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벨보와 처음 만날 당시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이야기를 그 때로
되돌려야겟다. 우리는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필라데에서 몇 마디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벨보에 대해서, 작지만 진지한 출판사인 가라몬드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나는 대학에서 이미
가라몬드 출판사 책을 몇 권 접하던 처지였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지요?"
어느 날 밤 잔뜩 들뜬 손님들에게 밀리는 바람에 각기 아연 카운터에
어깨가 닿을 듯이 기대 선 꼴이 되었을 때 그가 물었다. 그는
<당신>이라는 정중한 대명사를 썼다. 그 당시 우리는 서로를 흉허물없이
<뚜>라고 불렀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도 심지어는 필라데 단골들
사이에서도 이 <뚜>가 2인칭 대명사로 통했다. 파카 차림의 대학생이
주요 일간지의 주필에게도 <뚜, 술 한 잔 사시지요.> 할 수가 있던
시절이었다. 젊은 쉬끌로프스끼가 설치던 시절의 모스끄바 분위기와
비슷했다. 우리는 모두 마야꼬프스키였다. 우리 사이에 지바고는 하나도
없었다. 벨보도, 상대가 <뚜>라고 불러오면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벨보는 이 인칭 대명사를 상당히 경멸적인 썼다. 그는 이로써, 속어에는
속어로 응수하기는 하겠지만, 친한 척 하는 것과 진짜 친한 것 사이에는
심연이 하나 가로 놓여 있다는 암시를 던지고는 했다. 나는 몇 안 되는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실제로 이 <뚜>를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상대란 디오탈레비나 여자 한둘에게 국한되고 있었다. 대신 자기가
존중하는 사람이나 안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을 부를때는 꼭 정중한 인칭
대명사를 썼다. 그는 나와 함께 일할 동안 내내 아주 정중한 표현법을
쓰고는 했는데 나도 그 편이 좋았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라고 했지요?"
그가 다시 물었다. 지금 생각하면 벨보에게 그건 꽤 친밀한 말투였다.
"진짜 인생살이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이 가설 극장에서 말씀이신가요?"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반문했다.
"진짜 인생살이에서?"
"공부합니다."
"대학에 다닌다는 것이오, 아니면 연구한다는 것이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그 두 가지는 상호 배타적일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성당 기사단에 대한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골치 아픈 주제로군... 정신 나간 사람들이나 그런 주제로 논문을 쓰는
줄 알았어."
"아닙니다. 진짜를 정식으로 공부하고 있는 걸요. 성당 기사단의 재판
기록입니다. 성당 기사단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는가 보군요."
"나는 출판사 일을 하오.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의 글도 다루고, 정상적인
사람의 글도 다루지. 그런데 한참 일하다 보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을 바로
알아 볼 수 있게 돼. 성당 기사단 관련 원고를 가지고 온 사람이
있다...그러면 그 사람 틀림없이 이상한 사람이야."
"글쎄요. 성당 기사단은 하나의 군단입니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성당
기사단 원고를 가지고 오는 수는 있어도 정신이 이상하다고 해서 다 성당
기사단 원고를 들고 오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것은 그렇고 이상한 사람과
정상이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지요?"
"설명해 드리지. 그런데 당신 이름이 뭐지?"
"까소봉이라고 합니다."
"까소봉이라... '미들마치'의 등장 인물이 아닌가?"
"모르겠네요. 르네상스 시대의 문헌학자 중에 까소봉이라는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만, 우리 집안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내가 한 잔 사지, 이봐요, 필라데, 여기 두 잔 더. 좋아요. 하던
이야기로 되돌아가서... 이 세상에는 네 종류의 사람들이 있네. 백치,
얼간이, 바보, 미치광이... 이렇게 네 종류가..."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나요?"
"암, 당신과 나도 물론... 당신이 싫다면 적어도 나는 틀림없어. 잘
관찰하면 모든 사람이 다 이 네 범주에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네. 우리는
때로는 백치가 되기도 하고, 얼간이가 되기도 하고, 바보가 되기도 하고,
미치광이가 되기도 하는 것일세. 정상인이란, 이 네 가지 구성요소 혹은
이상형이 아주 적당하게 뒤섞인 인간이라고."
