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1.

M1. 악몽 | 레이몬드, 사람들

[목소리들]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중심을 향해 가다보면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만나지- 만나지-

[소리 (overlap)]

(목소리1) 혜성같이 나타났던 작가 레이몬드 애쉬튼.

(목소리2) ...천재 작가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요...

(목소리3) ...최근작들이 연이어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목소리3) ...슬럼프에 빠져 재기하지 못하는 가운데...

(목소리1) 그는 현재, 종적을 감춘 상태입니다.

[레이몬드]

오늘도 똑같은 악몽

끝이 없는 미궁을 걷는

한 소년과 사람들

그리고 기묘한 티타임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노래

이 꿈에서 벗어나고 싶어

또다시 생생한 악몽

신은 매일 이곳에 나를

던져놓고 사라져

저 멀리 사라진 기억

까맣게 타버린 진실

어디로 가야 하나

또다시 생생한 악몽

(출구가 없는 미궁)

신은 매일 이곳에 나를

(차가운 눈)

던져놓고 사라져

저 멀리 사라진 기억

(멈출 수 없는 공포)

까맣게 타버린 진실

(닫힌 문)

어디로 가야 하나

[사람들]

글을 써, 표절작가

다시 써, 괴물

글을 써, 표절작가

다시 써, 도둑

글을 써, 표절작가

글을 써, 표절작가

글을 써, 표절작가

글을 써, 표절작가

[레이몬드]

"그만해!"


<미궁 속의 티타임>

서문, 이 소설은

1926년 12월 3일 실종된

아가사 크리스티를 찾기 위해

레이몬드 애쉬튼이

완성한 이야기이다.

"내가...?"

[레이몬드]

그 옆에서 우는 소년

알 수 없는 넌

기억할 수 없었던

어릴 때의 나-

끝나지 않는 소설

(하나의 입구)

깨지지 않는 환상

(그리고 출구)

멈춰진 손, 붉은 피

(중심을 향해 가다보면)

끝나지 않는 소설

(하나의 입구)

깨지지 않는 환상

(그리고 출구)

멈춰진 손, 붉은 피

(어둠을 따라 걷다보면)


끝나지 않는 소설

(하나의 입구)

깨지지 않는 환상

(그리고 출구)

멈춰진 손, 붉은 피

(중심을 향해 가다보면)

끝나지 않는 소설

(하나의 입구)

깨지지 않는 환상

(그리고 출구)

멈춰진 손, 붉은 피

(어둠을 따라 걷다보면)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죽일 수 없는 너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죽일 수 없는 나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레이몬드/사람들]

만나지

만나지

만나지

만나지


M2. 죽음의 공작부인 | 아가사, 레이몬드, 사람들

[손님1]

"자,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60번째 장편 소설 출판을 기념하면서-"

죽음의 공작부인

살인의 여신

추리 소설의 여왕

[사람들]

아가사 크리스티

[손님1]

매력적인 살인자

이성적인 탐정

모든 범죄의 설계자

[사람들]

아가사 크리스티!

[여자들]

나에게 보여줘

새로운 죽음

[남자들]

나에게 들려줘

끔찍한 사건


[사람들]

나에게 알려줘

숨겨진 비밀

나에게 말해줘

완벽한 살인!

[손님2]

"자 여사님, 한 말씀 하시죠."

[아가사]

"당신들은 살인이 재미있습니까?"

[손님3]

"네!"

[손님1]

"하하하하, 여사님께서는 수사 과정도 주의 깊게 읽어 달라, 이런 말씀이십니다.

탐정이 주인공이지 범인이 주인공은 아니니까요.

막간을 이용해서 축하 메시지를 읽어 볼까요!

먼저 여왕 폐하의 축전!"

[사람들]

위대한 대문호 영국의 자랑

미스테리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

[손님1]

"다음은 탐정 클럽!"

[사람들]

최고의 여류작가 트릭의 천재

모든 독살의 선구자 아가사 크리스티

[손님1]

"다음은, R? 대문자 R.

팬인가.

잠깐, 수수께끼를 냈는데요?"

[레이몬드]

"첫 번째 트릭. 사람들은 정원에서 파티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 한 남자가 우연히 창문 안을 들여다봤죠."

[손님4]

한 구의 시신

[손님5]

"문이 안 열려요! 창문도 닫혀 있고요."

[레이몬드]

"방 안에는 시체뿐이었고, 창문도 안에서 잠겨 있었어요.

그곳은, "

[손님5]

완벽한 밀실

[손님5/손님2]

사인은 타살

[레이몬드]

범인은 사라졌고 누군가에 의해

날카로운 칼에 찔렸죠

"어떻게 죽은 걸까요?"


[아가사]

"밀실… 문은 애초에 열려 있었어. 범인은 맨 처음 목격자.

그 목격자가 스스로를 용의선상에서 배제시키려고 거짓말 한 거겠지."

[레이몬드]

"두 번째 트릭.

또 다른 밀실에서 총상을 입은 두 구의 시체가 발견됐죠."

[손님4]

하나의 권총

[손님2]

두 발의 총성

[레이몬드]

"한 사람은 총을 쥐고, 한 사람은 문 앞에 쓰러져 있었죠."

[손님1]

사인은 타살

[손님1/손님4]

서로를 쐈지

[손님5]

사망 추정 시각 뭔가 이상해

총을 쥔 사람이 먼저 죽었어

[손님6]

유령으로 변해 복수한 걸까

[레이몬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아가사]

"사후 경직.

범인은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꾸미려고 손에 총을 쥐여 놓고 나가려 했지.

그때, 피해자의 몸에서 사후 경직이 일어나 방아쇠가 당겨졌다."

살인은 숨길 수 없어

모두를 속인다 해도

항상 존재하는 유일한 목격자

"바로 자기 자신."

중요한 건 트릭이 아니야

사람이 왜 살인을 하나

무엇이 인간을 변하게 하나

그건 살인의 동기

[사람들]

나에게 보여줘 새로운 죽음

나에게 들려줘 끔찍한 사건

나에게 알려줘 숨겨진 비밀

나에게 말해줘 살인의 동기


M3. 핏빛 홍차 | 레이몬드, 아가사, 사람들

[레이몬드]

"동기라.

그럼 이번 트릭은 간단하겠군요.

한 여류 작가의 집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그녀의 남편, 편집장, 기자, 오래된 하녀가 모여 티타임을 가졌죠.

바로 직후, 그 작가는 실종되었습니다.

원인은 남편과의 불화,

어머니를 잃은 충격,

출판사의 음모까지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죠.

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 당신의 진짜 동기는 뭐였죠?"

[아가사]

"그게 왜 궁금하지."

[레이몬드]

"내 기억을 되찾아야 하니까요."

미궁 속의 티타임

[아가사]

"어떻게 그 책을 알지?"

[레이몬드]

"서문에 내 이름이 적혀 있죠.

레이몬드 애쉬튼."

[아가사]

"레이몬드 애쉬튼!"

[레이몬드]

미궁 속의 티타임

"무슨 일이 있었죠?"

미궁 속의 티타임

[아가사]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레이몬드]

미궁 속의

[아가사]

"티타임이 있던 날, 너도 거기 있었잖니.

홍차가 다 우러날 때까지 기억해 보렴.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넌 아직도 트릭에 신경을 쓰는구나.

중요한 건 동기라고 했는데."

