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구조가 문제다”

누군가가 실수를 하게 되면 우리는 화가 난 나머지, 소리 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화를 내게 되는 이유는 실수를 한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화를 내더라도 그들의 행동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반항적으로 나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100만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비영리 정치 활동 그룹 "Demand Progress"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아론 스와츠(Aaron Swartz)씨는 "중요한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조(시스템)를 바꾸는 것"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와츠씨가 미국 제너럴 모터스사(이하, GM)의 사례를 바탕으로 "사상 최악의 공장을 바꾼 단순한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사의 실험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에 있는 GM 공장은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당시 노동 조합 위원장은 "싸움의 나날이었습니다"라고 회상합니다.

“일하는 시간보다 항의 활동을 하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파업은 다반사고, 매일이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프리몬트의 노동자는 미국 전역에서 최악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공장을 조사한 미국 미시간 대학의 제프리 리커(Jeffrey Liker) 교수에 따르면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뭐든지 살 수 있었다"가 화두였다고 합니다. "섹스, 마약, 알코올, 모든 것이 공장 내에서 생겼어요. 점심과 휴식 시간이 되면 도박과 같은 불법 행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단 결근은 상습적이 되었으며 근로자가 충분히 출근하지 않은 탓으로 생산 라인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관리자는 공장 근처의 술집에 틀어 박혀 있는 노동자들을 끌어 내고 일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벌을 주면 곧바로 과격한 보복이 있었습니다. 회사 차에 일부러 상처를 내거나, 파업을 시작하기도 했고, 또 부품을 고의로 달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회사와 노동자 사이의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1982년 마침내 GM은 프리몬트의 공장을 폐쇄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듬해, 도요타가 미국에서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건설할 때쯤, GM과 제휴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프리몬트 공장은 재가동하게 된 것입니다. 이 때 공장에서 재고용한 사람은 GM 운영 때 최악이라고 불렸던 바로 그 사람들,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GM과 도요타가 각각 같은 노동자를 고용하면 어떤 차이가 날 것인가"라는 경영사에 길이 남을 거대한 실험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생산 방식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우선 토요타는, 프리몬트의 말썽 많은 근로자들을 일본으로 보내 그들에게 "전혀 새로운 근로 방식"을 보여 주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토요타 생산 방식"으로 불리는 일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토요타에서는 현장의 노동자와 관리자가 같은 팀이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노동자가 실수로 라인을 멈추어도, 관리자가 고함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근로자를 도울 수 있을지 직접 현장에 찾아와 이야기를 들어 주었습니다. 프리몬트의 노동자들에게 이것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당시의 토요타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던 직원들은 그 장면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프리몬트에서 30년 이상 일해 온 백발이 성성한 미국인이 눈물을 흘리며 도요타의 노동자를 끌어 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협력하는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을 보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한 것 같았습니다."

3개월 후 프리몬트의 노동자는 미국으로 돌아왔고, 공장은 재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해 있었습니다. 항의 활동이나 무단 결근은 완전히 사라지고, 노동자들은 일하러 오는 것이 즐겁다 라고 이야기하게 된 것입니다. 변화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미국 최악이라고 불렸던 프리몬트 공장은 미국 내 최고 공장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만들어진 차는 만점에 가까운 품질 평가를 받아 제조 비용도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직원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구조에 있었음이 증명된 것입니다.

 

조직은 사람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있어서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직이란 인간을 엮는 기초이자 길, 기반과 같은 것입니다.  "조립 라인"을 상상해 보세요. 단순히 사람을 모아서 설명서와 부품을 주는 것 만으로는 잘 조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부품을 올려 각각의 작업자가 별도의 공정을 담당하게 하는 등 정교한 구조를 만들면 조립 라인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구조를 만들어 결과를 내다

 

구조가 잘 움직이지 않을 때,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화를 내더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기계가 움직이지 않을 때, 아무런 잘못이 없는 부품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 근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면 기계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나머지 경우, 그것은 부품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부품의 사용법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인생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아마 어떤 조직이 필요하겠지요. 혹시 그 조직이 자신 혼자 밖에 없다고 해도 모든 것을 혼자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면 원하던 결과를 이뤄내기가 쉬운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집 뒤뜰에 오두막집을 만들고 싶다고 합시다. 목재를 자르거나 망치로 치는 것은 자신이 있지만, 전체적인 설계는 서툽니다. 몇 번이나 조립해 봐도 잘 되질 않아요. 이럴 때 설계 방법을 직접 배우는 것이 해결책 중의 하나지만, "나는 설계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일찍 단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신 대신에, 잘하는 친구에게 설계를 맡기고 자신은 조립에만 전념하는 것입니다. 오두막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므로, 모든 것을 자기 혼자서 만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또한 운동을 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싶은데, 귀찮아서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고 합시다. 이럴 때 하지 못했던 자신을 계속 자책해도 문제가 해결 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운동을 하기 위한 생활 구조"를 도입합시다. 매일 아침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목표나 계획을 상기시켜 달라고 부탁하거나, 시간을 정해 함께 운동하러 가는 것도 구조 만들기입니다. 뭔가 문제가 있더라도 모든 것을 자기 혼자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근본 귀인 오류(기본적 귀인 오류)"에 의한 믿음

