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콜에테르의 불
코 끝이 비릿하게 아리다.
코랄이 녹는 냄새라고 나는 막연히 생각한다.
그뿐이지. 형의 배려는 각별해서 모든 심각한 일로부터 한참 떨어진 이 집에선 뭐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기껏해야 호들갑을 떠는 라디오 정도. 이쯤 되면 바보도 뭔가 끔찍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지만, 뭘 해야 할지는 누굴 불러와도 모를걸. 그래서 다들 그대로 산다. 죽기 전까지는 먹어야 하니까.
통조림을 하나 더 뜯는다. 양은 넉넉하게 남았다. 하긴 걘 베스퍼잖아. 뭔들 마련하기 어렵겠어? 라디오를 켠다. 형 소식은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나오면 안 된다. 형은 숨어 있는 쪽이니까. 담배를 입에 문다. 걔는 자기 쓰려고 구했겠지. 내가 다 태우는 중이지만. 좋은 거 피우네.
먹으려고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하루 종일 창밖으로 칙칙한 동네를 내려다보면서 멍하니 있는 게 직업이다. 빈 집에 갑자기 들어온 이웃한테도 아무도 관심 안 가진다. 루비콘답다.
창문 아래로 뭔가가 지나간다. 보통 죽을상을 하고 걷는 옆집 아줌마거나, 가끔 근처 애들. 애들이 웃으면 소리가 위로 튄다. 골목이 좁아서가 아니라, 그냥 너무 안 어울려서 그런 것 같다. 오늘은 걔네 맞네. 딱 시끄럽고. 찌그러진 금속 조각 같은 걸 쥐고 흔들면서 지들끼리 소리를 지른다. 얼씨구.
“탕!”
발포음은 있는데 쓰러지는 사람이 없다. 방금 총에 맞은 거 같은 꼬맹이가 항의한다.
“너 아까 총알 다 썼잖아, 취소야!”
무효겠지, 등신. 반대편 애는 승복을 안 할 눈치다. 이렇게 되면 우기기 싸움이다. 시비가 붙은 덕에 오늘 소음은 좀 일찍 끝나겠군. 하여간에 기운도 좋아. 저러면 배고파질 생각은 안 하나? 이래서 애는 적당히 굶기면서 키우는 게 맞다. 형이 그 진리를 몰라서 안 해도 될 고생까지 했지. 나도 그래서 이렇게 됐고. 씨발, 근데 키는 왜 내가 더 작은데?
맞은편 집 여자애도 창문에 들러붙어 있다. 싸우던 놈들이 뛰어 내려간 방향을 계속 바라본다. 심심하겠지. 엄마가 문을 칭칭 감아놓고 나가던데. 동네 꼴 보면 알만하다.
생각해 보니 나 때문인가? 왠지 좆같네. 난 찌질하게 생겨서 아무 짓 안 해도 항상 수상한 취급이다. 반면 그 새끼는 키도 크고, 잘생겼고, 다들 좋아하지. 껍데기 잘났으면 살기 존나 편하다고. 딱 봐도 ac 탈 것처럼 생겼으니까 밖에서도 선생님, 신사분. 염병을 떨어주고. 나한테는 씨발 다들 말부터 까는데.
쟤는 굳이 따지자면 형보다는 나에 가까운 편이지. 평범하게 못생겼으니까. 코는 왼쪽으로 비틀어졌고, 눈은 대놓고 짝짝이고. 그런 주제에 부루퉁한 표정이나 짓고 있고. 그러니까 아무도 안 귀여워하지. 커서 어떤 볼품없는 얼굴 될지 벌써부터 다 보여. 딱 흔한 심술궂게 생긴 꼬맹이다. 내 어린 시절의 자화상 같군. 그렇게 생각하니 좀 친근해진다. 딱히 말 붙여본 적은 없지만. 어차피 할 말도 없고, 도망갈 게 뻔하잖아. 나도 형한테 그렇게 배웠어. 솔직히 쓸모 있는 교육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작정한 일이면 애가 튀어봤자 얼마나 가겠냐고. 그냥 안 걸린 운이 좋았던 거지. 난 어차피 달리기도 잘 못했다.