(소년은 열쇠구멍 속을 보네)

그날 밤

(어둠의 집사가 여는 티타임)

그날 밤

(핏빛 홍차 새하얀 얼굴들)

그날 밤

(울고 또 웃는 사람들)

그날 밤 기억으로 날

(소년은 열쇠구멍 속을 보네)

이끄네

[목소리/레이몬드]

어둠의 집사와 눈을 마주쳐

"아가사!"

[아가사]

"홍차가 다 우러났네요. 아치, 뉴먼, 폴, 베스."

[레이몬드]

"아가사!"

[아가사]

"레이몬드?"

[아가사]

"나 아가사가 쓰고 있는 소설, 범인을 알아냈어요!

범인은, - 맞죠? 그 다음은 어떻게 돼요?"

[아가사]

"그 다음은, 네가 아는 그대로야."

그날 밤 난 혼자 뛰어나가

그날 밤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그날 밤

"그리고 나서는,"

검은 호수를 향해


M4. 그녀의 실종 | 폴, 베스, 뉴먼, 아치볼드, 레이몬드, 사람들

[사람들]

특종, 실종, 트릭, 미스테리

특종, 실종, 트릭, 미스테리

특종, 실종, 트릭, 미스테리

[폴]

"특종입니다!"

[사람들]

특종 그녀의 실종

사라진 추리 소설의 주인공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그녀는 어디로 사라졌나

[폴]

"유명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모리스 코울리 자동 차가 저택에서 20km 떨어진 호숫가에서 발견됐습니다.

차체는 크게 파손되었지만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녀 베스의 증언입니다."

[사람들]

(특종, 그녀의 실종, 어디로 사라졌나-)

(특종, 그녀의 실종, 어디로 사라졌나-)

[베스]

그녀는 딸 재우고 홍차를 마셨죠

아무도 밖으로 나간 건 몰랐죠

만약 나쁜 일이 생겼다면, 오 하느님

불쌍한 아가씨를 지켜주시길

[사람들]

특종, 그녀의 실종

사라진 추리 소설의 주인공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그녀를 누군가 데려갔나

[폴]

"납치의 가능성! 단서들은 용의주도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차 안에 그녀의 소지품, 운전 면허증, 약병이 발견되고,

저항의 흔적이 없어 정교한 계획 범죄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

(특종, 그녀의 실종, 누군가 데려갔나-)

(특종, 그녀의 실종, 누군가 데려갔나-)

[뉴먼]

그날 저녁 그녀와 통화했었죠

푸른 열차의 살인 원고에 대해

어쩌면 중압감을 못 이기고

"안 돼, 아가사!"

그렇게 좋은 작가를 잃어버리다니

[사람들]

특종, 그녀의 실종

사라진 추리 소설의 주인공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그녀는 스스로 모든 걸 포기했나


[아치볼드]

"자살이요? 남편으로서 말씀드리지만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진 않았을 겁니다.

죽으려 했다면 자신이 잘 아는 독을 택했겠죠.

하지만 그럴만한 용기도, 동기도 없을 겁니다.

모든 걸 가진 여자니까요."

[사람들]

(스스로- 포기했나-)

(스스로- 포기했나-)

목까지 꽉 채운 단추

회색 빛깔의 눈동자

결혼 반지 대신 진주 반지

웃지 않는 얼굴

"목격자는 경찰로 연락을."

[사람들]

"잠시만요!"  / "질문 있습니다!" / "대위님!"

[레이몬드]

말도 안 돼

(특종, 그녀의 실종)

믿을 수 없어

(특종, 그녀의 실종)

뭔가 있어        

(특종, 그녀의 실종)

내가 밝힐 거야

(특종, 그녀의 실종)

[사람들]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트릭, 미스테리, 범죄의 여왕

그녀는 그녀는 그녀는

어디로 사라졌나

M5. 꿈 속으로 | 아가사

너무나 조용해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이 밤

내 말을 듣는 사람은 오직 나뿐

(이제야 내 목소리 들려)

(이제야 내 목소리 들려)

그때가 생각나

어릴 적 재잘대던 그 시절

언제나 웃어주던 엄마 가족들

새끼 고양이도 내 이야길 들었어

(내 이야길 들었어)

내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들

(사랑 얘기, 모험, 신비로운 전설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난 살인에 대해 쓰네

(살인에 대해)


한때 사람들은 찬사를 보냈지

최고의 작가

(최고의 작가)

살인의 천재라고

(살인의 천재)

하지만 왜 살인에 대해 쓰는지

단 한 번도 물은 적 없었어

(물은 적 없었어)

정의와 평화라는 그런 말들

영원한 사랑처럼 너무 멀지만

(영원한 사랑처럼)

그래도 난 소중하다 생각해

(그래도 난 소중하다)

그래서 살인에 대해 쓰네

처음부터

("여자가 추리 소설을 쓰다니.")

슬픈 일은        

("하루종일 사람 죽이는 상상만 하겠죠.")

일어나서는

("혹시 알아요? 진짜 죽여 봤을지.")

안 되니까

("정말 무서운 여자야.")

("근데 묘사가 시시해. 좀 더 잔혹해야 볼 맛이 나지.")

"살인이 즐거워? 정의는 사라졌나? 날 좀 내버려둬!"

여긴 내 꿈속이잖아


이제

(이제 난 떠날래)

난 떠날래        

(이제 난 떠날래)

제일 편한 곳은 꿈

(편한 곳은 꿈)

아니면 죽음

(아니면 죽음)

다시는

(다시는 내 이야기)

내 이야기        

(다시는 듣지 못 하게)

듣지 못 하게

굿바이 키스를

굿바이 키스를 보낼게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난 이제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떠날게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떠날게

(만나지)

떠나줄게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AH-

M6. 공조수사 | 폴, 뉴먼, 레이몬드

[폴]

"레이몬드. 네가 알아야 할 게 하나 있어.

언론의 파워는 생각보다 세다는 것!

네가 단서를 제공하면 수사는 더 빠르게 진행될 거고,

아가사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

그래, 너와 내가 같이 하는 거야.

공조수사!"

헤이 친구 사람들은

뉴스보다 이야길 좋아해

[레이몬드]

"그래서요."

[폴]

헤이 친구 어떤 이야긴

시간 흐르면 금방 잊혀져

[레이몬드]

"그렇겠죠."

[폴]

세상은 잠깐 잠깐 떠들다 말지

수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그녀가 잊혀지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너의 영웅        

(나의 영웅)

너의 우상        

(나의 우상)

그녀를 빨리 찾아내야 해

사람들이

(사람들이)

그녀 이야길

(그녀 이야길)

계속 궁금해 할 수 있도록

[폴]

"뉴먼 편집장님."

[뉴먼]

"폴 뉴트란 기자. 인터뷰라면 대환영일세."

[폴]

"최근에 아가사와 다음 작품 이야길 하신 적이 있죠?"

[뉴먼]

"글이 꽉 막혀 있길래 조언을 해줬지.

아가사! 추리 소설은 도덕책이 아니야!"

좀 더 잔혹하게 분노의 피를 튀겨 봐

좀 더 끔찍하게 짜릿한 비명 질러 봐

좀 더 생생하게 좀 더 잔인하게

공포의 칼로 찔러 봐

"더 자극적으로!"

