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후 무려 38년간 방치된 채 굳게 닫혀 있었던 광주광역시 상무관은 작품 ‘검은비’가 설치됨으로써 마침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상무관은 5•18 희생자들의 수많은 주검들의 관이 안치돼 있던 장소였습니다.
작가 정영창은 이 죽음의 공간을 치유와 사유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2018년, <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행사> 공식 초청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부산을 거쳐 광주 상무관 안에 ‘검은비’를 설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상무관이 38년만에 처음 개방된 것, '검은비'가 오월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의 비(碑)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매우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파견된 도청복원추진단과 광주광역시 그리고 도청복원위원회는 <상무관 복원사업>을 이유로 시민들의 <검은비 존치 성명서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범시민적 합의없이 '검은비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0년, ‘검은비’는 광주시민과 5•18 영령들을 위해 <무상 헌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도청복원 사업에서 제외> 되었습니다.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5년 동안 5월 영령의 혼을 달래는 추모비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검은비’를 복원 콘텐츠에서 제외하는 것은 5월 역사뿐만 아니라 시민 추모 역사의 흔적까지 없애는 행위인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상무관 내 검은비 존치>를 위한 서명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150여명의 국내외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서명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위해 인터넷 서명 운동을 시작합니다.
‘검은비' 존치 서명 운동'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상무관 검은비 존치를 위한 예술인과 시민들의 모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