것

진술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밝혀지면 진술의 객관적 상당성이 결여되어 신빙성이 배척된다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2399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도13444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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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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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내용의 일관성은 진술의 주요 부분이 번복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진술의 일관성은 단순히 진술자가 수사기관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고 그 때마다 동일한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였다고 하여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에서 재판에 이르기까지 절차의 전 과정에서 피고인의 부인, 대질, 공소제기, 증인신문, 상소의 제기 등 진술의 배경이 된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쟁점이 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진술의 주요내용이 변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등.)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12112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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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수사 초기 범행 장소에 관하여 '침대위'라고 지목하지 못한 채 '소파 같은 곳에 기대어 있었다'는 등으로 다소 불명확하게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사정으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도1903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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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5259 판결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가방을 든 왼손으로 추행하였다고 진술하고 같은 취지의 재연행위를 하였으나, 제1심법정에 이르러 가방을 들지 않은 오른손으로 추행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피해자는 위 진술 번복 동기와 경위에 관하여 ‘경찰 조사 당시 경황이 없었고 흥분한 상태여서 정확하게 진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경찰 조사 당시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이었으므로 경황이 없었고 흥분한 상태였다는 피해자의 진술 번복 동기와 경위가 경험칙상 납득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피고인의 가방은 노트북을 담는 것으로 어깨에 멜 수 있는 어깨 끈과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같이 달린 형태로 되어 있고, 피고인은 당시 이를 왼쪽 어깨에 멘 상태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가방 손잡이를 잡지 않아도 되었을 사정을 더하여 보면 더욱 그렇다.

피해자의 진술 중 피해자와 피고인의 전동차 내 위치, 추행이 시작되었다고 인지한 전철역 등에 대하여 수사기관과 법정 진술 간에 다소 차이가 있고, 피해자가 추행사실을 인지하고 나서 피고인의 어깨를 친 행위, 피고인이 너무 아플 정도로 음부를 휘저은 행위, 추행 당시 피해자의 코트가 다 열렸던 상황 등을 법정에서 새로이 추가한 부분이 있으나, 대부분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부족하거나 기억을 떠올려 진술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여지가 있는 사정에 불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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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2473 판결 [강간, 감금]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피해자와 모텔까지 가는 동안 피해자를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감금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1)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기 위해 차량에 감금하기 직전 바닷가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없다. 즉 피해자와 피고인이 바닷가에서 모텔로 출발하기 전까지 피고인의 차 안에 함께 있었던 시간은 2017. 7. 17. 00:00경부터 03:30까지 약 3시간 30분 정도로 추측되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 안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협박을 당하였다는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또는 2시간이라고 진술하여 일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나머지 시간에 관한 행적도 설명되지 않는다.

(2) 피해자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피고인의 차에서 내렸는지 여부나, 피고인이 차에서 화를 내게 된 경위, 피고인이 감금 범행 직전 피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거나 목 부위를 눌렀는지 여부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피해자의 목에 피고인의 외력으로 발생한 멍이나 상처, 붓기 등의 흔적이 생겼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3) 모텔 입구 엘리베이터 방향에 설치된 CCTV 영상만으로 피고인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으려는 피해자를 강제로 태운 것으로까지는 보이지 않고, 모텔 직원도 피고인과 피해자를 일반적인 손님으로 알았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모텔 직원이 중년 여자라는 사실만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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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가 바닷가에서 피고인과 함께 차 안에 있었던 시간에 관하여 다소 일관되지 않고, 피고인과의 행적 전반에 대하여 상세히 진술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위와 같이 피고인에 의하여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 외포된 상태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당시 시간의 경과나 흐름에 대하여 잘 인식하지 못하였을 가능성과 구체적 상황에 대하여 세밀하게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을 감안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이 피해자가 당시 피고인의 행동으로 인하여 물리적,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모텔까지 가게 되었다는 취지의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인다.

피고인이 차 안에서 피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거나 가슴과 목 부위를 눌렀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일부 진술은 표현상의 차이일 뿐, 피고인이 오른팔로 조수석에 앉아 있는 피해자의 몸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였다는 진술에 크게 벗어나거나 배치되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에 피고인의 외력으로 인한 상처 등의 흔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이러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를 데리고 간 모텔은 피해자가 처음 가본 곳이었고, 인적이 드문 조용한 곳이었으며, 시간도 이른 새벽이었다. 게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를 타고 모텔까지 오는 동안 피고인으로부터 계속해서 욕설을 듣고 외력으로 몸을 제압당하기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모텔에 도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벗어나려고 하거나 모텔 직원에게 구조를 요청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모텔에 오기까지 피고인에 의해 감금당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과 반드시 배치되는 정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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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에 부족하거나 양립 가능한 사정, 혹은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 사항만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여 그 증명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신체적 차이나 피고인과의 관계 및 그 당시 피고인과 모텔에 오기까지의 구체적인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에 나타난 폭행 · 협박의 내용과 정도만으로도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 협박이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만하고, 반드시 피해자가 당시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피고인과 피해자가 짧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호감을 갖거나 연애의 감정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건 당일 바닷가에서부터 돌변하여 화를 내고 욕설을 하면서 휴대전화를 빼앗고, 자신을 강제로 모텔로 데리고 가 위와 같이 네 차례 강간하였다고 피해자가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이 경험칙에 반하여 비합리적이거나 그 자체로 모순되지 않은 한 피해자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수는 없다.