"이데알티펜(이상형)이라..."
"암, 그런데 당신 독일어를 하나?"
"문헌 목록 읽는 정돕니다."
"우리 학창 시절에는 독일어 하는 친구들 중에 졸업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었어. 독일어 하느라고 학창 시절을 탕진하거든. 요즘은 중국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제 독일어 실력은 형편 없으니까 아마 졸업하는데 지장은 없을 겁니다.
그것은 그렇고 그 유형론으로 돌아가 볼까요? 가령 아인슈타인은
어떨까요?"
"천재는 다른 구성 요소를 연료로 삼으면서 한 가지 요소를 기가 막히게
이용하는 사람이지..."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는 지나가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 안녕하신가, 미녀, 자살은 아직도 보류 중이시고?"
"아직요, 집단으로 시도해 보려고요. "
여자가 지나가면서 대답했다.
"좋았어..."
벨보는 이러고는 돌아서서 내게 하던 말을 계속했다.
"... 암, 집단 자살을 시도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 짓이지."
"미치광이 이야기로 돌아가시죠."
"이것 보게. 내 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게, 우주의 교통 순경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니까. 나는 출판인의 입장에서 본 미치광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지나지 않아. 말하자면 내 견해는 아드 호크(임기 응변)의
정의라고나 할까."
"어쨌든 좋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사지요."
"좋았어. 이봐요, 필라데. 얼음 좀 작작 넣어. 얼음 너무 많이 넣어
마시면 혈류가 빨라져서 못 써, 하던 이야기로 되돌아가서...백치 말인데,
백치는 말을 하지 않아. 더듬더듬, 우물쭈물...아이스크림 콘을 이마에
쳐바르는 자, 회전문을 반대쪽으로 쳐들어가는 자... 이게 다 그런 백치야."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백치는 그래. 하지만 백치는 관심 없어. 출판사에 나타나는 법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백치는 잊어버리세."
"그러죠."
"얼간이는 좀 더 복잡해, 사회적인 행동 양식에 문제가 있는 자들이야.
얼간이는 술잔 밖에서 말을 하는 멍텅구리들이야."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이런 거..."
그는 술잔 바로 옆에 있는 카운터를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얼간이는 술잔 속에 든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그게 안 돼. 쉽게
설명하자면, 입에다 발을 집어 넣는 자가 바로 얼간이야. 가령, 마누라
도망친 사람에게 자기 마누라 예쁘다고 자랑이나 늘어놓는 자가 바로
얼간이야."
"그런 사람이라면 나도 몇 알고 있어요."
"얼간이의 수요는 폭발적이야. 특히 사교계에는... 얼간이는 만나는 족족
사람을 황당하게 만들지만 늘 화젯거리를 공급하지. 얼간이 중에서도
적극적인 유형은 외교관이 돼. 누군가가 우물쭈물할 때, 술잔 바깥에서
이야기를 하면 화제를 바꾸는 데 아주 요긴하지, 하지만 이 얼간이 역시
관심 밖이야. 도무지 창조적이지 못하거든. 이들의 재능은 중고품이기
때문이지, 이런 중고품이 출판사에 원고를 맡기는 일은 없어. 얼간이도,
고양이가 짖는다고는 주장하지는 않거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개
얘기를 하면 슬쩍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지. 말하자면 대화의 규칙 같은 걸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 거야. 하지만 제대로 무시하는 순간, 굉장한 일을
저지를 수고 있어. 얼간이... 이 부르주아 미덕의 화신이 불행히도 멸종되어
가는 중이야.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베르뒤랑 살롱이나 게르망뜨의
저택인데 말이야... 대학생들 요즘도 이런 걸 읽나?"
"<나>는 읽어요."
"얼간이의 전형은 휘하 장교를 사열하는 요아힘 뮈라 장군이야. 뮈라
장군이,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마르티니크 출신 장교에게 뭐라고
하는지 아나? <자네 흑인이지?>...장교가 <네, 장군>하고 대답하면 뮈라
장군은 <좋아, 좋아 계속 근무하게>이러는 거지. 당신 내 말 알아듣겠지?
