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결말을 위한 유일한 방법
W.해초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반드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타이만(KPC + PC, 1:1)
2020, 현대. 1920년 이후 원하는 시대로 개변 가능.
비밀요원 액션물 모험 활극, 러브 코미디
ORPG 기준 5~7시간 / RP량에 따라 상이
추천 기능
필수 - 관찰력, 사격
추천 - 듣기, 은밀행동, 응급처치
제작자 정보
W. 해초 (@ParaegimTR)
디자인 정석 (@jungsuknim)
이메레스 제작 청귤(@IMPRINCESSGOM)
당신은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음지에서 암약하는 비밀 조직의 요원입니다.
이번 임무는 세계를 멸망으로 몰아넣으려는 조직으로부터 주요 인물을 경호하는 것.
... 이었을 텐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악당들이 타깃으로 삼은 사람은 다름아닌 당신입니다!
게다가, 홀로그램 계기판에는 새로운 알림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원 █████, 임무가 변경되었습니다.」
「이번 임무는, 세계 멸망을 막는 것입니다.」
「남은 시간은 3일.」
... 겸사겸사, 스스로의 목숨도 구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주의사항
장르는 ‘요원 액션물 모험 활극... 러브 코미디’지만, 마냥 가벼운 내용은 아닙니다. 단순 개그물이나 힐링물과는 거리가 멉니다.
보통 크툴루의 부름처럼 플레이해도 되지만, 펄프 크툴루 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배경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사교도, 알려지지 않은 악당 조직, 음모론에나 등장할 법한 여러 가지 악의 세력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B급 요원물 느낌의 현대 지구입니다.
악당이 있으면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정의의 단체도 있는 법, PC는 바로 그 음지 단체의 비밀 요원입니다.
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국지적·세계적 위협으로부터 일상을 수호하기 위한 임무에 여러 차례 투입되었습니다.
본부
PC가 소속되어 있는, 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단체입니다. FBI, CIA, 인터폴, 그 밖에 온갖 국가의 정보 조직과 연계하기도 합니다. 단체의 보스가 누구인지, 얼마나 거대한 조직인지, 누가 창립한 조직인지 이런 정보들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비밀 조직이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스콜피온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를 몇 번이나 멸망시킬 뻔한 사악한 악당 조직입니다. 온갖 히어로, 혹은 스파이물 영화에 나오는 음모론적 집합체와 흡사한 곳입니다. 조직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검은 전갈을 조직의 마크로 삼고 있습니다.
PC
당신은 본부의 베테랑 정예 요원입니다. 수없이 많은 위기에서 세계를 구해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반드시…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와 달리 현실에서는 악의 세력이 조금 더 치밀하고 비열하고 강했습니다. '본부'에는 수 년 전부터 조금씩 '스콜피온'의 스파이들이 숨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스콜피온의 이번 세계 멸망 계획은 막대한 양의 반물질 덩어리를 세계 곳곳에 생성하여 스콜피온에 대항하는 세력을 통째로 날려 버릴 어마어마한 폭발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본부의 핵심 전력들을 차지한 스콜피온은 이번 계획에 조직의 사활을 걸었습니다.
스콜피온을 저지하려는 세력들을 단번에 날려버릴 만큼의 반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물질 생성에 핵심적인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 '핵심적 재료'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차원의 물질인 '크로미스의 루비'를 의미합니다. '크로미스의 루비'는 1891년, 헝가리에 추락한 UFO 안에서 발견된 외계의 물질입니다. 스콜피온이 소유한 반물질 생성기를 이용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반물질을 생성해 낼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진 물건으로 새끼손톱 절반만한 붉은 보석의 형태입니다.
'스콜피온'에게 본부가 잠식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본부의 몇몇 간부들은 스콜피온이 노리는 '크로미스의 루비'를 먼저 손에 넣어 폐기하기 위해, 유능하면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요원인 탐사자를 비밀리에 파견합니다. 본부의 연락을 받은 헝가리의 외교관 역시, '크로미스의 루비'를 전달하기 위해 탐사자와의 면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스콜피온이 꾸며낸 계략에 의해 탐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스콜피온의 요원들이 외교관을 납치합니다. 외교관은 마지막 기지를 써서, '크로미스의 루비'를 탐사자의 샴페인 잔 안에 숨겼습니다. 그러나 탐사자는 그것을 모른 상태로 루비와 함께 샴페인을 마셔 버리고 맙니다.
스콜피온 측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끌고 간 외교관에게 하루 반나절이나 고문과 정신 세뇌를 가한 뒤의 일입니다.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크로미스의 루비'의 특성 때문에, 그들의 목적은 이제 루비가 아니라 탐사자 그 자체로 변했습니다. 살아있는, 온전한 상태의 탐사자 말입니다.
한편, 뒤늦게 탐사자가 크로미스의 루비를 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본부'측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로미스의 루비’는 인체에 흡수되면 그 순간부터 불안정 활성 상태로 변화하며, 응축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은 채 사흘이 지나면 지구를 날려버릴 무시무시한 폭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요원 한 명의 목숨과 세계의 존망 사이에서 본부가 내릴 결정은 당연하고, 단호하게도 후자를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본부 측으로부터 KPC가 파견됩니다. 탐사자를 죽이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죠. 파릇파릇한 신참이지만, 실력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KPC는 본부의 지휘부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KPC가 요원이 된 건, 탐사자를 동경했기 때문이니까요!
세계도 지키고, 동경하는 선배도 지킬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상부의 성화는 모른 척하면 그만입니다.
소중한 사람과 멸망하려는 세계 사이에서 한 가지만 고를 수 있다면?
글쎄요, 확실한 건, 한 사람의 희생으로 존속되는 세계가 올바른 결말에 도달할 수 있을 리 없다는 것입니다.
“... 요원, 들립니까? 요원?”
지직거리던 노이즈가 가라앉습니다.
분명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내뱉는 단어들이 당신의 귀에 직접 날아와 꽂힙니다.
비밀 요원들이 사용하는 초소형 무전기를 통한 본부의 연락입니다.
경계를 늦추어선 안 될 순간에, 그만 깜빡 딴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멋쩍게 자세를 바로잡는 그 순간에도, 귓가에는 본부에서 보내는 안내 음성이 선명합니다. 당신의 옷깃에 부착된 무선 통신 장비 덕분입니다. 비밀 요원의 비밀 병기들 중 하나죠.
“3시 방향, 약 8미터 전방을 주시하십시오. 목표물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카터, 자국에서 동맹국으로 파견한 외교관이자 오늘의 경호 대상입니다.”
불그스레한 조명과 금빛 장식으로 사치스럽게 꾸며진 회원제 클럽의 프라이빗 룸 안쪽,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든 곳에는 고급스러운 양복을 빼입은 중년의 남성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리 주어진 정보에 의하면 그가 바로 이번 임무의 경호 대상, 동맹국의 비밀 외교관임이 틀림없습니다. 상대에게도 탐사자에 대한 정보가 미리 전달되었는지, 상대방은 탐사자를 바로 알아봅니다.
“(탐사자) 요원이십니까?”
지척까지 다가온 그가 작은 소리로 그렇게 묻습니다.