피해자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모텔 객실의 화장실을 두 번 정도 사용하였는데, 잠금장치가 없는 유리문이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경찰이 탐문하여 촬영한 현장사진이나 피고인 및 변호인이 원심 법정에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모텔 객실의 화장실문은 나무 재질이고 잠금장치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말하는 '잠금장치가 없는 유리문'이 정확히 객실이나 화장실 내부의 어디를 의미하는지 분명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는 당시 피고인이 강간 범행 전후로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씻지도 못하게 지켜보았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덧붙인 부수적인 진술에 불과하여 이 사건강간 범행과 직접 관련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로써 피고인의 강간 범행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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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체성

그 밖에 진술 내용의 구체성이 신빙성 판단 기준으로 언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202 판결;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3도1222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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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것은 진술자가 경험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었을 내용을 진술하는 것, 즉 그 진술 내용에 비추어 진술자가 그 일을 실제 경험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술의 구체성은 그 진술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진실일 것이라고 추론할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있으나, 진술 내용의 구체성이 반드시 진실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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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술 외적 요소�

  • 진술의 동기나 이유
  • 진술에 이르게 된 경위
  • 진술자의 인간됨
  •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도712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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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술 동기를 고려함에 있어서는, 진실된 진술을 할 동기가 밝혀진 경우에만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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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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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20도9667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준강간등)]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당시 고등학생이던 피해자는 종전에 술을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았는데 피고인 등과 함께 술을 먹다가 갑자기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등으로 상당히 취한 상태였던 점, 이후 G이 화장실에 들어와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강간한 후 화장실을 나갔고, 피해자는 알몸 상태로 혼자 화장실에 있었던 점, 그 직후 피고인이 화장실에 들어와 피해자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등 대화를 하다가 간음행위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간음행위를 할 당시 이미 피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직전에 이루어진 G의 간음행위로 인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였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은 화장실에 갔다가 옷을 입고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괜찮은지 물어 보고 동의를 얻어 성행위를 하였고, 당시 G이 피해자에게 간음행위를 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G의 간음행위로 이미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알면서 피고인이 간음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보인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괜찮다'고 여러 번 답변하였으나, 이에 대해 피해자는 검찰에서 '스스로가 강간의 피해자가 되는 부분이 가장 무서웠던 것 같고 강간 피해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서 그냥 무슨 대답이든 괜찮다고 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제가 괜찮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어요'라고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괜찮다'는 답변은 이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식적인 답변을 한 것에 불과해 보일 뿐 피고인과의 성행위에 동의하는 취지의 답변으로 볼 수 없다. 그전에 피해자와 피고인이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연락을 주고받고 지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G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그 직후에 피고인에게 괜찮다고 말함으로써 피고인과의 성행위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보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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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은, 피고인의 간음행위 이후에 피고인과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함께 나와 안방에 들어가 누운 상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피고인과 H가 피해자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올라가 피해자의 현관문 앞에서 키스를 한 점, 그 이후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어찌됐든 당신은 말리지 않았고, 나는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한 성폭행 피해자가 되었네요' 등의 문자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람은 G이지만 서로 좋아하는 사이임에도 이를 말리지 않은 피고인을 책망하는 것일 뿐 피해자 스스로 피고인에게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정 등을 무죄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나이,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G이 피해자를 강간하고 그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한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의 간음행위 이후의 정황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성행위를 하였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고소한 동기에 관하여 '당시 잊고 싶어서 묻어두려고 했는데, 2017년경 겨울 G과 H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오자 당시 일이 생각나 우울증으로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여 메시지를 보냈는데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아 고소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고소 경위에 특별히 의심할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합리적 근거 없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준강간등)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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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되는 경우�

  • 가. 진술이 갈수록 구체화되는 경우
  • 나. 진술이 모호해지는 경우
  • 다.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
  • 라. 진술의 일부가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경우
  • 마. 진술의 동기를 고려하여야 할 경우
  • 바. 범인식별절차에서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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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1997. 7. 25. 선고 97도974 판결,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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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362 판결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

