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이블린 뫼르소 (Evelyn Meursault) or 이블린 모르스 (Evelyn Mors)
이름에 관한 이야기부터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두 이름 중 마음에 드는 쪽을 사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 먼저. 이블린은 ‘생명,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뫼르소는 예상하시는 대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입니다. 뫼르소의 이름은 살인(meurtre)과 태양(Soleil)을 의미하는 단어의 앞부분을 따 조합되었다고 합니다. 모르스는 로마 신화의 나오는 죽음은 신입니다.
편의상 캐릭터의 이름은 이블린으로 칭하겠습니다. 이블린은 머글인 어머니, 마법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입니다. 아버지의 직업은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이블린의 서사에서 중요한 존재는 그의 어머니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머글의 의학으로도, 마법 세계의 마법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을요. 이블린은 아주 어릴 적부터 아픈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언제나 이블린에게 말했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렴, 이블린.’
여기서 잠깐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블린의 어머니는 철학자 하이데거의 사상에 동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이데거는 ‘현존재인 인간만이 죽음을 염려할 수 있으며 죽음 앞으로 미리 달려가 봄으로써 삶을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죽음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염려하며 자신의 실존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블린의 어머니는 항상 이런 이야기를 이블린에게 했습니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블린의 어머니는 결국 병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이 시기는 호그와트 입학 직전으로 잡고 있으나, 호그와트 입학 후 성장 if에 넣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블린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크게 절망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상에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죽음이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구요? 그럴 리가 없어요, 엄마. 나는 죽고 싶어요.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이블린은 그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하이데거의 사상은, 실존주의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블린은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죽음은 너무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이블린은 수많은 생각 끝에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죽음을 정복하자. 그렇다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을 정복한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영생이라는 의미입니다. 철학적인 볼드모트(...) 같은 느낌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블린은 죽음을 정복하기 위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어둠의 마법에 관한 서적을 읽습니다. 위험한 마법을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죽음을 정복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이블린은, 나약했습니다. 죽음이 몹시 두려웠습니다. 진영 대립이 죽음을 먹는 자 VS 불사조 기사단으로 이루어진다면, 죽음을 먹는 자에 들어간 이유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죽음을 정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생각이 틀렸다고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서술할 내용은 이블린의 성장 if 혹은 이블린이 진영 대립시 사망 직전에 비추게 될 모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블린은 죽기 직전 or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의 사상이 틀리지 않았고 자신의 사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죽음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지금까지 자신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니까요. 결국 실존주의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사상이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주었던 것이죠. 만약 이블린이 이 사실을 진영 대립 전에 알게 된다면 불사조 기사단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사망 직전에 이에 관한 것을 깨닫고 참회하며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기숙사가 슬리데린인 이유
이블린은 기본적으로 머리가 아주 좋은 천재 캐릭터입니다. 마법 공부도 무척 열심히 하고, 또래 아이들보다 빛나는 마법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블린이 래번클로가 아니라 슬리데린인 이유는 그는 지식을 추구하지만 그 지식을 ‘활용’ 하려고 하지, 지식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자해(...) 같은 것을 했다, 라는 설정을 넣을까 고민했습니다만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결국 ‘유전병’ 때문에 한 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설정을 넣고 싶습니다. 안대 같은 것을 하고 다니지 않는 이유는 그런 쪽이 더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죽음을 정복하고자 하는 사람이니 남에게 얕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가 보면 눈을 가린 쪽이 더 멋지지 않아? 라고 덤덤하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