탐사자가 신분증을 보여주거나, 그렇다고 대답하면 외교관은 안심한 듯한 얼굴로 탐사자의 맞은편에 앉습니다.
두 사람의 사이에는 비싼 샴페인과 고급스러운 안줏거리가 차려져 있지만, 둘 중 누구도 음식이나 술에 쉽사리 손대지 않습니다.
귓가에 다시 지지직, 하는 통신 노이즈가 낍니다. 통신 보안이 철저한 룸 안이어서, 전파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령을 안내하는 목소리가 침착하게 할일을 안내합니다.
“지금 미션 스팟으로 요인 경호를 위한 이송 차량을 보내고 있으니, 20분 정도 시간을 끌면서 주변을 경계하십시오.”
경호 임무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만,
바로 이런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탐사자는 그간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는 장소로 이동한 뒤에는 중화기로 무장한 정규 요원들이 대거 투입될 터이므로, 비밀 경호 담당 한 명만이 자리를 지키는 이런 순간이야 말로 ‘악당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무사히 경호 대상과 접촉했다는 사실에 안심할 겨를도 없이 클럽 입구에서 소란이 입니다.
누군가 총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호 대상인 외교관은 다소 불안한 듯이 탐사자에게, 무슨 일인지 알아봐 달라고 요청합니다.
클럽 입구로 나오면 탐사자를 기다리는 것은 스콜피온에 소속된 악의 졸개 세 명입니다. KP는 탐사자가 통신 지령에 따라 악의 졸개들의 위치를 전달받으며, 프로페셔널한 ‘요원’ 다운 몸놀림으로 악의 졸개들을 쉽게 물리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일반적인 COC의 전투 룰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보너스 주사위를 팍 팍 줘서 탐사자가 극적이고 멋진 전투 장면을 연출하게 하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한 번에 졸개 세 명이 모조리 쓰러지게 해도 되고, 한두 명쯤 물리치고 나면 졸개들이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게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악의 졸개가 하는 공격은 무조건 전광석화같은 탐사자의 몸놀림에 의해 무력화되고, 빗나갑니다. 멋진 연출을 위해 아주 살짝 코트깃이나 머리카락을 스쳐서, 아슬아슬한 순간을 만드는 것은 괜찮습니다. |
탐사자가 클럽 입구에서 멋진 비밀요원 액션을 펼치는 동안에, 클럽 안에서는 ‘스콜피온’에 의한 공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진짜 경호 대상인 외교관은 납치되면서, 마지막 기지를 이용하여 탐사자의 샴페인 잔 안에 ‘크로미스의 루비’를 숨깁니다. 탐사자가 돌아왔을 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외교관은 변장술을 통해 변장한 ‘스콜피온’의 가짜입니다. 하지만 탐사자는 그 사실을 까맣게 모릅니다.
탐사자는 적의 방해 공작을 처리하고, 프라이빗 룸으로 돌아옵니다.
내부는 더운 편이어서, 현란하게 몸을 움직이고 났더니 목이 마릅니다. 탐사자는 자리에 있던 차가운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십니다.
그 직후, 재차 노이즈와 함께 안내 음성이 들려옵니다.
“차량 이동 완료. 요인 이동 바랍니다.”
탐사자와 외교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본부(사실은 스콜피온)’가 준비한 차량으로 향합니다.
차 문이 닫히는 것과 함께, 차가 출발하면 도착할 때까지는 안전하리라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운전 담당이 악셀을 밟으면, 리무진 차량이 부드럽게 앞으로 미끄러집니다.
“선...! … ... 요!”
탐사자는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여기는 본부에서 배정해준 호텔 방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텅 빈 와인 병이 하나 있습니다.
탐사자는 침대 위에 가운 차림으로 널브러져 있고요.
대충 무슨 상황인지 짐작이 갑니다.
성공적인 경호 임무 이후, 호텔 방으로 돌아와서 한 잔 하고 잠들어 버린 거겠죠.
협탁의 디지털 시계를 확인하면 지금 시간은 불과 새벽 여섯 시 안팎입니다.
오늘은 분명 비번이었을 텐데, 왜 이렇게 일찍 깨 버린 걸까요?
탐사자가 덮었던 이불을 손에 든 채 어둠 속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는 사람은… KPC입니다.
분명 이전에 몇 번 간단한 임무를 같이 한 적이 있는… 말하자면 ‘본부’의 또다른 요원, 직장 후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KPC가 여기에?
그는 삑 삑 알림음이 울리는 단말기의 홀로그램 계기판을 켜서 당신에게 들이댑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구요. 중요한 지령이 내려왔단 말이에요. 저하고, 선배한테.”
휴일이라고 탐사자가 항변하면, KPC가 미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단말기를 탐사자의 얼굴에 마구 꾹꾹 눌러 댑니다. 내용을 확인하면, 탐사자도 그냥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을 수만은 없을 겁니다.
핸드아웃 - [세계멸망을 막아라] 공개.
|
핸드아웃을 확인한 탐사자는 SAN 체크 0/-1.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엄습합니다. 중요 임무를 성공한 지 하루만에, 이런 중차대한 세계의 위기 앞에 놓이게 될 줄이야.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휴일 반납 조치도 이해가 갑니다.
KPC는 이상할 정도로 탐사자를 독촉하면서, 서둘러 외출 채비를 하게 만듭니다. (본래는 KPC와 함께 돌입하게 되어 있었던 특수 부대의 전투 인원들이 곧 탐사자를 죽이러 들이닥칠 예정입니다. KPC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건강] 판정.
탐사자가 자초지종이나 자세한 임무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전에, KPC는 탐사자를 데리고 호텔방에서 나갑니다.
호텔 뒤편에는 KPC가 임시 주차해 놓은 임무용 특수 차량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를 빠져나갑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외곽까지는 차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설정입니다. 드라이브와 함께 RP를 즐겨 주세요.
드라이브 중간에 KPC의 단말기로 전화가 옵니다.
“(KPC) 요원, (탐사자) 요원과 지금 함께 있는 건가? 동행하기로 했던 대원들로부터 연락이 왔었는데.”
“아, 그럼요. 지금 같이 있습니다.”
“이동중인 모양이군. 세계의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니, 실수하지 않도록 하게. 너무 오래 걸려서도 안 돼.”
“물론입니다. 저만 믿고 계세요.”
KPC는 적당히 대꾸하고, 통화는 오래 이어지지 않고 끊어집니다.
직후, KPC는 일부러 단말기의 알림음을 꺼 버립니다. 대신 탐사자에게, “음악 들을래요?” 하고 묻습니다. 일부러 쾌활하게 굴려는 듯한 태도입니다.
시끄러운 음악을 재생한 채로, 새카만 임무용 특별 개조 차량이 매끄럽게 도시를 빠져나옵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놓인 하이웨이, KPC는 따라오는 차량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차를 몰아 숲으로 들어갑니다. 이상할 정도로 꼼꼼하게 미행이 붙지 않은 것을 확인합니다.
그런 뒤에야 차를 세우고, KPC는 차량 뒷좌석에서 클리어파일 한 권을 꺼내 탐사자에게 내밉니다.
안에는 총 조사 지점인 반물질 연구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쓰여 있습니다.
“통화 내용은 다 들었죠? 우리, 별로 시간이 없어서요. 서두르지 않으면 안 돼요.”
