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책은 가장 오래된 정보 전달 매체 중 하나이지만 멀티 미디어가 대중화된 오늘날까지 중요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문화 생활은 물론 사회 생활, 교육과 직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매체로서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신 인지 및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매체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 취하기”를 습득하는 데에 있어서 책을 읽는 행위는 중요하다.
그러나 책이 오랫동안 중요한 정보 전달 매체로 활용되어왔음에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매체로 여전히 남아있다. 활자 인쇄된 글자를 바로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인, 인쇄 책자를 넘기는데 어려움이 있는 운동장애를 가진 사람, 난독장애를 가진 사람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책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습득과 활용에서 격차를 낳는다. 나아가 책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공동체 활동 작게는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학교 등에서의 수업 참여 기회의 제한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밖에 책을 통한 자녀 교육에서의 제약이 따른다. 도서 접근성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정보 격차 문제로만 받아들여 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오늘날 보편화된 전자책은 전통적인 활자 인쇄로 만들어진 책에서 발생하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전자책 문서의 접근성과 전자책 문서를 읽는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 기준을 준수한다면 다른 보조기술 등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TTS를 이용한 읽기, 사용자에 맞는 수준의 글자 확대, 점자, 터치 접근성 지원을 이용한 물리적 접근성 보장이 가능하다.
이 발제에서는 시각장애 사용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국내 전자책 판매 플랫폼들의 전자책 접근성 현황과 대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국내 사례와 비교해 해외 모범 사례를 함께 다룸으로써 하나의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각장애 사용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전자책 접근성의 문제와 대안을 기술하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 시각장애인은 전통적인 인쇄 책자 및 사용 전자책 이용에 있어 가장 많은 접근성 문제를 겪는 사용자 그룹이다.
- 전자책 문서 접근성 기준 준수에 있어 시각장애 사용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준은 다른 유형의 사용자에게 대부분 해당한다. (EPUB, PDF 등)
이 발제문에서 다루는 범위는 민간 부문 상업용 전자책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 사례 또한 Amazon, Barnes & Noble, Google, Apple 등 민간 기업 플랫폼으로 제한할 것이다.
왜 민간 부문 전자책 접근성 문제를 제기하는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민간 영역에서의 전자책 접근성의 문제를 다루는 이유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WIPO(세계 지식재산권 기구, The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주도한 시각장애 및 독서장애인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의 11번째 비준 국가이다. 이에 따라 인가받은 기관 또는 개인이 저작물을 시각장애인 등의 접근 가능한 대체자료로 변환/복제, 배포할 수 있다. 마라케시 조약 내용에 준하여 국내 저작권법 또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시각장애인의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시설에서 어문 저작물을 대체자료로 복제, 배포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33조 참조)
그럼에도 민간 부문에서의 전자책 접근성 기준 준수를 위한 장치가 두 가지 관점에서 필요하다. 우선, 당위적 측면에서의 접근성이 준수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실질적 이유에서 민간 전자책 사업체의 접근성 준수 필요성이 있다.
당위적 측면에서의 전자책 접근성 문제는 차별에 문제이다. 장애 사용자를 위한 특별 교통수단이 있다고 하여 장애 사용자는 버스와 택시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원칙은 민간 부문의 전자책 접근성 문제에도 동일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관점은 접근성을 특별한 것으로 분리하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가 하나의 서비스/제품을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세계적 흐름과도 부합한다. 전자책을 구성하는 전자문서 형식인 EPUB 및 PDF는 이미 접근성 기준이 세계 표준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전자문서를 사용자가 읽도록 하는 응용프로그램 역시 접근성 보장을 위한 기술/표준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수단에 의존하여야겠으나 이미 기술과 표준이 있는 상황에서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하나의 차별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문제로 민간 전자책 사업체들이 전자책 접근성을 준수해야할 실질적 필요성이다. 마라케시 조약과 대한민국 저작권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저작물 복제 예외 규정이 곧 도서 접근권 보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체자료의 변환 및 복제를 허용할 뿐 광범위한 영역에 거쳐 공급과 배포에 대한 즉 기존에 전자책을 접근성있게 제공해야한다는 제도적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대체자료와 저작권 문제를 넘어 도서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이 동등하게 책에 접근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목표와 실행 방안이 체계적으로 논의되지 않아왔다.