날카로운 단검으로 심장을 조각해

아름다운 목걸이로 목을 졸라

빛나는 권총으로 불꽃 피워 봐

창가로 데려가 살짝 밀어 봐

[뉴먼]

화려한 살인

(화려한 살인)

과감한 살인

(과감한 살인)

섹시한 살인

[뉴먼]

"독자들이 원하는 건 이런 건데 넌 너무 딱딱해!

그러니까 네가 안 되는 거야!

그래서 불렀지. 벨기에 출신의 범죄 전문가!"

[레이몬드]

"범죄 전문가요?

그럼 그 사람이 아가사의 글을 난도질하나요?"

[뉴먼]

"돕는 거야. 새 작품을.

근데 작품이고 뭐고 다 물 건너갔네."

[폴]

"이 친구가 아가사의 새 원고를 봤답니다."

[뉴먼]

"뭐, 어디 있어?"


[폴]

"이 친구 머릿속에요."

[뉴먼]

"그럼 출간을 못 하잖아!"

[폴]

"이 친구는 한 번 보면 다 외워요."

[레이몬드]

"그걸 어떻게 아시죠?"

[폴]

"딱 보면 똑똑해 보이잖아.

얼른 말해 봐."

[레이몬드]

"일부밖에 기억 안 나요. 그리고 그건 아가사가 쓰던 건데…"

[뉴먼]

"무슨 상관이야. 세상에 나오기만 하면 되지."

[폴]

"아가사를 찾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니까!

참, 이 친구도 작가가 꿈이래요.

잘 생각해 봐.

네가 아가사를 찾아내면 너 자신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거야!

전설! 스타!"

[레이몬드]

"스타요?"

[폴/뉴먼]

사라진 아가사를 찾은 영웅

"바로 너야!"

수많은 사람들은 널 좋아해

그러면 너의 이야기 넘쳐날 거야

[뉴먼]

"언젠가 네 작품도 출판해주마!

그럼 모두가 널 우러러보겠지!"

[뉴먼/폴]

천재 작가 (천재 작가)

멋진 탐정 (멋진 탐정)

너만의 이야기를 해봐

(이야기를 해봐)

[폴/뉴먼]

천재 작가 (천재 작가)

멋진 탐정 (멋진 탐정)

너만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레이몬드]

천재 작가 (레이몬드!)

멋진 탐정 (레이몬드!)

나만의 이야기를 해봐

(이야기를 해봐)

천재 작가 (레이몬드!)

멋진 탐정 (레이몬드!)

M7. 미궁 - 라비린토스 | 아가사, 레이몬드

[아가사]

"옛날에, 한 왕이 있었어.

아이를 낳았는데 반은 황소고, 반은 사람인 괴물이었지 뭐야.

괴물이 창피했던 왕은 아주 복잡한 미궁을 만들고 그 중심에 괴물을 가뒀어.

그리고는 포로들을 그 안에 제물로 바쳤지."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중심을 향해 가다 보면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만나지

다른 길 없어 괴물과 싸우거나

다른 길 없어 먹혀 죽거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

피할 수 없어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출구를 헤매다 지치면 어디선가 괴물이 나타나 잡아먹었지.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용감한 테세우스는 포기하지 않았어.

그는 스스로 미궁으로 들어갔고,

그를 사랑한 아리아드네는 그에게 선물을 줬지."

한 자루의 칼 그리고 붉은 실

한 손에 칼 쥐고 실을 풀어내며

그 끝으로 걸어가

드디어 그 괴물을 만났지

[레이몬드]

다른 길 없어 괴물과 싸우거나

다른 길 없어 먹혀 죽거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

피할 수 없어

[레이몬드]

"테세우스는 칼로 괴물을 찌르고 붉은 실을 따라서 다시 밖으로 나왔군요!"

[아가사]

"그래! 보통 사람들에겐 힘든 일이지.

레이몬드, 추리소설은 하나의 미궁과도 같단다."

[아가사]

모든 인물은 중심을 향해

[레이몬드]

"중심?"

[아가사]

그것은 살인

[레이몬드]

"살인!"

[아가사]

모든 사람의 묘한 속마음

[레이몬드]

"아…"


[아가사]

그것은 살의

[레이먼드]

살인의 동기

[아가사/레이몬드]

라비린토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라비린토스-

삶과 죽음의 미궁

라비린토스-

붉은 실을 따라 나오면

미궁의 출구가

라비린토스-

[아가사]

그 누구도

[레이몬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아가사/레이몬드]

라비린토스-

[아가사]

피해 갈 수 없어

[레이먼드]

삶과 죽음의 미궁

[아가사/레이몬드]

라비린토스-

[아가사]

붉은 실을

[아가사/레이몬드]

붉은 실을 따라 나오면

미궁의 출구가 있어

M8. 끝없는 밤 | 로이, 아가사

[로이]

어떤 악몽일까

어떤 이별일까

끝없는 밤을 향해

슬픔의 춤을 추네

눈물 멈추도록

내가 닦아줄까

당신이 눈물 흘리면

내 맘이 요동치네

깊은 슬픔의 노래

나를 이끌었어

텅 빈 어둠의 끝에

드디어 널 찾았어


이건 운명일까

잊혀진 약속일까

악몽에서 깨어나

같은 꿈 꾸게 되길

끝 없는 밤을 지나

나와 함께 춤 추길

나와 함께

[로이]

"깼어요?"

[아가사]

"여긴…?"

[로이]

"하이드로 호텔. 변두리긴 해도 쉬기엔 그만이죠."

[아가사]

"운전 중이었어요. 그러다 누군가 차 앞에 있었는데!"

[로이]

"접니다. 다행히 핸들을 틀어줘서 귀신은 아니에요."

[아가사]

"그렇게 갑자기 뛰어들면 어떡해요."

[로이]

"그렇게 죽을 듯이 차를 몰면 어떡해요? 진짜 죽을 뻔했네!"

[아가사]

"...다친 데는 없어요?"

[로이]

"왜 없겠어요. 이제 내가 거기 누울 차례예요.

눈동자는 이런 색이었구나. 이틀 동안 눈 감고 있는 것만 봐서."

[아가사]

"이틀이요? 경찰에 신고는 안 했죠? 현장에 목격자는요?"

[로이]

"신고 안 했고, 목격자는 없었어요."

[아가사]

"여기 들어올 때 다들 알아봤을 텐데."

[로이]

"당신이요? 유명한 사람인가? 아니면 나? 난 아무도 모를 거예요.

벨기에에서 막 도착했으니까. 아무도 신경 안 써요. 테레사 닐."

[아가사]

"그 이름을 어떻게?"

[로이]

"잠결에 이름을 말해줬어요. 계속 악몽을 꾸던데.

여전하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아가사]

"우리가 만난 적이 있어요?"


[로이]

"토케이. 기억 안 나요? 전쟁터 한복판.

사람들이 밖에서 죽어갈 때 울고 있었잖아요.

어릴 때부터 늘 꾸던 악몽에 대해 얘기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파티를 하다 가장 행복한 순간,

모두가 사라진다고."

[아가사]

"그 얘길 당신한테 했다고요?"

[로이]

"그때 갑자기 나타나는 괴물 얘기도."

소름끼치는 미소

온몸을 꿰뚫는 눈빛

[아가사]

차갑게 식은 그 손길

나에게 다가오네

[로이]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AH-)

두려움은 모두 지나갈 거야

(AH-)

눈 감아요 내 노랠 들어요

(아 아 아)

(AH--)


[아가사]

누굴까

(끝 없는 밤 속에서)

날 기억하는 사람

(널 찾았어)

익숙한 듯

(이제 다시는)

서늘한 느낌

(놓치지 않아)

[아가사]

"당신 이름이, "

[로이]

"로이. 난 로이예요."