‘본부’의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홀로그램 패널이 허공에 떠오릅니다.
신참 주제에, KPC는 제법 원숙한 비밀 요원이라도 된 것처럼 탐사자를 향해 설명을 시작합니다.
핸드아웃 - [반물질 폭탄] 공개
|
핸드아웃 - [본부의 이상 상황] 공개
|
KPC는 신참이었던 자기가 이제 신뢰받는 요원이 되었다며 약간 으스댑니다.
이어, 당장 출발해야 할 장소를 안내합니다. 그 장소는 바로 약간 떨어진 A도시에 위치한 <반물질 연구소> 입니다.
탐사자가 정보를 모두 확인했다면, KPC는 시간을 질질 끌지 않고 바로 출발합니다. 연구소에 가면, 반물질 폭탄을 무력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면서요.
출발한 도시에서 차를 달려 A시에 도착한 것은 한 나절이 꼬박 지나간 뒤입니다.
이 나라는 쓸데없이 땅덩어리가 커서 도시간 이동에 오래 걸린다니까요.
‘차라리 다른 이동 수단을 강구하는 게 낫지 않았겠느냐’고 핀잔을 주면, KPC는 차량 이동을 고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이유는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A시는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커다란 항구도시입니다. 바닷가로 가면, 해일을 막기 위해 높게 쌓인 테트라포트와 항만으로 출입하는 거대한 무역선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반물질 연구소는 A시의 외곽, 지대가 높은 연구 시설 밀집 단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연구소로 40여 층에 달하는 고층 건물입니다. 연구소 앞에 차가 도착하면 A시의 시내 중심가와 항구를 낀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서 풍경이 멋집니다.
반물질 연구소는 국가 시설이므로, 비밀 요원인 KPC와 탐사자는 신분을 밝히고 협조를 구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면, 두 사람은 내부로 안내받습니다.
KPC와 탐사자를 안으로 안내해주는 사람은 스콜피온의 조직원이 아니라 진짜 연구원입니다. KPC는 탐사자에게 기밀 유지를 위한 가짜 대본을 단말기를 통해 전달합니다.
핸드아웃 - [가짜 협조 대본] 공개.
|
사이좋게 말을 맞춰서, 정보를 빼내기 위한 연기를 합니다.
[말재주], [설득], [연기], [매혹], [위협] 등 대인 기능 판정.
대인 기능 판정 이후 두 사람은 연구원의 안내에 의해 반물질 연구소의 내부 연구실(27층)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부 연구실은 온통 새하얀 벽면에, 용도를 알 수 없는 비싸 보이는 실험 장비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 사이를, 백의를 입은 연구원들이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관찰력] 판정
내부 연구실을 둘러보던 도중, 순찰을 돌러 온 보안 요원과 맞닥뜨립니다. (혹은 위의 대인 기능 판정 실패시, 연구원이 호출한 보안 요원들이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고 몰려옵니다. 이 경우는 보안 요원의 수가 세 명으로 늘어납니다.)
보안 요원이 ‘상부’로부터의 협조 및 방문 확인을 시도합니다. 이 연구소는 스콜피온의 손아귀에 이미 들어간 뒤이므로, 스콜피온 측에서 KPC와 탐사자의 방문을 확인하면 즉각 공격을 개시해 옵니다.
보안 요원들은 두 사람이 ‘상부’의 승인 없이 침입했다고 간주하고, 즉각 허리에 찼던 권총을 뽑아듭니다. KPC가 먼저 복도로 뛰어 나가고, 탐사자도 위험한 물질이 가득한 연구실 안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것이 좋지 않다는 데 동의합니다.
연구실에서 나가기 직전, 탐사자는 (별도의 판정 없이) 연구실에서 제법 중요해 보이는 연구석 책상 위에 놓인 서류뭉치를 발견합니다. 서류 뭉치 위에 찍힌 검은 전갈 표식이 눈에 띕니다. 탐사자가 슬쩍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복도에서의 총격전 정식 전투보다는, 탐사자와 KPC의 멋진 액션 활극을 선보이는 것에 치중한 장면입니다. 펄프 룰을 사용하건, 일반 COC의 전투 룰을 사용하건 중요한 것은 탐사자가 멋지게 이기는 것입니다. 0. 인트로에서의 액션 장면과 마찬가지로, 탐사자에게 RP을 요청한 다음 RP 내용에 따라 보너스 주사위를 아낌없이 줍니다. 적의 보안 요원들은 탐사자에게 절대로 중상을 입힐 수 없습니다. 반면, 탐사자의 공격에는 스치기만 해도 적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갑니다. |
보안 요원들을 상대하고 있으면, 총성을 들은 스콜피온의 정식 전투부대가 개미떼처럼 아래에서부터 쏟아져 들어옵니다. KPC와 탐사자는 우선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려갔다가, 엘리베이터에서도 라이플과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적의 전투부대를 마주치고는 서둘러 계단으로 향합니다.
위로, 위로, 27층의 내부 연구실에서 두 사람은 계단을 이용해 계속해서 위로 올라갑니다. 철제로 된 옥상 문 앞에서,
[민첩] 판정.
연구소에 방문한 목적은 바로 이 자유낙하 이벤트입니다. 최대한 두근두근하게, 히어로 코믹스의 로맨스 신처럼 연출해 주세요.
40층 고층 건물의 상공, 옥상입니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고, 엄폐물이라곤 두 사람의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크기의 커다란 환기구 하나뿐입니다.
엄폐물을 사이에 두고, 총성이 오갑니다. 두어 발 정도는 탐사자와 KPC의 발치에 맞고 튕겨나갑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조직에서 파견한, 무장 부대와의 간격은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문득, KPC가 탐사자를 돌아봅니다.
“선배. 나 믿죠?”
칼 같은 바람이 뺨을 따갑게 스칩니다. 두 사람 사이에 긴장 어린 시선이 오갑니다.
엄폐물인 대형 환기구와 건물 옥상 난간 사이엔 빠듯하게 숨을 공간밖에 없습니다.
달아날 곳이라곤 허공뿐입니다. … 허공?
탐사자가 KPC에게 뭐라고 대답했건, KPC는 탐사자에게 길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그는 탐사자를 강하게 끌어안고, 지척까지 쫓아온 적들과 쏟아지는 포탄을 피해 허공으로 몸을 던집니다.
미친 놈, 여긴 40층 고층 건물 위라고요!
쐐애액… 바람을 가르고, 수트 자락 펄럭이는 소리가 귀를 찢을 것처럼 매섭게 들려 옵니다.
KPC에게는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걸까요? 날개가 있어서 날아갈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긴장과 스릴감으로 세차게 울리는 심장과, 꽉 끌어안은 임시 파트너의 체온만이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게 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비현실 같아요. 허공에 부유하는 몸의 중량감까지도 말이죠.
아래의 주차장에는, 탐사자와 KPC가 타고 온 차량의 모습이 보입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곧 충돌할 것만 같습니다. 눈을 꽉 감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KPC가 손에 쥔 무언가의 버튼을 누릅니다.
우리의… ‘비밀 임무’를 위해 ‘특별 개조된 특수 차량’에서부터, 추락 사고를 대비해 만들어진 대형 에어쿠션이 펑 소리와 함께 솟아오릅니다.