그 결과 아직도 시각장애인 등의 도서 접근권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 인가받은 시각장애인의 복리 증진을 위한 기관이 수요자가 필요한 것을 원하는 시점에 변환/배포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2년 기준 전체 도서 출판물 중 11.7%만이 대체자료로 제공되었다는 점이 이를 간접적으로 방증할 수 있다.
시각장애 사용자가 겪는 문제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은 대부분의 민간 전자책을 이용할 수 없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관에서 제작하는 대체자료에 의존해왔다. 대체자료의 유형으로는 전통적으로 종이에 인쇄된 점자 책, 성우 등이 녹음해 제작한 녹음 도서(오디오북), 전자 점자 파일, EPUB와 대부분의 기술적 표준을 공유하는 DAISY가 대표적이다. 디지털화된 오늘날, DAISY, 오디오북, 전자 점자 파일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체자료 종류이다.
대체자료는 시각장애 사용자 등이 쾌적하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이다. 그러나 도서를 대체자료로 제작하는 것은 소수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관에서 제작/배포하기 때문에 이용자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 가령 대표적인 대체자료 제작 기관인 국립 장애인도서관에 사용자가 읽고자하는 도서를 신청하면 대체자료를 받아보기까지 수 개월이 소요된다. 또한, 대체자료 제작 인력에 제한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도서를 제공받을 수 없다. 사용자는 제때 원하는 수량의 도서를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민간 부문 전자책 사업체에서 전자책 발행 시 접근성을 준수하고 리더에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다면 시각장애인 역시 원하는 책을 원하는 시점에 쉽게 구입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민간 부문의 전자책 접근성을 준수하는 수단으로 대체자료를 민간 사업자가 반드시 제작하여 공급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 민간 부문에서 널리 전자책 형식으로 유통되는 EPUB는 이미 접근성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논의하도록 하자.
민간 부문 전자책 접근성, 무엇이 문제인가?
구체적으로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상업용 전자책 플랫폼의 접근성 문제는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자책을 읽어드려 사용자에게 표시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리더의 접근성 문제다. 두 번째 관점은 전자책 문서 구조의 접근성이다. 마지막으로 리더 차원에서 특별한 요구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사용자 편의 기능이다.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 문제
전자책 리더는 전자문서 형태로 발행된 도서를 읽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전자책 접근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단순히 전자문서를 읽어들여 문서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 메모, 북마크, 등 여러 편의기능 또한 포함된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운영 중인 민간 전자책 리더의 경우 접근성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 이 글에서는 국내에 유통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접근성 준수 현황을 다룰 것이다.
국내 전자책 서비스 중 교보E-book, 밀리의서재, 알라딘, Yes 2, 리디북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사례를 포함하였다. 또한, 앞서 밝혔듯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외 사례를 다룰 것이다.
교보 E-book
교보 E-book은 전체적으로 장애 사용자가 원활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책을 읽기 어려운 상태이다. 그리고 북마크 등 여러 기능에 대해 접근성이 구현되어있지 않아 사용자가 해당 기능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교보 E-book iOS:
- 여러 버튼에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아 사용자가 컨트롤의 의미를 알 수 없음.
- 책 본문이 표시될 때 해당 본문에서 페이지 넘김을 할 수 없음.
- 메모 등 전자책의 기능을 실행했을 때 단순 호버링되는 형식으로 대화상자가 열려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대화상자를 찾기 어렵고 해당 내용이 나타났는지 알 수 없음.
- 스크린 리더가 인식하는 한 페이지의 화면과 보이는 화면의 페이지 내용 길이가 달라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음.
교보 E-book Android:
-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아 스크린 리더 사용자가 버튼의 의미를 알 수 없음.
- 스크린 리더에서 인식되는 한 페이지와 화면에 보이는 페이지가 달라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음.
- 메모 등 전자책의 기능을 실행했을 때 단순 호버링되는 형식으로 대화상자가 열려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대화상자를 찾기 어렵고 해당 내용이 나타났는지 알 수 없음.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 또한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 시각장애 사용자가 수월하게 이용할 수 없다. 기본적인 오디오북 재생은 가능하나 되감기 및 읽기 속도 설정을 함에 있어 버튼 등의 목적을 설명하는 label이 제공되지 않아 접근하기 어렵다. 또한 페이지 넘기기 등 책을 읽는데 필수적인 기능들이 접근성이 고려되어있지 않다. iOS와 Android의 접근성 수준에 따른 활용 범위의 편차가 큰 것 또한 문제다.