M9. 클로즈드 서클 | 경감, 폴, 아치볼드, 베스, 뉴먼

[경감]

"아가사가 실종 직전, 여러분과 티타임을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허니, 여러분들 중 누군가 실종의 동기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지요.

레이몬드, 날 도와주겠니?

자, 평소에 아가사와의 관계가 껄끄러운 사람은 없었습니까?"

[아치볼드]

그녀는 작품에 대한 압박이 심했소


[베스]

언제나 독촉에 시달려 왔죠

[뉴먼]

당신은 최근에 그녀와 사이가 나빴지

[폴]

어쩐지 우울한 표정이었어

[아치볼드/뉴먼]

그녀를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어

[경감]

평소에 그녀와 어땠죠

[베스/아치볼드]

끊임없는 폭언 부당한 요구

[폴/뉴먼]

차가운 표정 냉담한 눈빛

[베스]

당신은 그녀의 주위를 항상 맴돌았죠

[아치볼드]

차가운 악평 쏟아내면서

[폴]

당신은 최근에 그녀를 떠나려 했지

[뉴먼]

뭔가 다른 생각 있는 것 같아

[베스/폴]

그녀를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어

[경감]

평소에 그녀와 어땠죠

[아치볼드/베스]

하이에나처럼 그녀를 캤지

[뉴먼/폴]

서늘한 태도 달라진 눈빛

[경감]

"이해관계는 어떻습니까.

즉, 아가사가 사라지면 누가 이득을 보게 될까요."

[베스/아치볼드]

그녀가 사라지면

[폴/뉴먼]

그녀가 사라지면

[아치볼드/베스/폴/뉴먼]

그녀가 사라지면

[아치볼드]

책의 판매가 다섯 배나 늘었어

[뉴먼]

그녀에겐 좋은 일이야

[베스]

늑대 같은 출판업자

[경감]

"여러분, 진정하세요."

[뉴먼]

오래된 하녀는 유산을 상속받지

[베스]

"난 아가씨를 딸처럼 키웠어요!"

[폴]

뭔가 있어

[경감]

"흥분들 하지 마세요."

[베스]

당신은 끊임없이 특종을 잡지

[폴]

그게 내 사명이야

[아치볼드]

"하이에나 같은 놈!"

[경감]

"대위님!"

[폴]

부인이 없으니 딴생각하기 좋지

[아치볼드]

"말조심해, 한 대 치기 전에!"

[베스]

"천벌이나 받아요!"

[아치볼드]

당신이 그랬어

[폴]

동기가 있었어

[베스]

은밀히 납치해

[뉴먼]

그녀를 죽였어

[아치볼드/베스]

당신이 그랬어

[폴/뉴먼]

동기가 있었어

[아치볼드/베스]

은밀히 납치해

[폴/뉴먼]

그녀를 죽였어

[아치볼드/베스/폴/뉴먼]

당신이 그랬어

동기가 있었어

은밀히 납치해

그녀를 죽였어

M10. 독 | 아가사, 로이

[로이]

"이런 독 마니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아가사]

"반가워요."

[로이]

"당신은 어떤 독에 관심 있죠?"

[아가사]

"난 겉보기와는 다른, "

비소

설탕처럼 하얗지만

몸속에 서서히 쌓이면

온몸이 새파랗게 변하는 독

[로이]

"잘 아는군요.

난, 안티몬."

[아가사]

안티몬

금속의 맛이지만

조금씩 천천히 투여하면

춥고 우울하고 숨 막히는 독

[로이]

"청산가리는?"

[아가사]

"청산가리.

라우로세라수스의 잎에 들어 있고,

소량 투여해도 5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요.

현기증, 경련, 질식으로 죽죠.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로이]

탈륨, 물과 비슷하지만

감기처럼 슬슬 앓다가

머리털이 싹 빠진다는 독

[아가사]

"맞아요, 너무 웃기고 끔찍하죠."

[로이]

"당신이 최고로 치는 독은 뭐죠?"

[아가사]

"스트리크닌. 당신이 각성제로 처방했죠."

[로이]

"적게 쓰면 약이지만 많이 쓰면 스트리크닌, 가장 악랄하죠."

얼굴은 검붉게 변하고

입은 바깥쪽으로 돌아가

온몸이 활처럼 휘어지지

[로이]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아미그달린 독살이 있는 곳엔 늘, "

[로이/아가사]

"아몬드 향이 나죠!"

[로이/아가사]

독 가장 냉철한 살인

독 가장 이성적인 살인

독 어쩌면 힘없는 약자들의 칼

약자들의 칼

아주 차가운 살인

M11. 처음 봤을 때 | 아치볼드, 낸시, 아가사, 로이

[아치볼드]

"그거 알아? 이 저택 이름."

[낸시]

"스타일스 저택."

[아치볼드]

"아내의 첫 번째 작품 '스타일스 저택의 죽음'에서 따왔지.

어쩌면 그녀의 상상 속에서는

우리 침실에서도, 식탁에서도 늘 살인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도 몰라."

처음 봤을 때 알았어

우린 정말 다르다는 걸

그래서 갖고 싶었는지도 몰라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노랠 부르고

같은 이야길 만들자 했어

[아치볼드]

하지만 언제부턴가

같은 풍경을 봐도

(숨겨진 진실)

같은 노랠 불러도

(숨겨진 비밀)

우리 이야긴 끝이 달라

(난 살인에 대해 쓰네)

그녀는 우울한

(혼자만의)

살인의 세계에 사네

(살인의 세계에 사네)

"제발 그만해!"

시간이 흐르고 알았어

(AH...)

우린 정말 다르다는 걸

(AH...)

그래서 이젠 나도 어쩔 수 없어

(AH...)

[로이]

"닐? 좀 쉬어가며 해요. 일 중독에는 약도 없으니까."

[아가사]

"괜찮아요. 이것 좀 확인해 줄래요?"


[낸시]

처음 봤을 때 알았어

당신 두 눈에 새겨진 아픔

그래서 안아주고 싶었어 그댈

나는 당신을 보고

[아치볼드]

나는 당신 부르고

[낸시/아치볼드]

같은 이야길 나누며 산다면

[로이]

"갑갑하지 않아요? 숨 좀 쉬어요."

[아치볼드/로이]

이제는 좀 더 가까이

내가 당신을 보고

[낸시]

당신의 눈빛

[아치볼드/로이]

내가 당신을 부르면

[낸시]

달콤한 끌림

[아치볼드/로이]

우리 이야긴 어떻게 될까

[낸시]

우리는 어떻게 될까

[로이/아치볼드/낸시]

이제는 나에게

[아가사]

보지 않으려 해도

[로이/아치볼드/낸시]

모든 걸 맡기게 된다면

[아가사]

듣지 않으려 해도

[로이/아치볼드/낸시]

이제는 나에게

[아가사]

자꾸만 보여

[로이/아치볼드/낸시]

모든 걸 맡기게 된다면

[아가사]

자꾸만 들려

[로이/아치볼드/낸시]

이제는 나에게

[아가사]

잊으려 해도


[로이/아치볼드/낸시]

모든 걸 맡기게 된다면

[아가사]

날 찔러 숨이 막혀

M12. 아름다운 나비 | 베스

[베스]

넌 날 닮았어

널 보면 어린 시절 한때

뜨거운 사랑을 하던 내가 생각나

상처받아도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달콤한 미소 지으면 반짝 빛나

"그 꼬마 숙녀는 모험심 많고 예쁜 아가씨가 됐고,

아치볼드 대위님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됐답니다.