두 사람의 몸은 그 위로 떨어집니다.
이럴 줄 알았어요! 다 계획이 있을 줄 알았다니까요!
두 사람은 차에 시동을 걸고, 유유히 연구소를 빠져나갑니다.
한참이나 뒤늦게 군용 차량에 탑승한 채 뒤쫓는 악의 조무래기들 따윈 신경쓸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미 상당히 거리가 벌어졌거든요.
차에 올라타면, 이제 연구소의 내부 연구실에서 몰래 슬쩍해 온 자료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 - [크로미스의 루비] 공개.
|
‘지구의 절반을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 이라는 대목에, 탐사자 SAN 체크. 1/-1D2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서둘러 A시에서 빠져나가, 해가 완전히 지고도 한참을 더 달립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야 주유를 겸해서, 인근 도시의 작은 호텔에 숙박할 수 있습니다.
남는 방은 하나뿐이지만, 충분합니다. 간단한 식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가 2인용 하나 뿐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적당히 RP해 주세요! 딱 붙어 자도 괜찮고, 둘 중 한 사람이 소파에서 자겠다고 일어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른 아침, 탐사자는 누군가와 통화하는 KPC의 목소리 때문에 깨어납니다.
[듣기] 판정.
탐사자가 KPC에게 다가가 아침 인사라도 건네면, 혹은 탐사자의 인기척을 듣는 것만으로도 KPC는 이상하게 당황하며 서둘러 전화 통화를 끊습니다.
누구와의 통화냐고 질문하면, ‘상부’라고 대답합니다. 자세한 통화 내용은 기밀이라서 알려줄 수 없다고 하네요.
상부에 확인한 결과, <반물질 연구소>는 이미 스콜피온의 손아귀에 넘어간 뒤인 것이 확실합니다. 이건 심각한 일이에요.
세상을 위협할 사악한 신무기에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다니, 하지만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스콜피온은 아직 반물질 폭탄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료인 ‘크로미스의 루비’를 손에 넣지 못한 게 분명하니까요.
KPC와 탐사자의 계획은 동맹국의 외교관저에 방문해서, 그 ‘크로미스의 루비’가 아직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탐사자는 자신이 루비를 삼켰다는 걸 모르므로 동의합니다. KPC의 진짜 계획은 외교관저에 접촉해서, 루비의 안전한 비활성화 방법 등이 있는지 조사하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펄프 크툴루’ 룰북의 93페이지, ‘액션!’ 부분을 참고하면 더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을 늘어지게 진행하지 마세요. 빠른 호흡으로, 휙 휙 지나가듯이 진행하는 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복잡한 전투 룰을 다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한두 번 사격이나 회피 롤을 굴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연출해 보세요.
|
해가 뜨자마자, 스콜피온의 추격자들이 호텔을 습격합니다.
바깥에서 총성이 울리고 비명이 울려퍼집니다. 두 사람은 창문을 통해 두 사람이 타고 온 차량이 이미 탈취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둘러 짐을 챙겨서 발코니로 향합니다.
추격자들이 총을 쏴대고 있기 때문에 낡아빠진 나무문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나갈 수는 없습니다. 호텔의 일반 투숙객들이 총에 맞을지도 모르는데, 호텔 복도에서 사상자를 낼 수는 없잖아요!
아래는 수영장입니다. KPC는 먼저 짐을 아래로 던진 뒤, 한 층 아래로 훌쩍 뛰어내립니다.
[민첩] 어려움 판정. 성공하면 후배에게 꼴사납지 않은 모습으로 바닥에 착지할 수 있습니다. ★ 실패하면 등 뒤에서 쏟아지는 총성에 균형을 잃은 탐사자를 KPC가 받아줍니다.
동맹국의 외교관저는 차로 8시간 떨어진 행정도시, B에 있습니다. 하지만 차를 잃었으니, 이젠 다른 교통수단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KPC는 서둘러 택시를 잡고, 급하게 탐사자를 차 안으로 밀어넣습니다. 택시 기사는 두 사람의 뒤를 쫓는 한 무리의 수상한 인물들을 보고 눈이 화등잔만해졌다가도, 요금 네 배를 부르는 KPC의 목소리에 서둘러 악셀을 밟습니다.
쫓기듯 도착한 공항에서 막바지 표를 잡아 타고 도착한 B 도시는 심상찮은 분위기입니다.
행인들 가운데서도, 혹은 공항 직원들 중에서도 탐사자의 얼굴을 힐끔거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해할 사이도 없이, 누군가 탐사자를 향해 손짓하며 비명을 지릅니다.
고개를 들면, 사방의 전광판마다… 속보로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총기 테러의 용의자’로, 경찰이 탐사자를 지목한 겁니다.
핸드아웃 - [용의자?] 공개.
|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입니다! 탐사자는 SAN 체크 0 / -1D2.
바로 그 순간, 다시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탐사자의 인이어로 안내 음성이 들려옵니다.
“요원, 들립니까? (탐사자) 요원.”
“당황하지 말고 들으세요. 아무래도 우리가 그들을 저지하려 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요원의 이동 동선까지 모두 스콜피온 측에 발각된 것 같습니다.”
“발각 루트는 알 수 없어요. 게다가, 스콜피온 측에선 어째서인지 (탐사자) 요원, 당신을 목표물로 삼은 것 같습니다.”
이틀 전의 바로 그 음성입니다. 안내받은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어제 연구소에서의 사건 때문에, 스콜피온에서 작정하고 탐사자를 노리기로 한 것일까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을 텐데요. 이를테면 ‘크로미스의 루비’를 손에 넣는다든가 하는 것 말입니다.
어쩐지 기분이 묘합니다.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놓치고 있습니다. 베테랑 요원으로서의 직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능] 판정
젠장, 어떻게 된 일이건 간에 계속 여기에 서 있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가 급히 전화기를 꺼내 신고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탐사자와 KPC는 서둘러 그 자리를 뜹니다.
동맹국의 외교관저로 향하는 길은 B시의 최고 번화가와 대로를 지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길이 직선 루트, 가장 빠른 길입니다. KPC는 탐사자를 걱정하며, 조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에둘러 가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면, 탐사자의 귓가에서 안내 음성이 탐사자를 독촉합니다.
“요원, 스콜피온의 전투원들이 당신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서둘러 돌입하십시오. 최대한 빨리 외교관저로 돌입하여 루비를 확보하십시오.”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탐사자는 모자를 눌러쓰거나, 후드를 쓰거나, 옷깃을 세우는 등 얼굴을 가릴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은 대낮의 대로변을 빠른 걸음으로 가로지릅니다.
이틀째의 첫 번째 메인 이벤트는 두근두근 벽쿵 이벤트입니다. 아슬아슬한 스릴감을 잘 느낄 수 있게 연출합니다. 중요한 건 이 팽팽한 긴장감입니다.
쇼핑 센터와 ‘만남의 광장’이 있는 분수대, 사람을 가득 태우고 운행하는 에스컬레이터.
삼삼오오 무리지어 쇼핑하는 관광객들, 놀러 나온 어린아이와 젊은 연인, 즐거워 보이는 일반 시민들… 이런 사람들을 악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탐사자와 KPC의 할 일입니다.