 

1967년 심리학자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씨와 빅터 해리스(Victor Harris)씨는 대학생을 모아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실험은 다른 학생이 쓴 수필, 에세이를 읽게 한 뒤 토론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필을 쓴 것은 가공의 인물로 여기에서는 짐(Jim)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수필은 쿠바 혁명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주제입니다. 단, 수필을 작성한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궁리를 했습니다. 수필은 "카스트로 옹호", "카스트로 비판", "짐(Jim)이 스스로 입장을 결정했다" 등의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모인 대학생들에게 짐이 쓴 에세이를 읽게 하고, 짐이 "친 카스트로파"인지 "반 카스트로파"인지를 판단하게 했습니다.

 

실험을 시행한 존스씨와 해리스씨는 특별한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짐이 카스트로 옹호의 수필을 "자발적으로" 쓴 경우는 친 카스트로파로, 반대로 옹호 수필을 "강요 받은 "경우에는 반 카스트로파라고 학생들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짐이 카스트로 옹호 수필을 강요 받은 경우에도 학생들은 그를 친 카스트로파라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은 믿기 어려운 결과였습니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실험을 잘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던 연구자는 여러 번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결국에는 실험자가 짐(Jim)에게 어떤 수필을 쓸 것인지 지시하고 있는 것을 녹음해 학생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이것이라면, 분명 짐이 자신의 의지로 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심으로 그 수필을 쓴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학생들은 짐의 수필을 읽고, 짐이 진심으로 그것을 썼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극단적인 경우지만,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바닥의 흰 선을 초과해서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고 "정말 너무하는구나"라고는 생각해도 "뭔가 많이 급한 상황이었구나"라고 맨 처음 생각하지는 않지요. 복잡한 콘서트에서 몇 번이나 부딪치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성가신 녀석이다"라고는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그에게 부딪혀서 이렇게 된 것이겠지"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경찰관이 시위자들을 때리는 장면을 보고 "정말 지독한 사람이다"라고는 생각해도 "가혹한 훈련을 받았구나"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믿음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가지게 됩니다. 1977년 심리학자 리 로스(Lee Ross)씨는 이 믿음을 “근본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 =기본적 귀인 오류)”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즉, 우리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행동을 성격과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출전: Edward E. Jones and Victor A. Harris, "The Attribution of Attitudes"(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1, January 1967), pp.1-24.

 

 

사람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

 

누군가가 실수를 하면 우리는 화를 내기 십상입니다. 앞에서는 GM 공장에서 현장 노동자가 실수 했을 때 연장자가 고함을 질렀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왜 고함을 쳤는지 물어보면 "누구라도 혼 나기는 싫을 것이니, 화를 내면 다음부터 주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겠지요.

 

그러나 이 설명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노동자는 실수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며, 문제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이 즐거웠던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일하는 방식을 바꾼 순간, 똑같은 노동자가 제대로 일하게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 사람들은 원래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며, 보통의 일반적인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일이 좀처럼 되지 않을 때, 그걸로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꾸지람을 받게 된다고 해서 일을 잘 하게 되는 것도, 또 일을 하고 싶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실수를 해도 야단치지 않는다"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고, 팀에 새로운 지도자를 끌어들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 실수하거나 잊어 버리지 않도록 표시하거나 상기 시켜주는 등 간단한 구조가 있다면 충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GM 공장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매일같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엔진이 거꾸로 들어간 자동차, 운전대나 브레이크가 없는 차, 엔진 조차 움직이지 않는 차량 등 다양한 실수와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관리자는 고함과 소리만 질렀을 뿐 노동자를 돕는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노동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도요타의 공장에서는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습니다. 조립 라인 위에는 "안돈(Andon)"이라 불리는 붉은 색의 굵은 줄이 있어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 줄을 당겨 라인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코드를 당기면 램프가 점등하고, 즉시 관리자가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구조를 도입한 성과는 공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의 부담 감소를 목적으로 제공한 매트와 쿠션, 사용하기 쉽도록 바퀴가 달린 도구용 선반,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도구 등 노동자를 위한 작은 개선이 쌓여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 대해 화가 났을 때, 그들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무리 높은 직책에 오르게 되어도, 다른 사람의 머릿속까지 컨트롤할 수는 없습니다. 고함을 쳐도 그들의 행동은 바뀌지 않습니다. GM의 사람들처럼 반발하게 될 뿐입니다.

 

타인의 행동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 이외라면 무엇이든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사람을 바꾸지 않더라도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