전 사람들이 떠드는 유산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경감]

"알겠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당신은 이 집을 떠나려 했다죠.

아가사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주 힘들어하는 와중이었는데도."

[베스]

"아가씨가 절 너무나 의지하시기에 저 때문에 나약해지시는 것 같아서."


[경감]

"아가사는 평소에 잠을 잘 못 잤나요?

다른 하녀 말로는 당신이 아가사의 수면제를 꽤 많이 사들였다는데."

[베스]

"글을 쓰다 보면 낮에 잠드셔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경감]

"그게 보통 2시에서 4시. 최근 그 시간에 아치볼드 대위는 서재에서…"

[레이몬드]

"베스, 좀 전에 서재에서 대위님과 어떤 여자가…"

[경감]

"여자?"

[베스]

"임시 비서예요.

이 시간엔 언제나 일을 하시죠.

늘 같은 시간에 커피를 갖다 드리거든요.

서재엔 커피를, 아가사에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홍차를."

[레이몬드]

"근데 내가 본 건…"

[베스]

"도련님. 대위님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경감]

"제가 지금 한번 만나봐야겠군요. 레이몬드?"


[베스]

널 사랑할 수밖에 없어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 줄게 숨겨줄게

내 손끝에 잠시 앉았던

한 마리의 나비

자 이제 훨훨 날아가

이제

자 이제 훨훨 날아가

나비 되어

M13. 화려한 가면 | 아가사, 로이, 레이몬드, 사람들

[사람들]

우리의 얼굴은 하나

아니면 또 여러 개

가면에 가려진 그대

어쩌면 또 다른 나

여기선 누구여도 상관없어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해도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마음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상처

눈을 감아 그리고 노랠 들어

표정이 보이지 않게


[여자]

자신을 벗어던져요

당신은 지금 아름답게 빛나

가면을 써 봐 견딜 수 있게

바로 지금 이 순간

[사람들]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마음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상처

눈을 감아 그리고 노랠 들어

표정이 보이지 않게

[사람1]

"자, 당신 이름이?"

[아가사]

"...테레사."

[사람2]

"어디서 오셨나요?"

[아가사]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이요."

[사람3]

"멋진데요! 좋은 밤 되세요."


[사람들]

"다들 소문 들었어요?"

"아가사 크리스티요?"

"우울한 여자죠."

"이번 소설 봤어요? 엉망진창이던데."

"소재 고갈이에요. 추리소설의 여왕?"

"반칙의 여왕이겠죠."

"어린 딸을 버리고 매정하게 도망쳤잖아요."

[아가사]

"아니에요!"

[사람들]

"그 여잔 이제 완전히 끝났어요."

"그 여자, 더 유명해지고 싶으면, "

"차라리 시체로 발견되는 게 더 나을 걸요?"

[아가사]

"뭐라고요?"

[사람들]

하하하!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마음)

"문이 어디죠?"

(화려한 가면 속에 숨긴 상처)

"가야겠어요!"

(눈을 감아 그리고 노랠 들어)

"도와줘요!"

(울음도 웃음도 보이지 않게)

"아악-!"

[로이/아가사]

내 손을 잡아 / 고통에서

그리고 춤을 춰 / 벗어나

내 품에 안겨 /어둠으로

영원히 노랠 들어 / 도망쳐

깨어날 수 있도록

[로이]

내 손을 잡아 (AH--) (가면 속에)

그리고 춤을 춰 (AH--) (숨긴 마음)

내 품에 안겨 (AH--) (가면 속에)

영원히 노랠 들어 (AH--) (숨긴 상처)

[레이몬드]

한 자루의 칼 (AH--) (가면 속에)

그리고 붉은 실 (AH--) (숨긴 마음)

어둠 속으로 (AH--) (가면 속에)

달려가겠어 (AH--) (숨긴 상처)

[로이]

내 손을 잡아

(AH--) (기억을 찾을 거야) (가면 속에)

그리고 춤을 춰

(AH--) (어둠을 헤쳐) (숨긴 마음)

내 품에 안겨

(AH--) (과거 속에 묻힌) (가면 속에)

영원히 노랠 들어 (비밀을) (숨긴 상처)


[레이몬드/로이]

깨어날 수 있도록

[아가사]

내 고통을 끝낼

[레이몬드/로이]

널 영원히

[아가사]

차가운 독

[아가사]

이제 (가면 속에)

내게 줘 (숨긴 마음)

내 안에 숨겨진 독 (가면 속에)

난 독을 원해 (숨긴 상처)

다시는 (가면 속에)

내 눈 앞에 (숨긴 마음)

나타나지 않게

이제 모두 다 (AH-)

이제 끝낼 거야 (AH-)

사라져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제발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사라져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영원히

(만나지)


모두 사라져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AH-!

(AH-!)


ACT 2.

M14. 어디 있을까 | 레이몬드, 경감, 폴, 뉴먼, 아치볼드, 베스

[폴]

어디 있을까

[뉴먼]

어디 있을까

[아치볼드]

어디 있을까

[베스]

어디 있을까

[폴/뉴먼/아치볼드/베스]

어디 있을까 사라진 아가사는

어디에 어디에 어디에

어디 있을까 깊은 미궁 속으로

사라져 사라져 사라져

하루 이틀 삼일 어느새 열흘

미스테리 속으로 깊이 잠든 여왕

[레이몬드]

"경감님, 조각상 사건은 누군가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거예요.

이 집의 모두가 의심스럽지만, 분명 결정적으로 그녀에게 위협이 된 사람이 있겠죠."

[경감]

"왜 그렇게 생각하지?"


[레이몬드]

"가정을 해 봤어요.

만약 아가사가 12월 3일에 그 소설을 발표하려다 실패하고 사라진 거라면,

누군가 소설의 발표를 막으려고 한 게 아닐까요?

거기에 자신의 악행이나 치부가 적혀 있을까 봐."

[경감]

"일리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원고를 실제로 보기 전엔 알 수 없지."

[레이몬드]

"방법이 있을 거예요."

[레이몬드]

트릭이 필요해

[경감]

미궁 속의 티타임

[레이몬드]

트릭이 필요해

[경감]

미궁 속의 티타임

[레이몬드/경감]

트릭이 필요해

[경감]

"그건 뭐지?"

[레이몬드]

"아가사가 두고 나간 〈미궁 속의 티타임〉이에요."

[경감]

"뭐? 이건…"

[레이몬드]

"착한 사람 눈엔 보이죠."

[경감]

"그래, 트릭!"

[폴]

어디 있을까

[레이몬드]

미궁 속의 티타임

[폴]

"그게 정말이냐. 원고가 발견됐다고?"

[베스]

어디 있을까

[레이몬드]

미궁 속의 티타임

[베스]

"지하 서고에, 아가씨가 두고 가셨다고요."

[뉴먼]

어디 있을까

[레이몬드]

미궁 속의 티타임


[뉴먼]

"그 책이 정말 있었다고? 진짜 썼던 거야...?"