어쩐지 목적 의식이 바짝 고취되는 느낌입니다. KPC도 에스컬레이터를 탄 채, 감상에 젖은 눈으로 광장의 풍경을 내려다봅니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또다른 위험 상황이 두 사람에게 닥쳐옵니다.
아까 시민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들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은 수트차림의 두 사람은 누가 봐도 너무 수상합니다. 검문을 피할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요?
목적지가 코앞인데, 여기서 붙잡힐 수는 없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경찰들을 따돌려 보려 하지만, 늦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이쪽을 향해 힐끗거리는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바로 그 순간, KPC가 탐사자를 끌어당깁니다. 대규모 쇼핑 센터가 밀집해 있는 거리의 중간, 가든 카페테라스의 야외 석재 기둥으로 탐사자가 거칠게 밀어붙여집니다.
상황을 인식할 새도 없이, 얼굴이 바짝 다가옵니다…
거의 숨이 뒤섞일 정도의 거리입니다. 코앞에 KPC의 얼굴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몸은 아슬아슬할 정도의 밀착 상태입니다.
KPC는 한 손으로 벽을 짚고, 팔 안에 탐사자를 가둔 채로 키스하는 시늉을 합니다. 그의 어깨너머로, ‘그럼 그렇지’, 하고 데이트하러 나온 커플을 보는 듯 김 샌 표정을 한 경찰이 눈에 띕니다. 아, 이건 수색을 따돌리기 위한 연기로군요.
아슬아슬하게 닿을 것처럼, 정말 키스라도 하는 것처럼 사람을 밀어붙여 놓고도 입술은 닿지 않습니다. 어쩐지 숨이 뜨겁습니다. KPC의 쿵쿵거리는 맥박 소리가 너무 가까워서… 뒤쪽을 힐끗 눈짓한 그가,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됐어요, 간 것 같아요.” 그리고는, 바짝 가까워졌던 거리는 다시 빠르게 벌어집니다.
밀어붙여지느라 약간 구겨진 옷매무새를 정돈할 시간을 줍시다. KPC가 직접 정돈해 줘도 괜찮습니다. 귓가에서 기계음 섞인 음성이 재차 독촉하듯 말합니다.
“(탐사자) 요원, 목적지까지 약 150미터 남았습니다.”
KPC는 자기가 앞장을 섭니다. 그의 지금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관찰력] 판정.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에, 두 사람은 동맹의 외교관저에 도착합니다.
잠깐 살펴본 것만으로도, 평시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경계가 삼엄합니다.
주변에는 보안 요원들과 국제 경찰의 배지를 단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몰래 진입하거나, 내부와 연락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
이러나 저러나 진입할 수 있는 것은 탐사자뿐입니다. KPC는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어 있는 외부 대기실의 발코니 중 한 곳에서 탐사자를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탐사자는 KPC를 남겨 두고, 홀로 외교관저 안으로 진입합니다.
복잡한 면회와 수색 절차 진행 후, 책임 담당자가 탐사자의 요청에 의해 응접실로 들어옵니다.
그는 이틀 전 탐사자에게 경호 임무 내용을 설명해주었던, 아는 얼굴입니다.
책임 담당자는 침울한 얼굴로 이렇게 말합니다.
“(탐사자)요원, 우리는 ‘본부’를 믿고 협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일이 이렇게 잘못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요원이 경호를 맡았던 외교관, 제임스 카터가 중간에 납치되었습니다. 이틀 전, 클럽에서 요청에 의해 소란을 제압하러 자리를 비웠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 내부에서 납치 시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KP는 탐사자가 이틀 전, 인트로에서 입구의 소란을 제압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던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 때, 외교관이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자리를 비웠었죠… 돌아왔을 때는, 이미 스콜피온의 위장 요원이었던 겁니다!
이 장면에서, 탐사자는 자신이 어떻게 해서 이 일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모두 알아야만 합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도록, 탐사자가 개연성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 주세요.
탐사자가 크로미스의 루비에 대해 물으면 (혹은 묻지 않더라도), 책임 담당자가 설명합니다.
“크로미스의 루비에 대해서는, 우리도 요원에게 그 물건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틀 전, 요원이 경호를 담당했던 것은 실은 그 외교관이 아닙니다. 그 외교관이 비밀리에 운반하고 있었던 중요한 물건, 바로 ‘크로미스의 루비’였습니다.”
“카터가 납치되었으리라 추정되는 바로 그 시간에, 그로부터 온 마지막 문자는 이렇습니다. ‘루비는 잔 안에 있다.’ (탐사자)요원, 무언가 짚이는 일은 없습니까?”
없을 리가요,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입구의 소란을 진압하고 돌아와서, 테이블 위에 있던 샴페인 잔을 ‘마셨었다’는 것을…
그리고 연구소에서 훔쳐낸 자료에 의하면, ‘크로미스의 루비’는… …
‘크로미스의 루비’ 핸드아웃을 다시 띄워주세요.
탐사자가 다시 찬찬히 핸드아웃을 읽을 수 있도록, 잠깐의 시간을 줍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탐사자, SAN 체크. -1 / -1D4,
맙소사. 이제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됩니다.
스콜피온이 왜 탐사자를 노리고 있는지,
어째서 이 임무에 3일의 시간 제한이 붙어 있었는지…
책임 담당자는 간절한 눈으로 탐사자를 쳐다봅니다. 그러나 스콜피온의 계획에 대해서도, 오늘이 바로 세계 멸망 전일이라는 사실도 아무것도 입 밖으로 낼 수 없습니다. 이건 ‘중대 기밀’이니까요.
그리고 방금 알아낸 사실은 당장 본부에 연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본부에 연락하려고 하면, 귓가에 이제는 익숙한 지령 안내 음성이 들려옵니다. 지긋지긋한 노이즈도 함께요.
“탐사자, 들립니까? 관저 안으로 스콜피온의 전투 요원이 진입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필요 정보를 모두 확인했다면, 어서 밖으로 나오세요. 적의 목적은 다름아닌 당신입니다.”
“탐사자?”
탐사자가 KPC와의 약속 장소로 향해도 좋고, 지령에 따라 밖으로 혼자 나오려고 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KP는 탐사자에게‘스콜피온의 전투 요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긴박한 안내를 계속합니다. 곧 최악의 전투 상황이 벌어질 것처럼, 마치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강대한 적의 세력이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세요. 서둘러 대피하라거나, 달려서 이 자리를 벗어나라거나… 그러나 적과의 거리는 속절없이 계속해서 좁혀집니다. |
“무장한 스콜피온의 전투원, 전방 10미터, 5미터, 3미터…”
복도의 코너를 휙 도는 순간, 탐사자는 누군가와 세게 부딪힙니다. 상대방도 코너 너머에서 탐사자가 달려올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고 말았거든요.
코너 너머에서 나타난 사람은… 다름이 아닌 KPC입니다.
그는 놀란 눈으로, 그리고 결코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을 들킨 듯한 당혹스러운 얼굴로 탐사자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귓가의 안내 음성이 시끄럽습니다.
“적 조우. 적 조우. 눈앞의 사람은 스콜피온의 전투 요원입니다. 탐사자,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나십시오. 지금 즉시 지원 부대를 추가 파견하겠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정말로 KPC가… 적의 스파이였던 걸까요?