원심은 우선,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곧바로 부모에게 알리거나 수사기관에 고소하지 않았다는 점을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이유의 하나로 들고 있으나,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여학생인 피해자가 택시를 탔다가 그 기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창피하게 생각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므로,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피해자가 그와 같은 사실을 가까운 친구인 공소외인 등에게만 알리고 부모에게는 비밀로 했다는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다 다행히 피해정도가 상해를 입거나 강간에 이른 것은 아니고 더구나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원이나 위 택시의 차량등록번호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곧바로 고소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므로, 피해자가 그 피해사실을 곧바로 부모에게 알리거나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피고인은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을 대면할 때마다 피고인이 자신을 추행한 택시기사가 틀림없다고 단정하고 있는바, 피해자는 16세의 비교적 순진한 고등학생이고 피고인과는 이 사건 이전에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피해자가 피고인을 모함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친구인 공소외인의 이야기를 듣고 나쁜 마음을 먹고 허위로 고소하였다고 주장하나, 만약 피해자가 피고인을 모함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고소 이전에 이미 공소외인을 통하여 피고인이 운행하는 영업용택시의 차량등록번호를 알고 있었으므로 경찰 1회 진술에서부터 이를 정확하게 진술할 일이지 일부러 차량등록번호를 모른다고 진술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여겨지고, 나아가 피해자가 이 사건 고소를 빌미로 피고인에게 어떤 금전적 요구를 하였다는 사정도 엿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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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20여 분 동안이나 택시가 정차할 때마다 추행을 당하였다고 하면서도 도망가지 않은 점도 의문스러울 수 있으나, 범행장소가 피고인이 운행하던 택시 안이었던 점, 피고인은 40대 후반의 중년 남자인데 비하여 피해자는 사고가 미성숙하고 겁이 많은 10대 여학생인 점, 당시 피고인이 "내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 할 수도 있다."고 협박을 하기도 하였던 점, 게다가 당시 차량들의 정체가 그리 심하지 않아 정차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여 피해자가 쉽게 택시에서 내릴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피고인 운행의 택시에는 조수석 앞에 택시운전면허증이 부착되어 있고 피고인의 명함도 꽂혀 있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을 추행한 택시기사의 이름 등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고 할 수 있으나, 피해자가 밀폐된 공간에서 갑자기 추행을 당하여 극도로 당황하고 수치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느끼는 상황에서 오로지 빨리 내려야겠다는 생각에만 빠져있다 보면(수사기록 35, 공판기록 119면 참조) 조수석 앞에 부착된 택시운전면허증이나 명함에 적힌 피고인의 이름이나 콜택시 전화번호가 눈에 들어오지 않거나 또는 이를 실제로 보고서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또한 피해자가 이를 문제 삼으려고 하지 않는 마당에 범행일로부터 약 석 달 이상이 지난 고소시점까지 이를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의문도 납득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린 후 차량번호판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러면서도 택시 뒤유리에 붙어있는 운불련이란 스티커는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더욱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너무 긴장되고 당황하여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번호판도 보지 않고) 도망갔다고 진술하고 있는데(공판기록 119, 239면), 이는 앞에서 본 피해자의 심리상태에 비추어 수긍이 가는 바이고, 택시 뒤유리에 붙어있는 운불련이란 스티커는 피해자가 당초 피고인의 택시 뒷좌석에 탑승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의심들은 모두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이 아니라 단순한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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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 진술이 갈수록 구체화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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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실에 대한 기억은 시일의 경과에 따라 흐려질 수는 있을지언정 오히려 처음보다 명료해진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진술은 범행 다음날의 조사 시에는 칼을 들이댄 범인이 피고인 A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하였다가 그 후 검찰과 법정에서는 위 피고인임이 틀림없다는 것이고 다른 피고인에 대하여도 검찰조사 시까지는 범행 가담 여부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다가 법정에 이르러서 동인들의 범행가담이 틀림없다는 내용이므로 이와 같은 피해자 진술은 그 신빙성이 없다.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321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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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검찰, 제1심 법정 등에서 단계적으로 진술내용이 불어나면서 합리화되어가고 있는 목격증인의 진술내용도 신빙성이 없다.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97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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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진술이 모호해지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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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은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가 원심 법정에 이르러 다소 모호한 진술을 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 피해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경험칙상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려지는 것이 일반적인 점, 범죄행위의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진술이 주된 근거가 되어 제1심에서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된 후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인의 증거신청에 의하여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진술의 진실성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부터 추궁을 당하게 되면 과연 자신의 기억이 맞는지에 관하여 의심을 품게 되고 이에 따라 단정적인 진술을 피하고 모호한 진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큰 점, 이와 같은 가능성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범죄로 인한 피해보상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더욱 커질 수 있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표현상의 차이로 인하여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거나 최초의 단정적인 진술이 다소 불명확한 진술로 바뀌었다고 하여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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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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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아닌 사람이 공판기일에 선서를 하고 증언하면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하는 경우에, 공개된 법정에서 교호신문을 거치고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이루어진 자유로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증거로 삼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 이때 단순히 추상적인 신빙성의 판단에 그쳐서는 아니 되고, 진술이 달라진 데 관하여 그럴 만한 뚜렷한 사유가 나타나있지 않다면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까지 한 법정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함이 원칙이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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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 진술의 일부가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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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가 애매한 내용의 진술을 하거나 상호모순되는 진술을 하는 경우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검사가 만든 피의자신문조서에 애매한 내용의 진술이나 모순되는 진술 또는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그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진술들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그 신문조서 전부가 바로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84. 7. 10. 선고 84도84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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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 진술의 동기를 고려하여야 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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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죄에 있어서 수뢰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뢰사실을 시종일관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물증이 없는 경우에 증뢰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증뢰자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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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 범인식별절차에서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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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 인상착의 등에 의한 범인식별절차에서 용의자 한 사람을 단독으로 피해자와 대면시켜 범인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것은,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 및 부정확성과 구체적인 상황 하에서 용의자가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피해자에게 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으므로, 그러한 방식에 의한 범인식별절차에서의 피해자의 진술은, 그 용의자가 종전에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든가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그 용의자를 범인으로 의심할 만한 다른 정황이 존재한다든가 하는 등의 부가적인 사정이 없는 한 그 신빙성이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범인식별절차에서의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으려면, 범인의 인상착의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내지 묘사를 사전에 상세하게 기록한 다음, 용의자를 포함하여 그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피해자와 대면시켜 범인을 지목하도록 하여야 하고, 용의자와 비교대상자 및 피해자들이 사전에 서로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하며, 사후에 증거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대면 과정과 결과를 문자와 사진 등으로 서면화하는 조치를 취하여야할 것이다.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46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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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 및 성폭행 등의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법 등에 관한 대법원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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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판단의 존중 원칙”