[아치볼드]

어디 있을까

[레이몬드]

미궁 속의

[아치볼드]

"그래서! 그 책은 지금 어디 있지?"

[레이몬드]

"지, 지하 서고요."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해.

그리고 책도, 움직인다!"

[사람들]

어디 있을까 내가 아가사라면

어디에 어디에 어디에

어디 있을까 내가 아가사라면

어디에 어디에 어디에

어디 있을까 내가 아가사라면

어디에 어디에 어디에


어디 있을까 (어디 있을까)

내가 아가사라면 (내가 아가사라면)

어디 있을까 (어디 있을까)

내가 아가사라면 (내가 아가사라면)

어디 있을까 (어디 있을까)

어디 있을까 (어디 있을까)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어디

M15. 잔혹한 소설(독 vari) | 아가사, 로이

[로이]

"세상엔 늘 당하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독을 쥐면 달라져요.

처음 맛보는 해방감!"

사람들은 독을 원해

처음에는 아주 약한 독

마음속에 독을 품지

나중에는 치명적인 독

한 아이가 찾아왔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제 목소리가 돼지 같다고 말했죠."


매일 밤 귓가에 울려

킥킥대는 비웃음 소리

난 다시 웃을 수 없어

악마에게 벌을 주기 전엔

매일 밤을 독을 쥐고 상상해

악마가 비틀대는 모습을

피 토하는 모습을 상상해

"비소를 매일 스프에 넣어!

그럼 선생님이 양배추처럼 변할 거야!"

[아가사]

"타인에게 약점을 잡혀 괴로워하던 사람도 있네요."

[로이]

매일 밤 귓가에 스쳐

비열한 조롱과 협박

[아가사]

난 잠들 수가 없어

그가 영원히 잠들기 전엔

[로이]

매일 밤을 독을 쥐고 상상해

[아가사]

내 앞에 무릎 꿇고

입술이 찢어지는 모습을

[로이/아가사]

상상해

[로이]

"사람들이 독에 빠져드는 모습! 아름답지 않아요?"

[아가사]

"살인을 무슨 사랑 얘기처럼 하네요."

[로이]

"뭐가 달라요?"

[아가사]

"비슷하죠. 사랑이 배신으로 변하면!"

매일이 밤인 것 같아

버려진 사랑과 시간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그녀만 사라진다면

[로이]

매일 밤을 독을 쥐고 상상해

[아가사]

그들이 나만큼 우는 모습을

온몸이 타는 모습을

[로이/아가사]

상상해

[아가사]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사람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알아요?"

[로이]

"그러다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가사]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면 그건

타인에게 고통을 준 쪽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정의 아닌가?"

[로이]

"그래요. 죄를 지은 인간들은 대가를 치러야 해요."

[아가사]

독은 달콤한 꿈 (사람들은 독을 원해)

차가운 복수를 원해 (처음에는 아주 약한 독)

독은 소리 없는 비명 (나중에는 치명적인 독)

그 비명의 환희 (마음 속에)

그 비명의 환희 (독을 품지)

그 비명의 환희 (마음 속에)

사람들은 독을

[로이/아가사]

사람들은 독을 원해

소리 없이 피 흘리는 독

마음 속에 독을 품지

타오르는 독을

타오르는 독을

타오르는 독을 원해


M16. 라비린토스 vari. | 레이몬드, 경감, 폴, 뉴먼, 아치볼드, 베스

[경감]

"레이몬드!"

[레이몬드]

"경감님!"

(라비린토스-) 미궁 속의 티타임

(라비린토스-) 미끼를 물었어

(라비린토스-) 그들을 초대해

미궁의 중심으로--!

[폴/뉴먼/아치볼드/베스]

미궁 속의 티타임,

미궁 속의 티타임,

미궁 속의 티타임-

[경감]

사람들의 표정들을 살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지

[레이몬드]

미세한 떨림 호흡까지

[경감]

하나도 놓치지 말고

"적어."

(라비린토스-) 미궁 속의 티타임

(라비린토스-) 미끼를 물었어

(라비린토스-) 그들을 초대해

미궁의 중심으로--!

[경감]

"자, 중요한 증거물이 될 수 있었던 책이 사라져버렸소.

하지만 걱정 말아요. 중요한 단서는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폴]

"뭐? 어떻게."

[레이몬드]

"전 한번 보면 다 외우잖아요."

[뉴먼]

"뭐가 쓰여 있긴 해?"

[레이몬드]

"착한 사람 눈엔 보이거든요. 일종의 트릭이에요."

[아치볼드]

"뭐?"

[경감]

"자, 레이몬드. 나 좀 도와주겠니? 말해 봐라.

책에 손을 댄 사람들이 누구지?"

중요한 건 책의 움직임

당신들은 뭔가 숨기지

가려진 진실 날카로운 증거

이제 밝힐 시간


용의자는 한 사람이 아니야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서로를 범인으로 몰고 있어

하나도 놓치지 말고

"밝혀."

"레이몬드, 누군가 널 노리고 있다."

"자, 모두 지시가 있을 때까지 당장 방으로 돌아가시오!"

[목소리들]

레이몬드 애쉬튼

더 이상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레이몬드 애쉬튼

더 이상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경감]

"레이몬드, 넌 꼼짝 말고 여기 있어라."


[레이몬드]

"누... 누구야! 난 겁먹지 않아. 내가 다 밝혀낼 거야-"

"집중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티타임 멤버들.

아치- 베스- 폴- 뉴먼. 분명히 이들 모두 책을 손에 넣으려 했어.

하지만 의심받을까 봐 서로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다…?

근데 만약 그런 동기가 아니라면… 그래, 관계.

이들이 서로의 치부를 알고 있는 관계고,

모두가 함께 이 책을 확인해야 했다면?

아치는 베스에게, 베스는 폴에게, 폴은 뉴먼에게

'책을 미룬 게 아니고 넘겨준' 거라면.

이들은 서로 음해하려던 게 아니라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그걸 아가사도 다 알았던 거야!"

다른 길 없어 괴물과 싸우거나 먹혀 죽거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

"그래, 동기가 있었어...!"

[사람들]

(라비린토스-) 드디어 심판의 시간

(라비린토스-) 당신들의 이야길 들려줄게

(라비린토스-) 당신을 초대할 거야-

오늘 밤,

[레이몬드]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

[뉴먼]

"'당신의 죄악이 주인공인…'"

[베스]

"'추리소설을 발표하기 위해…'"

[아치볼드]

"'붉은 홍차의 향연이 펼쳐질…'"

[폴]

"'티타임에 초대합니다-.'"

[레이몬드]

오늘 밤, 당신을-

M17. 네 안의 독 | 로이

[로이]

피 흘리는 너 더 이상 볼 수 없어

너의 눈물이 피가 되어 내 찻잔에 흘러

소리 없는 비명 이젠 참지 않아

너의 분노가 울음이 되어 이 미궁을 채워

파헤치는 것

더 이상 의미 없어

단죄하는 것

이젠 필요 없어

이제 숨지 마

아프게 울지 마

나와 복수를 꿈꿔

모든 게 변할 거야

"당신이 원래 쓰고 싶었던 건 처절하고 잔혹한 복수극이었잖아.

네가 쓸 수 없다면, 내가 쓸게."