KPC는 다급하게 “선배, 제가 다 설명할 수 있어요. 잠시만요.” 하고 탐사자를 만류합니다.
하지만, 탐사자는 KPC를 더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혹은 여전히 믿는다 하더라도, KP의 안내에 의해 다음의 광경을 보게 됩니다.
KPC의 손에서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저 물건…
요원에게 지급되는, 현재 진행중인 임무를 확인하기 위한 단말 계기판에 선명하게 떠올라 있는걸요.
KPC에게 주어진 임무의 목표, 그 대상이 바로 탐사자라는 사실이 말이에요.
동료의 배신에 탐사자 SAN 체크. -1D2 / -1D6.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뒤, 탐사자는 급속도로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건강] 판정.
눈 앞에 적이 있는데, 하필 이럴 때에…
탐사자는 KPC의 실력을 잘 압니다. 신참이라곤 해도, 만만하게 볼 만한 실력이 아닙니다.
이런 몸상태로는 KPC와 맞붙을 수 없습니다. 도망이라도 칠 수는 있을까요?
어쩐지 아득한 절망감이 밀려듭니다.
바로 그 순간, 저만치 멀리에서 총성이 울립니다. 귓가에서 안내 음성이 웅웅 울립니다.
“지원 부대가 도착합니다. (탐사자)요원, 조금만 더 견뎌 주세요. 지원 부대가 돌입하고 있습니다.”
그 말대로입니다. 중화기로 무장한 전투원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탐사자의 이름을 묻고, 괜찮은지 상태를 확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KPC는 탐사자를 향해 팔을 뻗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지원 부대는 KPC를 향해 무자비하게 발포합니다. 복도는 좁고, 피할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긴장이 풀리자, 탐사자는 시야가 가물가물해집니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뜁니다. 불쾌한 탈력감이 전신으로 밀려듭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KPC의 최후였을까요? 바닥에 핏자국이 있습니다. 지원 부대가 발포한 총에 맞았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서…
아, KPC는 복도 끝의 창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높은 건물은 아니지만, 총상을 입고 그렇게 추락했다면 아마도 죽었을 것입니다.
쓸만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변절해 버리다니. 이 불쾌함은 실망이나 배신감 때문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탐사자) 요원, 정신 차리세요!”
누군가 그렇게 외치는 것을 마지막으로, 탐사자의 의식은 캄캄한 어둠 속으로 침몰합니다.
탐사자는 꿈을 꿉니다.
이건… 옛날 일이네요. KPC는 철모르는 풋내기였고, 당신은…
|
… 그러고 보니 이런 일도 있었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생길 거라곤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었지만요.
KPC 녀석, 사람을 그런 식으로 배신하다니...
다시 울컥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머리가 맑아지고 졸음이 가십니다.
아, 몸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서… 기절했던 모양이에요. 여기는 특수 개조된 임무용 리무진 차량 안입니다. 양 옆에 타고 있는 사람은, 무장 상태로 보아 아마도 본부에서 보낸 지원 부대 소속의 사람들이겠죠.
“(탐사자)요원, 괜찮으신가요?”
네, 이 목소리도 기억납니다.
조수석에 앉은 채 이쪽을 돌아보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
매번 노이즈와 함께 들려왔던, 지령 안내 음성과 같은 목소리입니다.
몸 상태는 여전히 별로 좋지 않습니다만, 으슬으슬한 떨림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습니다. 두통이 조금 남아있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당신이 스스로의 컨디션을 체크하면, 조수석의 여자는 싱긋 웃으며 알려줍니다.
“진통제를 주사했어요. 견디기 힘드실 것 같아서.”
그러고 보면 여자는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연구원이나 의사처럼요.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저쪽이 본업인 걸까요?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덜컹거리며 달리던 차가 멈춥니다.
그러고 보면 이 차량은 도심을 벗어나, 웬 숲속의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내린 곳은 노을이 내리는 숲 속에 위치한 상당한 규모의 폐공장 시설입니다.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에는 적절한 입지로 보입니다. 벽에는 본부의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중인 ‘본부’의 시설이 이런 방식으로 위장을 감행하다니, 어지간히도 중요한 기밀이 보관되는 곳인 모양입니다.
[관찰력] 판정.
탐사자는 무장 인원들과 백의를 입은 여자의 안내에 따라 폐공장 시설 내부로 들어섭니다.
곧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녹슬고 낡은 외관과 달리, 내부는 최신식 설비로 가득 들어찬 3층짜리 연구 시설입니다.
전날 들렀던 반물질 연구소와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차이점이라면, 좀 더 ‘인간’을 연구하기 위한 의학 자재가 많다는 정도일까요.
[관찰력 / 심리학] 판정.
내부의 연구원들은 탐사자의 피를 뽑고, 분석기에 넣습니다.
중요해 보이는 정보들이 홀로그램 화면에 출력되지만, 의학이나 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탐사자는 내용을 전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컴퓨터마다 ‘본부’의 근거리 무선 비접촉 접속단말이 꽂혀 있다는 부분이, 도리어 더 눈에 띕니다. 탐사자의 전문분야라고 하면, 역시 이쪽이죠. 베테랑 요원이니까요.
그런데 그 순간, 주머니 속의 개인 단말기로부터 알림음이 들려옵니다.
내용을 확인하면, … 발신자는 KPC입니다. 이 녀석, 아직 살아있었네요.
중요한 건 메시지의 내용입니다.
선배, 무슨 오해를 했는진 알겠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니까요! 본부에 확인 요청을 했는데, 본부에선 외교관저로 지원 부대를 보낸 적이 없대요. 지금 전파를 추적해서 위치를 알아볼 테니까, 제발 답장해 주세요! 제발요! |
한 번 배신한 녀석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연구 시설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마침 연구원 한 명이 환자복을 가져다주러 옵니다.
“저쪽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어 주세요. 소지품은 모두 환자복이 들어 있는 바구니에 넣으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연구원의 시선이 당신의 단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시설의 연구원이 왜 요원의 단말기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요?
일단 의심하기 시작하자, 계속해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됩니다.
탐사자는 탈의실에서 잠시 감시 없이 자유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KPC에게 문자 답장을 보낼 수 있고, ‘근거리 무선 비접촉 접속단말’을 통해 가까운 거리의 컴퓨터를 탈의실 안에서 원격 해킹할 수도 있습니다! KP는 탈의실 안에서 탐사자가 무슨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바로 알려주세요. 판정은 필요 없습니다. 탐사자는 유능한 베테랑 요원이고, 이 기계들이 정말 ‘본부’에서 옮겨져 온 것이라면 스콜피온 놈들보다 탐사자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습니다. |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면, 탐사자의 단말기 화면에 암호화 처리된 기밀 정보들이 파일 형태로 전송되면서… 맨 아래에 적의 로고가 떠오릅니다.
검은 전갈.
스콜피온의 세력이 본부 내부까지 침투한 것 같다고 했었던가요?
확실합니다.
여기는 스콜피온의 연구 시설이고, 탐사자는 지금 적에게 잡혀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장을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총과 단말기를 빼앗기면 모든 것이 끝장입니다.