나는 오늘밤 사실 내 인생의 역사적인 결정을 자축하고 있네. 그 동안
술을 끊었었거든. 한잔 더 할까? 대답하지 말게. 당신 때문에 자꾸 죄
의식을 느끼고 있는 중이니까... 필라데!'
"바보는 어떤가요?"
"응, 바보...바보의 행동에는 절대 틀림이 없어. 단지 판단을 틀리게
했으면 했지, 개는 다 애완 동물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도 짖는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들이 바로 바보야. 이런 주장을 하기도 하지... 아테네 시민들은
때가 되면 죽는다... 피라에두스 시민들도 때가 되면 죽는다. 그러므로
피라에우스 시민들은 모두 아테네 시민이다..."
"말인 즉 맞군요. 피라에우스는 아테네의 항구이니까요."
"그건 우연의 일치에 지나지 않아. 바보가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이것이 엉터리 추론의 결과라는데 있네."
"그렇다면, 추론만 제대로 된 것이라면 그른 소리를 해도 좋다는
건가요?"
"물론, 그렇지 않으면 이성적인 동물이 되느라고 수고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위대한 유인원은 모두 하등 동물에서 진화했다. 인간은 하등 동물에서
진화했다... 따라서 인간은 위대한 유인원이다"
"나쁘지 않군. 그 추론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당신도 알지?
하지만 무엇이 왜 잘못되었는가를 따지기는 쉽지 않아. 바보는 속임수를
써. 얼간이를 식별하기는 아주 쉽네(백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네). 그러나 바보는 당신처럼 합리적으로 추론할 줄 알아. 얼간이와
바보의 차이는 실로 머리카락 한 올이지. 바보는 파랄로기즘의 도사들인데,
이게 편집자들에게는 골칫거리야. 편집자들은 영원히 바보를 알아볼 수
없어. 그래서 수많은 바보들의 책이 출판되고 있는 걸세, 언뜻 보면
근사하거든. 편집자에게는 바보를 식별하는 능력이 굳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야. 국립 학술 진흥원에 그런 능력이 없는데 왜 편집자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어야 하나?"
"철학자들에게도 없어요. 그러니까 가령 성 안셀르무스의 존재론적
논증은 바보의 논증이었던 거군요, 성 간셀르무스는 하느님을, 하느님은
존재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 분은 존재 문제를 비롯,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존재라고 믿으므로... 이렇게 논증했지요. 이 성인은 사고 속에서의
존재와 현실 속에서의 존재를 혼동하고 있는 거지요."
"암 , 고닐롱의 논박 역시 바보의 논박이었어. 섬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나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을 생각할 수 있다... 고닐롱은 우연히
생각하게 되는 것과 필요에 따라서 생각하는 것은 혼동하고 있었네."
"바보들의 결투인가요?"
"그렇고 말고. 하느님은 바보들 노는 꼴이 되데 재미있었을 거라.
하느님은 안셀르무스와 고닐롱이 바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당신은
논증 불가능 쪽을 선택했던 것이네,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 하느님이
당신의 의지를 드러낸 행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우주적인
바보들의 가면을 벗기는 것이었네."
"요컨데 도처에 바보들이군요?"
"나와 당신을 제외하면 모두 다 바보야. 당신만 제외한다 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괴델의 논증도 이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군요,"
"알고 싶지도 않아. 나는 백치니까. 이봐요, 필라데!"
"내가 시킬 차례입니다."
"퍼마시고 나중에 찢으세. 크레타 사람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했네. 사실이었을 거라.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
사람이라서 제 고향 사람들을 잘 알았을 테니까."
"그게 바로 바보의 추론 아닙니까?"
"성 바울로가 쓴 '디도 서'를 생각하게, 그런데 말이야. 에피메니데스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른 사람들이 생각하기로,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쟁이가
아니지. 그러나 크레타 사람은 크레타 사람을 안 믿어, 왜? 크레타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니까. 따라서 크레타에는 에피메나데스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를 사람은 없는 셈이지."
"역시 바보 같은 생각이군요?"
"그건 당신이 판단하게. 바보 알아보기가 아주 어렵다고 했지? 그래서
바보가 노벨상을 받는 일도 있네."