분노로 쓴다 어둠을 쓴다

공포로 새긴다 암흑을 새긴다

어둠 속에서 웃을 수 있게

고통받는 자의 천국은 아마 암흑일 거야

모든 증오를 덮어 주니까

더 깊은 곳으로 내 어둠 속으로

순수한 암흑이 널 안아주도록

이제 내가 이제 내가 다-

"끝내줄게."

M18. 낡은 악몽 | 레이몬드, 아가사, 사람들

[레이몬드]

"〈미궁 속의 티타임〉 서문, 이 소설은 1926년 12월 3일 실종된 아가사 크리스티를 찾기 위해 레이몬드 애쉬튼이 완성한 이야기이다."

"여러분은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모두 마음속에 아가사를 향한 어떤 동기를 갖고 있지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해요."

소년은 열쇠 구멍 속을 보네

어둠의 집사가 여는 티타임

핏빛 홍차 새하얀 얼굴들

울고 또 웃는 사람들

"그녀는 대위님을 의지하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그녀를 버리려 했죠!"


[아가사]

내 맘 알아줘 날 이해해 줘

당신의 사랑을 원해요

[아치볼드]

"널 보기만 해도 난 숨이 막혀"

사라져, 널 벗어나고 싶어

[레이몬드]

"조각상 자작극을 벌인 건 대위님이죠.

그리고 그 일을 함께 꾸민 건 바로 베스!"

[아가사]

나를 숨겨 줘 날 보호해 줘

엄마같이 날 안아줘

[베스]

"당신이 내 딸은 아니잖아"

내 작은 나비, 내 딸을 위해

[레이몬드]

"대위님과 사랑에 빠진 당신 딸을 보호하려고.

그리고 폴! 당신은 이 일로 베스를 협박해 아가사의 사생활을 캐냈어!"

[아가사]

나를 놓아줘 날 내버려 둬

나 혼자 있고 싶어

[폴]

"난 너의 모든 걸 알고 있어"

넌 이제 다 끝났어-

[레이몬드]

"당신은 작품에 대한 악평만 쏟아냈죠.

그리고 뉴먼! 당신은 그녀를 이용하고 버리려 했어!"

[아가사]

날 이해해 줘 내 얘길 들어 줘

시간이 필요해

[뉴먼]

"너 같은 작가는 널려있어"

이제 넌 필요 없어

[레이몬드]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봐 다 같이 그녀를 궁지로 몰았죠!

그 더러운 관계를 그녀도 알았어!"

그녀가 마주친 악마의 얼굴들을 만나지

"당신들은 영원히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죠?"

그날 밤- 그녀를 압박했어

그날 밤- 그녀를 죽이려 했어

그날 밤- 당신들 모두가 다 범인이야-

[아치볼드]

"당신들?"

[베스]

"'우리' 겠죠."

[뉴먼]

"경솔하군, 꼬마."

[레이몬드]

"무슨 말이야."

[폴]

"꼬마 탐정. 수수께끼를 끝까지 풀어야지.

왜 나는 편집장과 결탁했을까?

난 말이야, 아가사를 뛰어넘는 추리소설 작가가 되고 싶었어.

그녀를 무너뜨리려고 사생활도 캐봤지만 결국 '기발한 트릭들'이 필요하더군.

편집장의 눈에 들고, 먼저 출간해서 뒤통수를 칠 아이디어들!

네 덕분에 손에 넣었어."

[레이몬드]

"뭐?"

[폴]

"내가 아무리 협박해도 그녀는 한번도 내게 아이디어를 넘긴 적이 없어.

대신 믿을 만한 정보원이 있었지.

조금 띄워 주니까 공명심에 우쭐대면서 모든 걸 술술 풀어놓은,

그녀의 친구이자 내 펜팔 친구 R,

레이몬드 애쉬튼! 나야, 알아보겠어?

너의 친애하는 N, 폴 뉴트란. 편지 고마웠다."

[뉴먼]

"너도 공범이었네, 꼬마 탐정."

[레이몬드]

"무슨 말 하는 거야!"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그녀가 나간 건 너 때문이야

[레이먼드]

가까이 오지 마!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그녀가 나간 건 너 때문이야

[레이먼드]

내가 그런 게 아니야!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그녀가 나간 건 너 때문이야

[레이먼드]

난 아니에요! 아니야!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그녀가 나간 건 너 때문이야

[아가사]

"그만해!"

[아치볼드]

"내가 얼마나 숨 막혔는지 넌 모를 거야."

[뉴먼]

"네까짓 게 감히 날 거역해? 주제를 알아야지."

[베스]

"아가씨, 아가씨도 이해하시죠? 딸이 있으니까!"

[폴]

"정의? 고고한 척하지 마! 넌 위선 덩어리야!"

[아치볼드]

"난 피해자야. 너 같은 여자랑 사는 거 끔찍해."

[뉴먼]

"넌 나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야! 소모품이라고!"

[베스]

"난 내 딸을 지킬 거예요. 영원히.."

[폴]

"속으로 완전 곪아 터졌지."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네 안에 숨겨진 가면을 벗어!

[아가사]

“난 최선을 다 했어!”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네 안에 숨겨진 가면을 벗어!

[아가사]

“당신들은 날 몰라!”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저 깊은 어둠에 사라져버려

[아가사]

“난…”

[뉴먼/아치볼드/베스/폴/낸시]

저 깊은 어둠에 사라져버려


[아가사]

“난...!”

[낸시]

"넌! 작가로도 여자로도 완전히 실패했어!"

M19. 널 죽이고 싶어 | 아가사, 로이, 레이몬드

[로이/아가사]

네 안에도 있었어 / 내 안에도 있었어

얇은 웃음을 걷어내면 / 얇은 웃음을 걷어내면

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 소용돌이치는

검은 어둠

네 안에서 소리쳐 / 내 안에서 소리쳐

이런 내 모습 꺼내 달라 / 이런 내 모습 꺼내 달라

그 안에서 울부짖어대는 / 울부짖어대는

검은 괴물

널 쫓아갈 거야 널 따라갈 거야

후회할 시간도 동정도 내겐 없어

[레이몬드]

내가 그녀를 사라지게 했어

내가 그녀를 죽게 했어

모든 게 나 때문이야


[레이몬드/아가사/로이]

내가 / 널 죽이고 싶어 / 네 자신을 봐

죽게 했어 / 네 안의 괴물이 / 감추려 해도

내가 / 내게 무릎 꿇고 / 숨길 수 없는

괴물이야 / 쓰러지는 순간까지 / 너는 괴물

내가 / 널 죽이고 싶어 / 네 자신을 봐

죽게 했어 / 네 안의 괴물이 / 감추려 해도

내가 / 너를 잡아먹고 / 숨길 수 없는

괴물이야 / 웃음 짓는 순간까지 / 너는 괴물

난- / 난- / 네 자신을 봐

난- / 난- / 감추려 해도

난- / 난- / 숨길 수 없는

죽여버릴 거야

사라지지 않는 괴물이야

M20. 독 vari. | 로이, 레이몬드, 아가사, 목소리들

[레이몬드]

"아가사!

이건 아가사의 타이프.

그리고… 〈미궁 속의 티타임〉

진짜 원고야!"


[로이]

사람들은 독을 원해

처음에는 아주 약한 독

마음속에 독을 품지

나중에는 치명적인 독

[로이/코러스]

너흰 나를 짓밟았잖아

그 악마 같은 입술 (설탕처럼 하얗지만)

나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지 (몸속에 쌓이면)

(새파랗게 변하는 독, 비소!)