때마침 KPC로부터 답장이 돌아옵니다.
위치 추적 성공했어요! 생각보다 멀진 않네요.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어딘가 탁 트인 곳으로 나와주세요! |
주변은 울창하게 자란 인적 드문 숲입니다.
차에서 내릴 때 확인한, ‘탁 트인 곳’이라면 두 군데밖에 없습니다.
폐공장의 옥상과, 건물 앞 주차장입니다.
탈의실 앞을 보면, 지키는 사람은 전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연구원 한 명뿐입니다. 손목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재고 있습니다.
“아직 멀었나요?”
느슨한 태도로 탐사자를 독촉합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습니다. 밖으로 나가도록 합니다.
… 아, 이 패턴. 이젠 익숙하지 않나요?
적의 무장 세력이 쫓아오기 전에 빨리 자리를 벗어납시다.
탐사자는 스콜피온의 전투원들이 도착하기 전에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해 옥상 / 주차장에 도착할 수도 있고, 중간에 역경을 좀 겪을 수도 있습니다. 연구원이 호출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면, 옥상이나 주차장으로 가는 여정이 평탄치만은 않은 편이 좋겠지요.
하지만 이 이동 장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몇몇 전투원과 마주치되 탐사자의 격투 액션 장면을 이용해 빠르게 넘겨 버리세요. 엘리베이터나 자동 방화벽이 탐사자의 말을 듣지 않거나, 적의 총격에 의해 망가져 버려서 창 밖의 낡은 배수관을 기어오르거나 타고 내려가는 등의 스릴이면 충분합니다.
Sky highway 파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극적인 반전과 파트너와의 다툼 뒤에는 극적인 화해도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온 힘을 다해서 멋지게 연출해 주세요.
일단 주차장 / 옥상에 도착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탐사자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습니다.
무장한 전투원들은 폐공장 안팎에서 탐사자를 뒤쫓고, 탁 트인 곳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은 완전히 포위되다시피한 상태입니다. 아무리 KPC라도 이런 상황에서 도망칠 뾰족한 수가 있을까요?
적의 포위망이 점점 좁아져 옵니다. 도망칠 곳도 몸을 숨길 곳도 없습니다. 어느 방향으로든,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적은 이제 정체를 숨기려는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마다 귓가로 들려오던 안내 음성과 같은 목소리의 여성이, 확산 무전을 통해 주변의 전투원들에게 지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절대로 죽여서는 안 된다. 실탄 대신 테이저 건을 사용해라.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 그렇군요, 이틀 전부터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탐사자의 위치를 그렇게 손쉽게 추적하고, 행동을 조종할 수 있었는지도 말이죠.
탐사자가 적을 해킹할 수 있다면, 적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옷자락에 붙여 놓은 무선 이동 통신기는 이제 먹통이 되어 삐 - 하는 미세한 전자 소음만을 내고 있습니다.
수많은 테이저 건의 총구가 탐사자를 향해 들이밀어집니다.
“(탐사자) 요원, 더 이상 반항하지 마라. 얌전히 손 들고 우리에게 투항해라!”
적들이 방아쇠에 손을 올리는 것이 보입니다. 달아날 길은, 퇴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사방에 몰아치는 요란한 바람소리만이 적과 탐사자의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 바람소리?
“선배!”
외침은 머리 위에서 들려옵니다.
바람 소리, 공기를 가르는 프로펠러 소리… 요란한 파공음이 점점 더 가까워지더니, 허공에서 헬기에 매달린 줄사다리를 붙잡은 KPC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엄청난 바람에 적의 전투원들도 모두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여자도 한 순간 말문을 잃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지시합니다.
“쏴라. 헬기를 쏴!”
하지만 적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속도보다, KPC의 행동이 더 빠릅니다.
KPC는 줄사다리 가장 아랫단까지 내려와, 보란듯이 탐사자의 손을 낚아챕니다.
단단한 팔이 몸을 끌어안고, 발 아래가 허전해지는 것과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뭐라고 말할 틈은 없습니다. 적들의 외침은 헬기의 프로펠러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KPC를 돌아보면,
“ … … … ”
아, KPC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을 어지러이 흩어 놓는 프로펠러 소음이 그의 목소리조차 묻어버립니다.
하고 싶은 말도, 묻고 싶은 말도 많지만 이런 상태로는 불가능합니다.
알아들은 건 한 마디뿐, KPC가 당신을 꽉 끌어안으며 가까이서 속삭인 말이었습니다.
“걱정했어요.”
무인 조종 헬기는 그대로 인근의 C도시까지 두 사람을 운반합니다.
따로 숙소를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엔 KPC의 집이 있으니까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탐사자가 KPC의 행동동기를 물어오면, 활짝 웃으면서 말해줍시다.
“인류와 선배 둘 중에서, 저는 무엇도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반드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KPC는 탐사자가 스콜피온의 연구실에서 해킹해 가져온 암호화 파일을 ‘본부’의 분석팀에 보냅니다. 분석 결과는 내일 오후에 나온다고 합니다. 이제 이것만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마지막 날, 연구실에서의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탐사자와 KPC는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업습니다.
KPC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이 도시에서 가장 전파 추적이 어려운 곳으로 이동해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KPC가 탐사자를 데려온 곳은 바로 도시에서 가장 큰 대규모 수족관, 아쿠아리움의 일반 관람관입니다. 대량의 물로 둘러싸인 공간이라, 적의 첨단 장비도 어느 정도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모양이네요.
두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피해 평소의 정장이 아니라 사복으로 갈아입고, 한가로이 물그림자 어리는 실내를 걷습니다.
탐사자는 어제 쓰러진 이후로 계속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
두통은 여전히 심하고, 손에는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입니다. 어제처럼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리지 않는 것은, 스콜피온의 연구실로 이동할 때에 맞았던 진통제의 효과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KPC는 그런 탐사자의 몸 상태를 신경쓰면서, 유달리 챙겨주거나 부축하려 하거나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KPC는 때때로 손목시계와 단말을 확인하면서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아쿠아리움 내에서 적당히 대화를 주고받으며 RP를 즐깁시다.
|
탐사자와 KPC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열대어 관람관입니다.
이 수족관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수조가 있는 장소입니다.
풍경은 예쁘고, 물 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화려한 열대어들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탐사자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슬슬 걸어다니기도 지치고, 약효가 떨어져 가는지 몸 상태도 나쁩니다.
겨우 걷는 정도로 숨이 차고, 열이 오르는 것도 같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면, 오후 네 시입니다. 홀로그램 계기판에서 안내한 제한 시간을 떠올리면, 탐사자가 지구를 멸망시킬 폭탄이 되어 버리기까지는 겨우 한 시간 가량 남았을까요.
탐사자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세계를 수호하는 쪽의 입장이었습니다.
스스로가 이 평화로운 세상을 멸망시킬 기폭제가 되리라고, 상상이나 해 봤던가요?
그리고 이런 탐사자를 지키기 위해, KPC가 최선을 다했다는 건 탐사자도 알고 있습니다.
문득 내려다본 손목에, 새빨갛게 핏줄이 서 있습니다. 손톱과 손끝은 시커멓게 변색되고 있습니다. 꼭 무슨 독에 중독된 사람 같습니다.
SAN 체크 0 / -1.