그새 옆집 애는 창문에다 입김으로 그림을 그린다. 예술가, 루비콘의 또 다른 존나게 쓸모없는 직업. 게다가 백이면 백 자아도취 인격 파탄. 전에 살던 곳 근처에 자칭 시인이라는 미친 인간이 하나 돌아다녔는데, 저녁 즈음에 햇빛 들어가면 항상 코랄 빨고 노상에서 지랄을 했다. 냄새는 그렇다 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말을 걸면서 쫓아와서 나까지 정신 나가는 줄 알았다. 코랄 파는 새끼들도 자기 고객이니까 건들지를 않더라. 대체 언제 임자 만나나 했는데, 반년쯤 버티니까 약쟁이가 그럼 그렇지. 지 돈으로 약을 살 리가 없잖아? 새벽에 소리 잠깐 나다가 아주 깨끗해졌다. 씨발-코랄-드디어. 빚쟁이 만세. 생업으로 하는 놈들이라 그런지 뒷정리도 보통이 아니던데. 거리 쓰레기 청소 서비스, 이용한 후로 흔적 한번 못 봤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아졌어요. 별 다섯 개. 블루오션이 따로 없다. 루비콘은 항상 수요 과잉이지.
그건 기다리면 좆같은 놈들이 꼭 죽어주는 동네라는 말도 된다. 내 고향의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랄까. 예를 들어서, 전에는 윗집에 틈만 나면 악을 쓰는 노인네가 살았거든. 꾹 참고 참았더니 언젠가 마침내 알아서 조용해지긴 하더란 말이야. 내가 굳이 펜치를 들었다가 망치를 찾았다가 지랄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속이 시원했냐고? 글쎄. 그보다는 더 빨리 좀 죽지 싶어서 열받던데.
형은 안 그랬지. 형은 사람이 죽는 걸 싫어했다. 그건 기억이 잘 난다. 형은 싫어하는 게 별로 없었으니까. 그래서 난 형이 싫어하는 건 다 좋아했다. 내 인생에서 두 번째나 세 번째로 똑똑한 선택 정도는 된다. 사람은 항상 죽으니까.
처음부터 그러기로 예정된 것들이 죽는 꼴을 봐도 내 기분은 전혀 나쁘지 않다. 싫어해서 무슨 득이 있겠어? 그런 사건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무엇이나 살아있을 땐 한결같이 좆같은데, 죽음을 통과하면 갑자기 성스러워지기라도 할까? 진짜 웃기는 생각이네. 전혀.
돌이키면, 아이비스의 불부터 지금까지 루비콘에는 사람이 왜 산 건가 싶다. 기업의 침략이니 해방이니 애초에 싸워댈 이유가 없었다기엔 다들 지나치게 열심히 지내지 않았나? 기왕 불태우는 것, 오십 년 뒤에는 다 죽을 테니까 적당히 한심하게 살든가 돈을 벌어서 여기를 나가라고… 모두에게 그런 경고가 있었다면 내 인생이 훨씬 편했을 텐데.
사무실에 벌레가 나올 때마다 약을 쳤다. 몇 달에 한 번씩… 그렇지만 약을 놓는다고 벌레가 다 죽는 건 아니야. 몇 마리는 꼭 살아서 번식하고, 뭐 새로 들어온 걸지도 모르지만, 몇 달 후에는 다시 눈에 띌 정도가 되니까. 처음엔 짜증 났는데 나중엔 그냥 한심하더라. 그래봐야 죽을 뿐인데. 하지만 생각하면 그럴 줄도 모르고 달리 향할 길도 몰랐을 테니까… 아마 그런 느낌인가. 왜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안쓰럽지는 않은?
루비콘도 그랬던 것 같다. 불탔고, 살아남았고, 다시 타오르고. 근데 어차피 죽는 건 똑같고. 그런데 다들 그걸 모르고 사는 척을 하잖아. 그게 진짜 역겨웠어.
왜 진작에 다 죽어버리지 않았을까?
다시 불타기 위해?
도대체 왜, 여길? 이딴 곳에? 애가 태어나면 부모를 욕하고, 울면 꺼지라고 욕먹고, 죽어도 아무도 기억 못 하는 이 좆같은 행성을?
시체 직전의 몸뚱이들이 일렬로 놓인 저장고 같은 거야. 누구 몸이 썩든 말든, 자기 인생이 그새 도망가는 줄도 모르지. 어디까지가 고통이고 어디서부터가 습관인지도 구분 못 하면서 그냥 천천히 익어간다고.
우주에서 제일 찌든 구석이 있다면 그게 루비콘이야. 모든 역겨움의 블랙홀이랄까. 고작 코랄, 아니 코랄조차 제대로 못 뱉는 땅에 방사능 찌꺼기가 둥둥 떠다니는 바다 황무지 사막 빙원… 햇빛은 붉고 바람은 까맣고 애들은 낡은 철교 틈에 꾸역꾸역 기어들어 가다 녹슨 못에 찔리고 전부 이상했던 적도 없어.
형이 자란 게 이런 곳이야. 그런데 이런 곳에서 너무 잘 자랐지. 뭐든 알아서 배우고, 그런 주제에 죽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사람 말을 하잖아. 말도 안 되게. 그런 형을 보고, 난 생각했거든.