난 너에게 버려졌어

그 차가웠던 손길 (금속의 맛이지만)

나도 당신을 버릴 거야 (조금씩 투여하면)

(춥고 숨 막히는 독, 안티몬!)

난 당신만을 믿었어

그 식어버린 눈동자 (물과 비슷하지만)

이제 영원히 날 떠나줘 (감기처럼 앓다가)

(머리털이 빠지는 독, 탈륨!)

[로이]

"꼬마 탐정...?"

얼굴은 검붉게 변하고

입은 바깥쪽으로 돌아가

온몸이 활처럼 휘어지지

천재 작가, 멋진 탐정

너만의 이야기를 해봐-

천재 작가, 멋진 탐정

너만의 이야기를-!

[레이몬드]

"안 돼---! 아가사--!"

[레이몬드/아가사]

난 아니야 / 난 널 몰라

너무 아파- / 널 영원히!

난 아무것도 몰라 / 지울 거야 죽일 거야!

난 당신이 / 네가 누군지

누구인지 / 내가 누군지

내가 누군지도 몰라 / 몰라-

AH---------- / AH-

M21. 작은 괴물 | 레이몬드

숨어야 해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어야 해

지워야 해 아무도 모르게

모두 지워야 해

반은 사람 반은 짐승 나는 누구일까

밖은 지옥 여긴 나만의 미궁

절대 나가지 않아

절대 나가지 않아

넌 울고 있어

영원히 잊으려고

지울 수 없어도

지워야 했던 기억

넌 울부짖어

자신을 꺼내달라고

메아리쳐오는 비명 비명

레이몬드 글을 써

레이몬드 글을 써

어떤 글? 나도 몰라

레이몬드, 글을 써

레이몬드, 글을 써

난 글을 쓰면 안 돼- 안 돼-

깊은 울음 깊은 어둠

그 속에서 글을 쓰네

나의 눈물 나의 분노

그 속에 묻혀 있던

괴물 같은 기억

괴물 같은 나-

M22. 악몽의 끝(핏빛 홍차 vari) | 로이, 아가사

[아가사]

"날 평생 괴롭혀온 괴물!"

[로이]

"그래, 미궁 속에 가둬 둔 너의 살의, 괴물. 나야."


[아가사]

소름끼치는 미소

온몸을 꿰뚫는 눈길

차갑게 식은 그 손길

나에게 다가오네

[로이]

날 보고 웃어 줘

내 손을 잡아 줘

한 번만 내게 미소를 줘

그리워했어

안아 줘 아가사

날 봐줘 아가사

너의 뒤에 숨어

평생 너를 그리워했어

너의 미소를 보고 싶어

한발 한발 다가서면

미소는 사라지고

나에게 넌 비명을 질렀지

아-

날 보고 웃어 줘

오랫동안 기다렸어

한발 다가설 때마다

쓸쓸히 사라져간 미소

내 손을 잡아 줘

차갑게 식어간 나

손을 내밀 때마다

저 멀리 사라져간 손길

네 안에 숨겨진

네 안에 가둬 둔

날 봐-

"너, 그날 밤, 사실은 전부 다 죽이고 싶었잖아.

살의에 휩싸여 휘갈겨 썼던 너의 계획처럼...

〈미궁 속의 티타임〉. 난 그게 유작이 되는 게 싫어."

[아가사]

"우리 다시 파티를 하자."

[로이]

네 자신을 터뜨려 ("그래 난 다 죽이고 싶었어.")

더 이상 숨기지 마 ("난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야!")

핏빛 홍차의 향연 ("당신들이 원하는 걸 써주지.")

처절한 끝 향해

[아가사]

"오래 기다렸죠? 홍차가 다 우러났네요."

[로이/아가사/목소리들]

숨겨진 진실 / "아치. 차 한잔해요."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중심을 향해 가다보면)

숨겨진 비명 / "뉴먼. 소설은 곧 완성될 거예요."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어둠을 따라 걷다보면)

네 피를 마셔 / "폴. 우리 할 얘기가 많죠."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중심을 향해 가다보면)


죽음의 춤을 춰 / "내가 제일 사랑하는 베스-"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어둠을 따라 걷다보면)

M23. 널 죽이고 싶어 vari. | 아가사, 로이

[아가사]

너는 날 살게 했어

영혼을 춤추게 하고

뜨거운 숨 쉬게 하던

검은 괴물

[로이]

나는 떠나지 않아

영원히 네 곁에 있어

언제나 널 기다리는

너의 어둠

[아가사]

널 벗어날 거야

[로이]

널 쫓아갈 거야

[아가사]

더 이상 너에게 먹히지 않을 거야

[아가사]

난 널 죽일거야

난 널 죽일거야

내 안의 괴물이

쓰러지는 순간까지


[로이]

난 널 사랑해

난 네 안에 있어

영원히 널 기다려

깊은 미궁 속에 숨어

[아가사/로이]

(난 널-) 난 널 벗어날 거야

(쫓아갈 거야)

(난 널-) 난 널 없애 버릴 거야

(떠나지 않아)

난 널 사랑해

난 널 죽여버릴 거야

난 네 안에 있어

영원히 영원히

[아가사]

난 널

[로이]

난 널

[아가사]

"사라져 줘! 제발…"

[로이]

"아가사, 좀 더 웃어줘."

"날 잊지 마."

M24. 붉은 실 | 아가사

[아가사]

세상 모든 사람들은 아슬아슬한

균형의 끝에 서있어

그것은 아름답지만

처절한 고통을 느끼게 해

그래서 난 냉정하게

웃지 않는 모습으로

살인에 대해 쓰고 있다

이 순간

하지만 보이니?

내 이야기가 세상에 달려 나가고

세상을 껴안고

만지고 키스하는 거란다

캄캄한 어둠이라도

깊은 미궁이라도

어둠이 삼키지 않도록

너의 이야기를 써라-

"알겠니? 넌 최고의 탐정이었잖아.

이제 내가 너의 붉은 실이 되어주마."

[레이몬드]

"붉은 실… 고마워요, 아가사 크리스티.

그리고 미안했어요. 이젠 나의 이야기를 쓸 겁니다."

"그런데, 혹시... 그를 다시 만난 적은 없나요?"

[아가사]

"레이몬드.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거대한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단다-"


M0. Curtian Call | 아가사, 로이, 레이몬드, 사람들

[아가사]

여긴 내 꿈속이잖아

[아가사/로이/레이몬드]

이제 / 다시는 / 다시는

난 떠날래 / 아프지 않게 당신을 / 당신이

(가면 속에 숨긴 마음)

제일 편한 곳은 꿈 / 지켜줄게 / 울지 않도록

아니면 죽음 / 내가 / 내가 찾을 거야

(가면 속에 숨긴 상처)

다시는 / 다시는 / 다시는

내 이야기 / 아프지 않게 / 당신이

듣지 못하게 / 당신을 / 울지 않도록

(가면 속에 숨긴 마음)

굿바이 키스를

(AH- AH- AH- AH- AH-)

굿바이 키스를

(AH- AH- AH- AH- AH-)

보낼게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난 이제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떠날게

(그 끝에 도사리는 한 마리의 괴물을)

떠날게

(만나지)

떠나줄게 / 구할거야 / 깨울거야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하나의 입구 그리고 출구)

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