"잠깐만요... 하느님이 이레 동안에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 중의 일부는 정통 원리주의자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이 이레 동안에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정통 원리주의자들일 수 있다. 따라서 하느님이 이레 동안에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정통 원리주의자들이 있을
수 있다....자 이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맙소사... 모쥐스트(적확한 표현)를 한 번 써본다면 알고 싶지 않아.
바보 같은 논법인지 아닌지."
"사실이든 아니든 바보 같은 추론입니다. 삼단 논법의 원칙 하나는 어긴
셈입니다. 특수한 전제에서 보편적인 결론을 끌어낼 수 없는 법이죠."
"당신 역시 바보라면 어쩌겠나?"
"쓸만한 바보가 되는 거죠, 한 바보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바보,"
"당신 말이 옳아. 우리와 다른 논리 체계에서는 우리의 바보 같은
논법이 지혜로운 탁견 노릇을 하는 수도 있을 테지...논리학의 역사는 온통
바보만 수용할 것 같은 개념을 정의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네. 참으로
방대한 작업이었네. 위대한 사상가 치고 누군가의 바보 노릇을 하지 않은
사상가가 어디 있던가?"
"조리가 닿는 바보 같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네."
"어렵군요, 벌써 2시. 필라데는 곧 문을 닫을 터인데 미치광이에는 아직
입문도 못했군요."
"입문하고 있는 중이네. 미치광이는 식별이 쉬워, 미치광이는 요령을
모르는 바보라고, 바보는 자기 논제를 증명해 낼 수 있네. 아무리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인 것이라도 바보에게는 나름의 논리라는 게 있거든.
하지만 미치광이는 논리에는 하등의 관심이 없어, 단견으로 만사를 해결할
뿐. 미치광이는 이것으로 저것을 증명하고 저것으로 이것을 증명하네.
미치광이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만나는 것이 무엇이든 그 광기로
확증하고 말아. 미치광이 식별은 간단해. 상식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자,
섬광과 같은 영감에 지나치게 기대는 자, 게다가 성당 기사단 문제를 들고
나오면 틀림없는 미치광이지."
"틀림없이요?"
"성당 기사단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는 미치광이도 있네. 그러나 성당
기사단 문제를 들고 나오는 미치광이야말로 위험해. 처음에는 멀쩡해
보이다가 갑자기..."
벨보는 위스키를 시키려다 말고 마음을 바꾸어 계산서를 부르고는 말을
이었다.
"... 성당 기사단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며칠 전에 어떤 친구가
내게 이 문제에 관한 원고를 맡기고 간 일이 있네. 멀쩡한 사람의 얼굴을
가진 미치광이였네. 시작은 아주 논리 정연해 보였고... 당신 언제 한 번
보겠나?"
"보고 싶군요, 이용할 만한 자료가 있을 지도 모르겠고요."
"글세. 그런 게 있을 것 같지는 않구먼. 반시간 할애할 여유가 있거든.
신체로 레나토 가 1번지, 찾아오면 득을 보는 사람은 아마 당신이 아니라
나일거라. 원고의 싹수가 있는지, 없는지, 당신이 내게 그걸 귀띔해 줄 수
있을테니까."
"뭘 믿고 보여 주시려는 겁니까?"
"누가 당신을 믿는다고 했어? 하지만 우리 편집실에 들르면 믿도록
하지. 나는 당신의 호기심을 믿어."
분노로 일그러뜨린 학생 하나가 술집으로 뛰어 들어와 외쳤다.
"동지들, 파시스트 놈들이 운하 옆을 지나갑니다. 쇠사슬을 들고
지나갑니다!"
"때려잡읍시다! 갑시다, 동지들!"
끄루쁘스까야로 나를 겁준 적이 있는 따따르 수염이 소리쳤다. 그러자
사람들이 우루루 밖으로 몰려 나갔다.
"어떻게 하실 셈이죠? 우리도 가봐야 하지 않아요?"
나는 죄의식을 느끼면서 벨보에게 물었다.
그러자 벨보가 대답했다.
"그럴 거 없어, 필라데가 손님을 쫓아내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라네.
당신과는 첫 술자리인데 기분이 그저 그만이군 그래. 금단 현상이
사라져서 그런가. 내가 지금까지 당신에게 얘기한 거. 사실은 전부
거짓말이라네. 잘 자게, 까소봉."