아, 루비콘은 이 새끼한테만 실수했구나.
다른 것 뭐? 수두룩한 기형, 터진 발전기, 잘못된 설계 구조, 노후한 설비와 노후한 인간. 폐허, 퇴적지, 폐금속, 오염물. 그 이상은 없어. 하지만 형은 달라. 걔에서만큼은 모든 게 맞아떨어졌어. 형이 태어난 게 실수였지. 이 행성에 뭔가 정말로 미래라고 부를 인간이 있을 예정은 없었어. 매시간 빽빽 울어대거나 공인된 시체로 죽어가거나 적어도 태어나 살아가는 땅을 증오하는 게 애새끼들의 옳은 쓸모 아니었나?
그러니까 말도 안 돼. 원래 이럴 수가 없어.
걘 그냥 루비콘이 단 한 번 만든 기적이야. 방사선이든 코랄이든 뭐든 씨발 딱 걔만 제대로 태어난 거지. 그에 비하면 지긋지긋한 세제나 고철 쓰레기나 코랄이나 루비코니언 따위 다 좆도 아니야. 전부 더 많은 억지 고통 말고 뭘 만들었어? 왜 있어야 했는데? 그러니까 비교할 가치도 없어. 이 행성에서 가장 쓸모 있고, 가장 보기 드문, 가장 보기 좋은 거 하나. 우리가 낼 수 있는 제일 잘난 거. 귀한 것. 저 불쌍한 기적 같은 새끼, 그 인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루비콘이 50년 더 어떻게든 살아있었다고.
형은 착각했지. 자기가 여길 사랑해서 싸운다고. 근데 그거 사실 아니야. 루비콘이 형을 너무 좋아했던 거야. 우연히 만든 하나가 너무 예쁘고, 너무 특별해서 이 흉측한 별에서 그나마 사랑할 법한 부분만 가져다 바치지 않고선 못 배겼던 거였어.
얘만은, 얘만은 살아남아라. 이 애만은 우리가 망치지 않았어.
그 절박한 환희를 누가 견디겠어? 이 모든 쓰레기에 의미가 있었다는데? 필요를 거스르고 꾸역꾸역 쌓아온 무가치한 잔햇더미, 그저 살기만 한 엉터리 같은 것들이 결국 정말 멀쩡한 하나를 위해 마련된 실패였다면, 그렇다면 어쩌면 반백 년 어치의 역병과 파탄도 조금은 더 견딜만해지지 않겠냐고? 당연하지. 그렇다면 누구나 기꺼이 억지라도 쓰지. 제 몸을 뜯어서라도 속는다고.
그래서 형의 착각이 좀 길었던 거야.
내가 이 땅을 사랑하니까?
반대지, 형.
우리가 널 사랑한 거거든.
처음부터 그게 문제였어.
알아? 루비콘은 진작부터 살아 있지도 않았어.
그렇게 보이는 건 그냥 마지막으로 뭔가 남기기 위한 사후경련, 50년 전 불타 죽은 별의 발악에 불과해.
그 안의 수많은 벌레 같은 생명 전부 죽었거나 살았거나 별로 의미없었어.
그러니까 형이 이 땅을 좋아할 이유도 없어. 나약하고, 더럽고, 제 발로 설 줄도 모르고, 온통 서로 등쳐먹을 생각뿐인 데다가, 끝없이 형한테만 매달렸고.
근데도 거절 못 했지. 우리 중에 유일하게 괜찮은 인간이라서, 달리 최악으로 난 형제들을 외면하긴 싫어서. 그러면 자기가 정말 이 땅과 하등 다를 것 없는 실수가 될까 봐. 참 웃겨. 형이나 이딴 곳을 용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건데.
무엇이든 살아도 된다고 믿는 게 형의 가장 심한 병이야. 덕분에 전혀 아닌 놈에게 쓸모없는 기대를 품었잖아. 태어난 것은 쉽게 죽일 수 없다, 이딴 곳에도 생의 징후가 아직 있다는걸, 비참한 것들이 마지막으로 발작하는 구덩이를 들여다보게 하면 누구라도 새삼 회개할 거라고 기대라도 했어?
