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위기의 시대입니다. 포퓰리즘과 금권정치가 횡행하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축적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금융화된 자본주의의 전략은 자본주의의 위기를 벼랑 끝으로 내몰며 전례 없는 사회적‧정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통치구조는 주거, 육아, 교육, 보건, 돌봄의 모든 사회적 재생산 영역을 위기로 내몰았습니다. 성장과 이윤추구의 눈먼 신을 숭배하는 자본주의는 화석연료를 태우며 지구행성의 생태적 질서를 돌이킬 수 없으리만치 파괴시켰고 종국에는 기후위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상상하기보다는 이러한 위기를 통해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자본과 그에 결탁한 정치세력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급급한 실정입니다. 우리는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위기의 비판을 통한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 혹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자기보호를 통해 비참과 절망의 나날을 연장하는 일 양자에서 말입니다. 제 11회 맑스코뮤날레는 이 같은 상황에 개입하여, 자본주의의 반복된 역사적 위기 속에서 위기의 현실을 에워싼 혼란을 가로지르며 삶의 전 영역에서의 비판을 재가공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