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건      제주지방법원 2022고합244

피    고    인     양○○외 2명

피해자부모     강승철, 윤선영

2022년 3월 12일,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유림이는 입원 하루 만에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액팅 간호사는 유림이의 정맥 라인에 에피네프린 5mg을 투약하였고, 곧이어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다수의 간호사가 오·투약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수간호사의 지시로 이 모든 사실은 은폐되었습니다.

끝내 올바른 치료를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유림이는 생의 마지막 24시간을 중환자실에서 저 홀로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무서움에 벌벌 떨었을 유림이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였고, ‘유림아 엄마, 아빠가 옆에 있어 꼭 지켜줄게, 사랑해’라는 목소리조차 들려주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원통하고 눈물이 마르질 않습니다.

1차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대부분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 모든 행위는 ‘관행’이었다고 합니다.

각종서류들에 보호자를 대신하여 서명하는 행위가 관행인가요?(전화번호도 잘못 기재.)
활력징후(체온, 호흡, 맥박, 산소포화도, 소변 횟수 등)를 임의로 작성하는 것이 관행인가요?
5년차 간호사가 약물 투약의 5원칙(정확한 약물, 정확한 용량, 정확한 대상자, 정확한 경로, 정확한 시간)을 무시하며 약물을 투약하는 것이 관행인가요?
국민의 세금을 급여로 받으며, 환자안전지킴이 직무수행경력을 쌓은 27년차 수간호사가 환자안전사고를 침묵과 은폐로 앞장선 행동이 관행인가요? 

어느 정도의 행위까지를 ‘관행’이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요?

일부 비윤리적 의료인들이 행하는 ‘의료계의 악·폐습’을 ‘관행’의 탈을 씌워 면책을 바란다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가볍게 여겨 대한민국을 기망하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의료진이 국민의 건강권 및 생명권 보호를 위해 의료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백번 양보하여 이해합니다. 하지만, 환자안전사고를 숨기고 은폐하는 것이 병원이나 의료인에게 유리하여 이와 같은 관행이 반복되는 것이 아닐지 염려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이 슬픔과 고통의 상처가 아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기에,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외쳐보고자 합니다.

다시는 유림이와 같은 비보가 들려오지 않도록,

부디 강한 처벌과 관리를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약 과실 및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및 조처를 할 의무를 위반하고 환자의 사망을 방치한 의료진들을 강력한 엄벌에 처해주시길 간곡히 바라며 탄원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