밀리의 서재 iOS:
- 기본적으로 주요 링크와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label이 제공되고 있지 않은 요소가 많음. 내 서재의 도서 유형 필터와 정렬 기능, 리더 화면의 목차 이동 등에 대한 label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 오디오북과 텍스트가 함께 제공될 경우 미디어 동기화 즉 오디오북이 읽고 있는 시점으로 텍스트 동기화가 도지만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세 손가락 쓸어 넘기기 등을 이용해 페이지를 넘길 수 없음.
- 오디오북에 텍스트가 함께 제공될 때 스크린 리더의 기능 중 하나인 연속 읽기 시 자동 페이지 넘김이 동작하지 않아 텍스트로 책을 읽고 싶은 사용자는 읽을 수 없음.
- pdf로 제공되는 전자책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전체 화면으로 전환되는데 전체 화면을 종료하고 닫기 등 다른 컨트롤을 사용할 방법이 없음.
밀리의 서재 Android:
- 주요 링크와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label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홈 화면 등에 하단 탭 메뉴, 내 서재에 독서 노트 작성, 메뉴, 리더 화면에 TTS 재생 및 설정 등.
- 오디오북에 텍스트가 함께 제공될 경우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텍스트 본문에 포커스할 수 없음.
- pdf로 만들어진 전자책을 열었을 때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본문에 접근할 수 없음.
-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페이지 넘기기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음. (두 손가락 좌우로 스와이프.)
알라딘 Ebook
알라딘 Ebook 또한 위에서 살펴본 전자책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좋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알라딘 Ebook의 경우 iOS와 Android의 접근성 수준 편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알라딘 Ebook iOS:
- 많은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 스크린 리더에서 표시되는 한 페이지와 화면에 실제로 표시되는 페이지의 내용이 달라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음.
알라딘 Ebook Android:
- 대부분의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 스크린 리더의 경우 화면 일부 영역에 아예 접근할 수 없어 카테고리 선택 등을 할 수 없음.
- 스크린 리더에서 표시되는 한 페이지와 화면에 실제로 표시되는 페이지의 내용이 달라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음.
Yes 24
Yes 24의 경우 시각장애 사용자가 페이지를 넘기기 어렵거나 Android의 경우 특정 메뉴 영역에 포커스할 수 없는 상태로 구현되어 있다. 또한 구조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닌 시각적 스타일에 의존에 애플리케이션 화면 구조를 표현함에 따라 이미 지나간 이전 화면으로 스크린 리더 포커스가 갇혀버리는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기본적인 접근성 준수 사항 중 하나인 버튼 등에 레이블/대체텍스트가 제공되어있지 않다.
Yes 24 iOS:
-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 스크린 리더 연속 읽기 시 자동 페이지 넘기기는 올바르게 동작하지 않지만 수동 페이지 넘기기는 동작함. 그러나 챕터와 챕터 사이를 이동할 때 페이지 넘기기가 동작하지 않음.
Yest 24 Android:
- 버튼에 목적을 설명하는 레이블이 제공되고 있지 않음.
- 스크린 리더로 인식되는 한 페이지와 실제 화면에 표시되는 페이지 내용이 달라 사용자에게 혼란을 줌.
리디북스
리디북스는 국내 다섯 가지 주요 전자책 플랫폼 중 시각장애 사용자 등이 비교적 사용이 용이한 서비스이다. 그러나 시각장애 사용자를 중심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앱을 원활하게 이용하고, 페이지 넘기기 및 쾌적한 읽기가 어렵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리디북스 iOS:
- 주요 기능의 대체 텍스트가 잘 제공되고 있으나, button, link 등의 주요 컨트롤 요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 (표준 UI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화면 구현)
- 선택 및 펼침/접힘 등의 요소 상태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음.
- 포커스 탐색 순서의 논리적 오류.
- Voiceover(스크린 리더)로 책을 읽을 때 화면에 표시되는 페이지와 스크린 리더로 인식되는 페이지 기준이 다름.
- 스크린 리더 등을 사용할 때 자동 페이지 넘김이 동작하지 않아 책 읽기에 지장을 줌.
- Apple에서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접근성 기능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고 있음. (뒤로가기 제스처, Custom Action 등)
리디북스 Android:
- 이미지로 만들어진 컨트롤에 대체텍스트가 제공되고 있지 않아 사용자가 해당 버튼 등의 용도를 알 수 없음.
- 선택됨과 같은 정보를 컨트롤에 제공하고 있지 않음.