“성인지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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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 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8227 판결,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0도15765 판결,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도7871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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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법원이 피해자 등의 제1심 증언의 신빙성을 받아들였던 제1심의 판단을 뒤집으면서지적한 사정들이 주로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수사 및 제1심 과정에서 이미 지적이 되었던 사정들이고, 원심에서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 밝혀진 사정은 범행 이후 문자메시지 발송 등의 사정에 불과한 경우 위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위 대법원 2008도7917 판결 참조). 또한 항소심법원이 제1심의 판단을 뒤집으면서 지적한 사정들이 제1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들 중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으로 내세울 만한 사정이 달리 존재하지 아니한 이상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위 대법원 2010도8227 판결 취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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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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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행 후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판결, 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도8533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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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

[1]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범행 후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2] 누구든지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피해자는 동의범위를 벗어난 신체접촉을 당한 피해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한 신체접촉 행위들 중 강제성이 인정되는 일부 행위가 기소된 경우, 그 이전의 신체접촉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가 용인하였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기재 추행행위까지도 용인하였으리라는 막연한 추측하에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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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해자의 증언은 단편적인 부분만을 떼어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취지를 살펴야 하고, 특히 피해자의 증언이 질문에 대한 답변인 경우 질문 내용은 물론,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과 비교 등을 통해 피해자 증언의 전체적인 취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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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다. 이러한 양상은 결속력이 강하고 폐쇄적인 군부대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행의 경우 더욱 현저할 수 있으므로 범행 후 피해자의 행동을 가지고 범행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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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혐오감 또한 추행 피해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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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의 유발 여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함이 타당하고, 특히 성적 수치심의 경우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유발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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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다(앞서 본 대법원 2021도3451 판결 참조). 이러한 양상은 결속력이 강하고 폐쇄적인 군부대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행의 경우 더욱 현저할 수 있으므로 범행 후 피해자의 행동을 가지고 범행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나) 원심은, 피해자가 이 사건 직후에도 피고인과 같은 부대에 근무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4년 9개월이 지난 후 비로소 피해 신고를 한 점을 들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였다.

(다) 피해자는 '군부대 내 소문이 빠르고 피해사실을 신고하면 노래연습장을 따라 간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될 것 같았고, 권력관계나 부대 분위기 등이 두려워 신고할 생각을 못하였다가, 미투 운동으로 군부대 분위기와 성범죄에 대한 대처방식이 많이 달라져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양성평등상담관이 부대를 방문하여 열린 간담회에서 피해사실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라) 위에서 본 법리와 피해자가 범행 직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경위에 비추어 피해 신고가 늦었다는 점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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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도7538 판결 등 참조), 혐오감 또한 추행 피해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5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당시 수치심은 느끼지 못하였고 거부감과 혐오감만 느꼈다'고 진술한 점을 진술의 신빙성 배척 이유로 들었다. 피해자의 진술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규율대상인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표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드는 사정은 진술의 신빙성이나 추행 피해사실을 부정할 근거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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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한 신빙성 판단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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