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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얀은 20년 동안 외국에서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를 쌓았고, 가정을 이루었다. 그는 아내 마리아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 마르타가 운영하는 작은 여관(모텔)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감춘다.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지,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지켜볼 작정을 한다. 결국 아내의 끈질긴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분을 감춘 채 투숙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의 침묵(감춤)은 과연 그의 의도대로 되어갈까?
한편, 두 모녀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생존법은 타인을 '죽임'으로서 살아가는 것. 결국 얀의 침묵은 극의 긴장을 가중시키는 기재가 되는 셈이다. 무기력하게 삶을 이어가는 어머니는 딸 마르타가 바라는 '그 땅을 벗어나기'를 돕기 위해 내키지 않는 선택과 마주하게 된다.
극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예정된 파국으로 나아간다. 만약 얀이 고향에 돌아온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 감추지 않고 '저예요!'라고 단 한 마디만 했더라면, 또 어머니는 얀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면...
[연출의 말] 중에서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자, 그리고 저널리스트였던 알베르 까뮈. 그의 희곡 [오해]의 모티브는 유럽 여러 곳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방문자가 누구인지 정확한 신분이 밝혀지지 않아 오해 받은 낯선 사람이 친척(또는 가족)들에게 살해당하는 이야기는 배타적 공동체의 집단 무의식에 대한 고발이며 비판이다.
까뮈의 [오해]에서도 아들은 큰돈을 벌어 고국(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의 어머니와 누이는 작은 여관(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그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다가가려는 생각에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낯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두 여자는 그의 돈을 훔치기 위해 다른 손님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 비극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까뮈는 이 이야기가 자신이 지어낸 것인지, 아니면 이전 문학 작품에서 차용한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에피소드를 1942년에 발표한 소설 [이방인]에 삽입했다. 그런데 까뮈 연구자들 중 일부가 [오해]의 모티브와 이를 극화한 이유를 탐구하던 중 예상치 못한 작품을 발견했다. 바로 뤽 브누아의 소설인데 [오해]와 내용이 같고 까뮈의 소설처럼 제목 또한 [이방인]이란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까뮈가 이 흥미로운 작품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루퍼트 브룩이 1915년에 희곡 [리투아니아]를 발표했고 이 작품은 뤽 브누아의 [이방인](1924)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까뮈가 [오해]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희곡 [리투아니아]나 소설 [이방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단정할 순 없으나 앞서 발표된 작품을 차용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모티브로 극화된 [리투아니아]와 비교해 보면, 까뮈는 인간 본성을 드러내는 허구를 통해 신화적 표현의 현대적(극적) 확장 시도를 보여준다. 희곡에서 소설로, 다시 소설에서 희곡으로 변주된 이 모티브는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왕]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제작진] 연출: 이성민
출연: 이현식(하인 역), 전상미/유주영(엄마 역), 양연주(마르타 역), 김기백(얀 역), 김다애(마리아 역)
번안: 이성민, 양연주
음악음향: 이지은
조명: 황보성
무대: 이현식, 양경웅, 유미희
소품: 송아린
기획: 변현주, 김아람, 정선욱, 강민희, 김도윤
■ 독립예술기획사 효로인디넷의 배우네트워크에 참가하는 배우들의 [국외작가전]을 무대에 올린다. 첫 번째 국외작가전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아돌 후가드의 "시즈위 밴지는 죽었다"를 선보인 후. 두 번째 작가로 알베르 까뮈의 "오해"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