- 스크린 리더가 표시하는 한 페이지 정보와 실제 화면의 한 페이지 정보가 맞지 않음.
전자책 접근성: 전자문서의 측면
저작권 보호 목적의 장치로 인해 현재 전자책 문서 접근성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 문서에서는 전자책을 구성하는 전자문서의 접근성 현황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지 대체텍스트와 표 머리말을 제공하지 않는 문제는 비교적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해외 민간 전자책 플랫폼 접근성 현황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전자책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체는 높은 수준으로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Apple, Amazon, Barnes & Noble, Google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ADA 등 제도적 영향과 사내 접근성 정책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플랫폼 대부분은 Barnes & Noble를 제외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PC 등 여러 플랫폼에 거쳐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이 발제에서는 각 서비스의 접근성 구현 사례를 기술하지 않고 공통적으로 구현된 접근성 기능만을 간단히 요약해 다룰 것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 TTS 읽기 미제공: 한국 서비스와 달리 해외의 경우 텍스트 기반의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어 Google Playbook Android를 제외하면 TTS 재생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 기본적인 접근성 기준 준수: WCAG 등에서 규정하는 접근성 기준 즉 버튼에 레이블 제공, 보조기술과의 호환 등의 접근성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 보조기술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기능 제공: 스크린 리더 사용자 등을 고려하여 편리하게 전자책 리더를 사용할 수 있도록 Custom Action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 개별 전자책의 보조기술과의 호환성 정보 제공: 도서를 구매하기 전 해당 도서가 보조기술과 호환되는지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한다. 아직 pdf 등 일부 포맷의 경우 전자책 리더를 통해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 사전에 호환성 정보를 제공하여 보조기술 사용자가 책을 잘못 구매하는 일을 예방한다. 일반적으로 텍스트 기반의 pdf 또, azw3은 EPUB는 호환 가능하다.
- 전자책 구매 플랫폼의 접근성 보장: 전자책을 찾고 구매할 수 있는 웹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전자책 접근성 보장을 위한 대안
민간 전자책 플랫폼으로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위에서 살펴본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과 문서 접근성은 필수 요소이다. 아울러 모든 사용자가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용자 편의 기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의 업황을 고려하여 정부 차원에서 접근성을 고려한 전자책 문서 제작을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 보장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웹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접근성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전자책의 경우 페이지 넘기기 등의 일반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다른 유형이 있기 때문에 KWCAG(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2.2 또는 W3C의 WCAG(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2.2 이상에서 요구하는 접근성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 버전의 접근성 표준에는 전자책을 위한 접근성 기준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 현재 국내 주요 전자책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전자책 리더는 책 본문을 표시하는 것이 Webview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Webview는 스크린 리더를 이용한 연속 읽기 시 페이지 자동 넘김 등을 구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다른 방식의 구현 방법이 필요하다. 저시력인을 위한 확대 기능 및 색약 사용자를 위한 흑백 모드 제공 또는 시스템에 있는 흑백모드와의 호환이 가능하도록 제공해야 한다.
전자책 문서의 접근성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을 준수하더라도 도서 본문을 담고 있는 전자책의 전자문서의 접근성이 고려되어있지 않다면 접근성이 고려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웹 브라우저의 접근성이 좋고, 보조기술이 실행 중이지만 웹 사이트가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면 장애 사용자가 사용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전자책 리더와 함께 전자책 문서의 접근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전자책 문서의 접근성 기준은 리더와 마찬가지로 KWCAG 및 WCAG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전자책 접근성을 위한 전자문서 준수 사항 요약 (EPUB를 중심으로)
위에 서술했듯이 전자책의 주요한 형식인 EPUB 및 PDF는 DAISY Consortium과 W3C를 중심으로 기술 표준이 잘 정립되어있다. EPUB를 중심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성을 준수한 전자책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 전자책 리더 등이 특정 문서에 적용된 접근성 항목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검색의 용이성 (Discoverability)
- 실제 전자책 본문에 접근성을 구현하는 접근성 구현(Content Accessibility)
검색의 용이성 (Discoverability)
검색의 용이성은 전자책을 읽어드리는 소프트웨어 등이 사전에 특정 전자책에 적용된 접근성 기술을 파악하여 표시 방법을 결정하거나, 특정 콘텐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접근성 문제를 알릴 수 있도록 제공되는 것이다. EPUB 메타 정보와 schema에 해당 속성을 기술한다. 기술되어야할 속성은 다음 네 가지이다.