그럴 리 없지. 전혀 도움 안 돼. 오히려 깨달을걸. 전부 살아있지도 않고, 그냥 징글맞을 뿐이라고. 쭉 봐. 생각해. 대체 뭐가 괜찮은데? 설마 모든 목숨에는 가치가 있다든가 그딴 헛소리를 믿어줄 거라고 여긴 건 아니겠지. 외성인이야, 형. 덜 더럽고 병에 안 걸렸고 말하자면 살 가치가 있는 것들은 그쪽의 특산물이지. 다 알 인간 앞에 내세우면서 안 창피했어? 왜 관심도 없을 놈한테 들이대서 우스워지게 하는데? 무슨 대단한 거라도 되는 양, 예술처럼, 시처럼. 주제 파악은 전혀 못 하고. 나 같으면 웃었어. 대사도 대충 알겠는데. 와, 씨발 요즘 세상에도 이런 시골짝이 남았구나. 신기하다. 미치광이도 있고, 시인 비슷한 것도 있고, 어린애도 있네. 시체는 더 많고. 그럼 뭐해. 이쁘기라도 하면 몰라 죄다 못생겼잖아. 고민거리도 아니지.
루비콘이 용서받을 가능성은 형을 통해서밖에 없었어. 형한테 다 줬으니까. 왜 이 모양인지에 대해 유일하게 떳떳한 설명이 형이니까. 형이 루비콘이 안간힘을 써서 만든 증거였어. 이 안에도 살아도 되는 것이 있다는 그나마 제일 가망 있는 호소였다고.
형을 보고도 안 멈춘 새끼면, 그 눈엔 애초부터 코랄도, 사람도, 생도 다 헛소리야. 그런 애는 그냥 불붙이는 기계일 뿐이야.
뭐가 형을 그렇게 머저리로 만들었지? 항상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잘난 척 굴던 게 형이잖아. 항상 똑똑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바보가 됐을까?
형은 그러면 안 됐어.
걔랑 사랑이라도 했어?
외성인이라서? 루비콘답지 않아서? 놀랍지도 않다. 같은 배에서 난 게 아니라면 무엇이라도 좋았지? 맹목적으로 기대오지 않는 누군가가 그렇게 간절했어? 진짜로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전우니 뭐니 좋다고 떠들고. 꼴좋네. 그래서 결과가 이거잖아.
기다리고 있어, 일이 정리되면 올게, 그동안 지낼 수 있게는 해 뒀어.
지랄하네. 거짓말. 사실 처음부터 돌아올 생각도 없었겠지. 아니 싸워야 한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었지? 그냥 손을 놓은 거지? 남은 그림자가 스스로 불타준다면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어? 더 높이, 원래 갈 수 있어야 했던 곳까지? 결국 기만도 가능할 때까지의 이야기, 결말에서는 선택해야만 했나? 마지막이라면 다른 나머지는 정말로 더 이상은 신경 쓰기 싫었어?
아니야. 사실 처음부터 틀리지 않게 죽을 생각밖에 없었잖아? 형은 언제나 그랬어. 그럴듯하게, 듣기 좋게. 정말 중요한 것에 비하면 죽는 정도는 아무런 무게도 아니라는 듯이. 그런데 왜 나까지 셈에 넣는데? 내 인생을 왜 형 사랑 놀이 판돈으로 걸어? 죽을 거면 혼자서 해. 난 형 멍청한 대의 따위에 관심도 없어. 내가 네 인생 망쳤어? 아니지. 너 혼자서 한 짓이야. 너 하나 살리려고 온 행성이 평생을 바쳐 애원했는데 네가 다 받아놓고 아무 의미도 없는 곳에 가져다 버렸다고.
나한테는 루비콘이 뭘 줬냐고? 드디어 궁금해졌어? 답해주는 거 전혀 안 어려워. 한 손으로도 셀 수 있거든. 세정제, 폐금속, 폐병, 거기에 죽은 형 하나.
나는 하나 있는 그게 한심하고, 미워서, 그러면서도 존나 멋있다고 생각했지.
이 행성이, 이 우주가, 이 지랄맞게 비참한 환경이 어쩌다 널 누렸다는 게 너무 부당해서 정말 죽기를 바랐는데, 어이없게도 그것 때문에 사는 것조차 참을 수 있었어.
그냥 덜 익은 인생, 누가 와서 뜨거운 코랄 붓기만 기다리는 것들. 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이 별도 다 실패였고, 그냥, 딱 하나… 딱 한 명만 맞아떨어진 거였지.
그리고 그게, 내 형이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존나게 끔찍하고,
또 어떻게 보면… 진짜 다행이었다.
넌 늘 나보다 나았어. 결국 일어서서 보려고 했지.
불도, 세상도, 저 바깥도.
난 못 봤고, 안 봤고, 안 볼 거야.
아마 죽을 때까지도.
난 그냥 여기 있을래.
담배나 피우고
이미 죽은 세계에서
창문 밖이 시뻘개지면
아, 불이 오고 있구나, 하고.
그게 다야.
그럼, 이제 됐지.
길게도 기다렸네.
불태워.
작업곡: Suns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