아, 그렇네요. 정말로 결말이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이 세계의 결말이든, 탐사자의 개인의 삶의 결말이든...
KPC는, 만약 탐사자와 이 세계… 둘 모두를 구할 방법을 찾는 데 끝내 실패한다면 무슨 결론을 내릴까요?
탐사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챈 KPC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그가 탐사자를 정말로 아끼고 있다는 건 이제 모를 수 없는 일입니다.
뭐라고 위로라도 해 줘야 하는 걸까요?
아직 정의와 선의를 믿는 이 신참 풋내기 요원에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 - 완벽한 해피엔딩은 없는 경우가 더 많다고,
베테랑이자 선배로서의 조언이라도 해 줘야 하는 타이밍일까요?
아, 하지만 그랬다가는 정말 울려 버릴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탐사자.
당신 자신의 선택은 어느 쪽인가요?
눈앞의 사람이 살아 숨쉬는, 당신이 지금껏 수호해 온 이 세계와 당신 개인의 결말…
허리의 건벨트에는 아직 탄창이 채워진 권총이 매달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당신은 ‘이 세상을 멸망의 위기로부터 구해낼’수 있습니다.
아니, 실은 오로지 당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 자리의 또다른, 세계 멸망의 전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
표정을 좀 보세요. 그는 결코 당신을 향해 발포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제 시나리오의 클라이막스입니다!
이런 이야기에는 반드시 이런 결말이 필요한 법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시나리오의 장르는 러브 코미디니까요!
타앙!
고요한 관람관 안을 한 발의 총성이 침범합니다.
적막이 깨지고, KPC와 탐사자 모두 총성이 들린 곳을 향해 몸을 돌립니다.
적의 전투원들이… 네 명, 아니, 다섯 명…
주변에는 민간인들이 있는데 수적 열세이기까지 하다니.
어린아이 한 명이 울음을 터뜨립니다.
KPC가 큰 소리로 외치며 민간인을 대피시킵니다.
“나가세요, 어서요!”
민간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관람관에서 도망칩니다.
‘적’들은 집요하게 KPC만을 노리고 발포하며 공격합니다.
탐사자를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면, 반드시 살려서 데려가야 하니까요.
여러 모로 그들에게도, 마지막 기회인 셈입니다.
KPC는 적들이 자신만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탐사자에게서 거리를 벌립니다.
하지만 동시에, 적들이 탐사자를 데려가도록 호락호락 내버려둘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탐사자는, 몸 안쪽이 뜨겁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건강] 판정.
COC 혹은 COC 펄프 룰을 사용해서 전투를 진행합니다. 상대는 4 ~ 5명 정도로 상정하고, 탐사자는 직전의 건강 판정 결과에 따라 사격(어려움) 판정, 혹은 회피 판정만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의 적은 매우 강대하고, KPC 혼자서 감당하기엔 여러 모로 역부족입니다. KPC는 뒤를 돌아보며, 탐사자에게 도망치라고 말합니다. 탐사자가 도망치거나, KPC가 적을 한 명 쓰러뜨리거나, KPC의 HP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전투는 중단됩니다. |
“(탐사자) 요원! 이쪽이에요!”
누군가가 큰 소리로 탐사자를 부릅니다.
백의를 입고 머리가 반쯤 까진, 어떻게 봐도 의사나 과학자 같은 인상의 중년 연구원…
아, 얼굴을 아는 사람입니다. 분명 ‘본부’의…
그가 총성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급박한 상황을 확인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서류가방을 이쪽으로 던집니다.
“안에 들어있어요! ‘루비’의 중화제! 사용하는 방법은 (KPC)요원에게 보냈어요!”
때마침 KPC가 열대어 관람관의 관람 안내 장치를 엄폐물로 삼아, 장치 뒤편으로 몸을 날립니다.
그는 연구원의 외침을 듣고 주머니에서 황급히 단말을 꺼내 확인합니다. 그런데… 단말을 확인한 KPC의 표정이 이상합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서류 가방을 전달하거나, 가지고 가까이 가면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습니다.
엄폐물인 상자 형태의 관람 안내 장치는 계속해서 총탄을 받아내느라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쏟아지는 총알 세례 너머에서 두 사람은 가방을 엽니다.
서류 가방을 열면, 안에 있는 것은 작은 알약이 든 약병입니다. 그것을 두 사람 중 누군가 꺼내어 손에 쥐자마자, 혹은 서로 급하게 꺼내면서 손이 스쳐 뜨거운 체온이 닿자마자…
엄폐물의 빗면에 적이 쏜 유탄이 튕겨나가면서, 수족관의 유리 벽에 날아가 박힙니다.
쩌적, 쩌저적….
대량의 물을 담기 위한 두터운 유리벽에 균열이 이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새기 시작한 물이 바닥에서부터 차오릅니다.
시간 제한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시끄러운 알림음이 단말기를 통해 계속해서 울려퍼집니다.
결국 압력을 버티지 못한 유리벽이 박살나며 수류가 모두를 휩쓸기까지는 고작 몇 초,
KPC가 열이 올라 자꾸만 시야가 흐리멍덩해지는 탐사자를 끌어안은 채 이렇게 묻습니다.
“선배.”
“키스해도 돼요?”
대답을 할 틈은 없습니다.
몸에선 힘이 빠지고, 유리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세상이 물에 잠깁니다.
단단한 두 손이 양 뺨을 틀어쥐고, 입술을 부딪혀 옵니다.
얼굴이 가깝습니다. 수류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도 KPC의 심장이 세차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꿀꺽,
KPC의 입술에서 탐사자의 입 안으로 전달되어온 씁쓸한 맛의 무언가를 삼키고 말았습니다.
흠뻑 젖은 두 사람이 물살에 떠밀려 열대어 관람관 밖으로 쓸려나올 즈음에는 본부의 진짜 지원 부대도 도착합니다.
적들은 아쿠아리움 전체를 포위한 본부의 지원 부대에 의해 제압되고,
남은 것은 KPC와 탐사자 두 사람뿐입니다.
상황이 수습되기 시작하자, KPC는 서둘러 탐사자에게서 손을 뗍니다.
“죄, 죄송해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길래.”
변명하듯이 KPC가 내민 것은 연구원으로부터 수신 받은 중화제의 정보입니다.
핸드아웃 - [중화제] 공개.
|
그런가요, 하긴 어느 영화든 마지막은 입맞춤으로 끝났었죠.
시야는 이제 더 이상 흐리지 않습니다. 겨우 몇 분 사이에, 열도 깨끗하게 내렸습니다.
두통은 사라졌습니다. 중화제의 효과가 즉각적이네요.
시계를 보면, ‘제한 시간’은… KPC의 변명을 들어주는 사이에 지나 버렸습니다.
KPC는 쭈뼛거리면서, 탐사자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는데도, 오로지 탐사자의 반응만이 성패를 가르는 것처럼요.
탐사자는 KPC에게 다가갑니다.
생각을 약간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끔은, 현실에도 영화 같은 해피엔딩이 있는 법입니다.
탐사자의 입술을 훔쳐간 기특한 후배에게 상이라도 내려줘야 할까요.
그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이게 올바른 결말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면.
핸드아웃 이미지
세션 전용 이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