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현습지는 달성습지, 안심습지와 더불어 대구의 3대 습지로 경관이 특히 아름다우며 거의 전체가 야생동물보호구역인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아름다운 습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로 대구의 자랑입니다.
그런데 이 귀한 습지에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팔현습지 생태계를 망치는 토건 공사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켜고 보전해야 할 환경부가 생태계의 보고인 팔현습지에 ‘삽질’을 가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보도교라는 1.5㎞의 탐방로를 건설하려는 무제부 구간(산지 구간)은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공간입니다. 산과 강이 연결된 곳으로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이자 중요 서식처입니다. 그곳에 산책로가 놓인다는 것은, 산에 사는 야생동물이 물을 마시기 위해 강으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해,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산지 벼랑으로 이루어진 그곳은 절대로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공시설을 들여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생태 민감 구역인 것입니다. 멸종위기종들의 '숨은 서식처'(Cyptic habitat)입니다.
그리고 지금 팔현습지에는 이미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습니다. 제방길도 있고, 습지 안쪽에 만든 정원 쪽으로도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원쪽 흙길 산책로는 자연을 맘껏 만끽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이만큼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는 곳이 대구에 또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생태적으로 중요한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숨은 서식처인 무제부 산지 앞으로 다리를 놓아 산책로를 만들어 달라는 일부의 요구는 너무 지나칩니다. 이것은 어떻게든 공사를 벌여 토목 건설자본을 확대하려는 자들의 탐욕에 지나지 않습니다. 개발을 하더라도 상식에 맞게 해야 합니다. 개발을 해야 할 곳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개발을 하지 말아야 할 핵심 생태 구역입니다. 자연을 배려하고 그들과 공존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교량형 산책로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으로 탐욕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팔현습지에는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이 17종(수리부엉이, 담비, 남생이, 수달, 삵, 원앙, 얼룩새코미꾸리, 흰목물떼새, 황조롱이, 새매, 참매, 매, 큰고니, 큰기러기, 큰말똥가리, 잿빛개구리매)이나 살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귀한 새 수리부엉이는 팔현습지의 터줏대감으로 팔현습지를 상징하는 깃대종입니다. 또 멸종위기종 얼룩새코미꾸리라는 희귀종 물고기는 금호강이 산업화 시절을 극복하고 다시 물 맑은 금호강으로 복원됐다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팔현습지 왕버들숲에서는 깊은 산속에서나 목격되는 멸종위기종 담비까지 목격됐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팔현습지는 그만큼 생태환경이 양호해 많은 야생생물이 살고 있는 그들의 집인 것입니다. 이곳은 이들의 숨은 서식처로 지킬 가치가 충분히 있는 습지인 것입니다. 팔현습지를 자랑스러워해야 할 이유입니다.
21세기의 화두는 공존입니다. 특히 자연과의 공존입니다. 기후위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그 기후위기 왜 왔습니까? 과도한 개발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필요 이상의 탐욕적 개발 행위로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라는 전대미문의 비상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탐욕적 개발은 중단돼야 합니다. 적정 수준의 꼭 필요한 개발만 진행돼야 합니다. 제발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삽니다. 지구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즉시 탐욕적 개발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공멸일 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서명으로 팔현습지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도록 망칠 뿐인 환경부발 ‘삽질’인 보도교 공사를 꼭 막아주십시오. 야생동물의 집 팔현습지를 지켜주세요!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주세요!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금호강 디디다, 녹색당 대구시당,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생명평화아시아,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인권운동연대, 전교조 대구지부,
정의당 대구시당, 진보당 대구시당, 환경과생명을지키는대구교사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