- accessibility features: 전자책 문서에 적용된 접근성 목록을 알리는 기능이다. 이미지에 대체텍스트, 캡션, WAI-ARIA, 영상에 Audio Description 등이 포함된다.
- accessMode: 어떤한 유형의 콘텐츠가 포함되어있는지 지정하는 기능이다. 전자책 리더는 이러한 accessMode를 판단하여 사용자에게 적합한 표현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콘텐츠 유형에는 오디오 콘텐츠임을 알리는 auditory, 텍스트 유형을 알리는 textual, 점자 또는 촉각 콘텐츠가 함께 있음을 알리는 tactile 등이다.
- accessibilityHazard: 잠재적으로 접근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을 경우 포함한다. 1초에 세 번 이상 깜빡이는 콘텐츠,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이다.
- accessibilitySummary: 위에 메타 정보로 기술할 수 없는 접근성 사항이 있을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본문 콘텐츠 접근성 구현 (Content Accessibility)
표준에 맞는 올바른 마크업으로 전자책 본문에 접근성을 구현해야하는 항목이다. 접근성이 구현되어야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이미지 대체텍스트: 이미지를 설명하는 텍스트를 이미지에 속성으로 간략하게 제공한다.
- 논리적 읽기 순서: 스크린 리더 등의 보조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내용의 논리적 흐름에 맞게 탐색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섹션에 제목 제공, 필요할 경우 WAI-ARIA를 사용할 수 있다.
- 효율적 탐색 지원: 명확한 pagination 또는 섹션에 제목과 WAI-ARIA를 제공할 수 있다.
- 테이블 제목: 데이터를 담고 있는 표가 있다면 테이블의 제목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사용자 편의 기능
사용자 편의 기능은 사용자가 전자책을 더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능이다. 대표적으로 내외부 TTS를 이용한 책 읽기 기능 등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스크린 리더를 이용한 읽기 기능은 전자책 리더의 접근성 기능에 포함되는 것이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iOS 및 Android 등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접근성 기능을 통한 접근성 구현은 전자책 리더의 필수 접근성 항목에 가깝다. 사용자 편의 기능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할 수 있다.
- 내외부 TTS 읽기: 미디어 채널을 이용해 TTS로 책 내용을 재생할 수 있다. 시각장애 사용자 및 차량 운전자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해당 항목은 국내 전자책 플랫폼 서비스에서 대부분 지원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외부 TTS를 이용한 문단과 문단 사이 이동, 문장 이동 등의 편의기능은 현재 구현되어 있지 않다.
- TTS 포인터: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를 손가락으로 터치했을 때 해당 영역의 텍스트를 TTS로 읽는 기능이다. 난독장애 사용자 및 저시력인을 위해 제공할 수 있다.
- TTS 하이라이트: 현재 TTS가 읽고 있는 텍스트를 강조해 표시하는 기능이다. 저시력인 및 난독장애 사용자, 글자를 익히는 아동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 터치 지원: 페이지 넘기기 버튼 등 책을 읽을 때 자주 사용하는 버튼을 임시적으로 크게 만들거나 다른 제스처로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운동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위해 제공할 수 있다.
전자책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전자책 접근성 그리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도서 접근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접근성이 고려된 도서 제작 지원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출판사와 민간 전자책 유통 플랫폼이 효율적으로 접근성이 고려된 전자책 문서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공통의 도구 지원 및 자금 지원이 대표적이다.
전자책 접근성 보장을 위한 도구 지원
전자책의 문서를 접근성있게 만드는 것의 핵심에는 제작된 전자문서의 접근성 오류를 빠르게 찾아내고 찾아낸 오류에 대해 규격화된 가이드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도구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가받은 시각장애인 기관에서 대체자료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검사 도구가 존재하지만 기능의 측면과 인지도 면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출판사의 편집 워크플로우에 맞는 전자책 접근성 자동 검사기를 정부 차원에서 개발하여 배포한다면 출판사가 전자책 출판 시 쉽게 접근성이 고려된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민간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전자책의 접근성 오류를 검수하여 수정 작업 또한 효과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접근성이 고려된 전자책 제작을 위한 자금 지원
다른 한편으로 도서 시장 규모와 업황을 고려하여 모든 출판사 특히 영세한 출판사들 또한 접근성이 고려된 전자책 문서를 만들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임의의 출판사가 출간한 책 중 접근성을 고려해 전자책 문서를 발행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출판문화 진흥 사업 프로그램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