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사 ‘곳간’의 출발에는 작은 모임 <문학의 곳간>이 있다. 이곳은 “문학을 매개로 또 다른 문학을 발견하고 또 발명하는 모임”이다. 매달 한 번씩 자리를 펴온 이 모임이 곧 ‘117번째’를 맞이한다고 하니, 지구력(혹은 끈질김)을 짐작케 한다. 이 모임을 꾸린 사람은 김대성 문학평론가로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고 글을 나누고 안부를 공유하는 등 세심하게 모임을 꾸리고 있다. 이 기반 위에서 출판사 곳간이 만들어졌고, ‘부산’의 산복도로를 소재로 한 소설집(박솔뫼 외, 『안으며 업힌』, 곳간, 2022)을 출간하면서 출판계에 좌표를 만든 작은 출판사이다. 수익구조가 나지 않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환경’, ‘소수자’의 목소리들을 활자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중이다. 작고 낮게 들리는 저 목소리들이 조금이라도 더 접촉면을 가지면 좋겠다는 판단에서, 올해 초 독립출판사 곳간에서 출간된 김비의 에세이집 『혼란 기쁨』을 책과참치 구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혼란 기쁨』은 소설가 김비가 수십 년 동안 몸을 횡단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그동안 퀴어 시민권에 대해 이야기 해온 작가가 묵혀두었던 몸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여기엔 비명과 환호가 교차한다.
❝나는 언젠가 ‘우리’라는 이름의 생존으로 기록될 것이다.❞
『혼란 기쁨』은 한국 사회에서 ‘몸’이 어떻게 규율되고 또 억압되는지를 자세하게 기록한 증언록으로도 읽을 수 있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몸으로, 바로 그렇기에 혼란과 기쁨 사이를 끝없이 오가는 몸이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퀴어 존재론이자 퀴어 아카이브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 사회에 뜻 깊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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